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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취급상의 주의사항(2003.11.17)
samworld
2015. 11. 1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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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17
성수는 나름 쓸모가 많다. 말빨이 좋아서 같이 있으면 심심하지 않고, 이것저것 줏어들은 게 많아 정보 검색용으로도 쓸만하다. 문화, 경제, 정치, 역사, 스포츠 등등 (요새 스터디에서는 'naver 지식검색'용으로 가끔 쓰인다) 온갖군데에 호기심이 많아서 보통 사람은 잘 보지 않는 영화나 전시회 같은 데에 데려가도 좋아한다. 경제적 자립도도 만족할만은 아니지만 더치페이용이나 가끔 기분 좋을 때 한 턱 쓸 정도는 되니까 같이 다녀도 부담이 없다. 이 인간이 잘생기지는 않았지만 아쉬운대로 데리고 다닐만은 하니 남자랑 같이 어디를 가야할 상황이라면 동반할만도 하다. 싸움은 못하지만 맷집은 괜찮은 편이라 보디가드로도 쓸 수 있다. 거기에 술자리에 가면 술도 조신하니 따르고 술자리 분위기에 편승도 잘하는 등 소위 '수청'도 들 수 있다. 아는 인맥이 많아서 미팅, 소개팅 주선용으로 쓸 수도 있다.
이렇게 용도가 많은 성수는 기본적으로 말을 잘 들어서 취급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성수도 가끔씩은 말을 안 들을 때가 있다. 조심스레 다루어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하의 글은 성수를 취급함에 있어 주의사항을 미리 알려주어, 성수의 다용도성을 널리 누리도록 하기 위함이다.
#1 밥은 제 때 주자
먼저 알아두자. 성수는 머슴 기질이 다분하다. (요즘은 수드라 라고 불리기도 한다) 마님을 모시고 살 꿈을 가지고 있는 삼돌이다. 따라서 취급상의 주의사항은 성수의 이러한 머슴기질을 전제로 하고 있다.
'마님, 왜 돌쇠에게만 쌀밥을 주시나요?'라는 불후의 명대사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머슴들은 밥에 무한정한 집착을 가진다. 머슴에 대한 최고의 대우는 맛있는 밥을 잔뜩 먹여주는 것이다. 돌쇠와 삼돌이의 대우차이는 '쌀밥'에서 이미 결정된다. 쌀밥 먹는 머슴과 보리밥 먹는 머슴은 일에 대한 열성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고로 성수는 밥에 대한 집착이 세다. 식사 때가 됐는데 밥을 못 먹게 되면 슬슬 짜증을 부리기 시작한다. 밥 때에 성수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뭐 먹으려갈지 정하느라 시간이 한정없이 흐르는 것이고, 밥먹으러 가자고 하는데 딴 소리 하는 것이다. 때 되면 밥은 먹어야 하는 거다. 전통적으로 성수네 집 사람들은 밥을 잘 챙겨먹고, 밥을 좋아하는데 성수 또한 예외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삼겹살 구워먹고 학교간다고 해서 고등학교 때 엄마들 사이에서 밥 잘 먹는 놈으로 소문난 건 다 이유가 있다. 그러니 때가 되면 밥을 주자. 특별히 가리지는 않는다. 그저 먹여만 주면 된다.
#2 제 때 싸게 하자
먹었으면? 그 다음은 소화를 시켜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참으로 원초적이지 않을 수 없다. -.- ) 앞서 말한 밥에 대한 것은 성수를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대충 눈치를 채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관리사항 #2'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성수랑 거의 하루종일 붙어다니는 h 정도만이 알고 있다. 한 마디로 하면 이렇다.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하면 그냥 보내줘야 한다. 배아픈데 못가게 하고 뭐라 뭐라 하면 성질 잔뜩 낸다. 들어간 것은 내보내는 것이 자연의 순리다.
#3 재밌는 것을 줘라
위의 주의사항 #1 #2를 보면 알겠지만 이건 거의 애완동물이다. -.- 제 때 먹이고, 제 때 싸게 하고, 어찌나 동물스러운지 원. 애완동물을 떠올려보자. 강아지 보다는 고양이가 좋겠다. 고양이는 뭔가 신기한 것을 던져주면 혼자 잘 논다. 고양이용 각종 장난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렇다. 성수도 재밌는 걸 겁나게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interesting한 것을 좋아한다. 뭔가 재밌는 걸 하자고 살살 꼬시면 지 할 일이 쌓여있든 아니든 정신없이 달려든다. 당신이 뭔가 해야할 일이 있는데 성수에게 시키고 싶다면 그게 재밌다는 것을 성수에게 어필하면 된다. 성수가 재미를 느끼는 것에는 한량이 없으니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유인하기 위한 촉매만 슬쩍 던져주면 된다. 그럼 자기가 스스로 파고든다. 사후관리가 필요하지는 않다는 말이다.
