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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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world 2015. 11. 1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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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회사에 들어온지 3개월 정도. 8주간의 연수와 1주의 법제실 출근을 한 현재 회사 내에서 나의 이미지는 대략 이렇게 비춰지고 있는 듯 하다.

 

 

 

 

#1  형님

 

 

 연수 기간 동안 별명이 생긴 사람이 몇 명 있다. '완고'라는 별명의 이 모 사무관. '완전 고와'라는 뜻이다. 내가 지은 별