모다 이 주의사항을 명념하고 잘 지켜, 성수를 널리 쓸 일이다.
성수는 나름 쓸모가 많다. 말빨이 좋아서 같이 있으면 심심하지 않고, 이것저것 줏어들은 게 많아 정보 검색용으로도 쓸만하다. 문화, 경제, 정치, 역사, 스포츠 등등 (요새 스터디에서는 'naver 지식검색'용으로 가끔 쓰인다) 온갖군데에 호기심이 많아서 보통 사람은 잘 보지 않는 영화나 전시회 같은 데에 데려가도 좋아한다. 경제적 자립도도 만족할만은 아니지만 더치페이용이나 가끔 기분 좋을 때 한 턱 쓸 정도는 되니까 같이 다녀도 부담이 없다. 이 인간이 잘생기지는 않았지만 아쉬운대로 데리고 다닐만은 하니 남자랑 같이 어디를 가야할 상황이라면 동반할만도 하다. 싸움은 못하지만 맷집은 괜찮은 편이라 보디가드로도 쓸 수 있다. 거기에 술자리에 가면 술도 조신하니 따르고 술자리 분위기에 편승도 잘하는 등 소위 '수청'도 들 수 있다. 아는 인맥이 많아서 미팅, 소개팅 주선용으로 쓸 수도 있다.
이렇게 용도가 많은 성수는 기본적으로 말을 잘 들어서 취급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성수도 가끔씩은 말을 안 들을 때가 있다. 조심스레 다루어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하의 글은 성수를 취급함에 있어 주의사항을 미리 알려주어, 성수의 다용도성을 널리 누리도록 하기 위함이다.
#1 밥은 제 때 주자
먼저 알아두자. 성수는 머슴 기질이 다분하다. (요즘은 수드라 라고 불리기도 한다) 마님을 모시고 살 꿈을 가지고 있는 삼돌이다. 따라서 취급상의 주의사항은 성수의 이러한 머슴기질을 전제로 하고 있다.
'마님, 왜 돌쇠에게만 쌀밥을 주시나요?'라는 불후의 명대사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머슴들은 밥에 무한정한 집착을 가진다. 머슴에 대한 최고의 대우는 맛있는 밥을 잔뜩 먹여주는 것이다. 돌쇠와 삼돌이의 대우차이는 '쌀밥'에서 이미 결정된다. 쌀밥 먹는 머슴과 보리밥 먹는 머슴은 일에 대한 열성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고로 성수는 밥에 대한 집착이 세다. 식사 때가 됐는데 밥을 못 먹게 되면 슬슬 짜증을 부리기 시작한다. 밥 때에 성수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뭐 먹으려갈지 정하느라 시간이 한정없이 흐르는 것이고, 밥먹으러 가자고 하는데 딴 소리 하는 것이다. 때 되면 밥은 먹어야 하는 거다. 전통적으로 성수네 집 사람들은 밥을 잘 챙겨먹고, 밥을 좋아하는데 성수 또한 예외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삼겹살 구워먹고 학교간다고 해서 고등학교 때 엄마들 사이에서 밥 잘 먹는 놈으로 소문난 건 다 이유가 있다. 그러니 때가 되면 밥을 주자. 특별히 가리지는 않는다. 그저 먹여만 주면 된다.
#2 제 때 싸게 하자
먹었으면? 그 다음은 소화를 시켜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참으로 원초적이지 않을 수 없다. -.- ) 앞서 말한 밥에 대한 것은 성수를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대충 눈치를 채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관리사항 #2'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성수랑 거의 하루종일 붙어다니는 h 정도만이 알고 있다. 한 마디로 하면 이렇다.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하면 그냥 보내줘야 한다. 배아픈데 못가게 하고 뭐라 뭐라 하면 성질 잔뜩 낸다. 들어간 것은 내보내는 것이 자연의 순리다.
#3 재밌는 것을 줘라
위의 주의사항 #1 #2를 보면 알겠지만 이건 거의 애완동물이다. -.- 제 때 먹이고, 제 때 싸게 하고, 어찌나 동물스러운지 원. 애완동물을 떠올려보자. 강아지 보다는 고양이가 좋겠다. 고양이는 뭔가 신기한 것을 던져주면 혼자 잘 논다. 고양이용 각종 장난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렇다. 성수도 재밌는 걸 겁나게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interesting한 것을 좋아한다. 뭔가 재밌는 걸 하자고 살살 꼬시면 지 할 일이 쌓여있든 아니든 정신없이 달려든다. 당신이 뭔가 해야할 일이 있는데 성수에게 시키고 싶다면 그게 재밌다는 것을 성수에게 어필하면 된다. 성수가 재미를 느끼는 것에는 한량이 없으니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유인하기 위한 촉매만 슬쩍 던져주면 된다. 그럼 자기가 스스로 파고든다. 사후관리가 필요하지는 않다는 말이다.
모다 이 주의사항을 명념하고 잘 지켜, 성수를 널리 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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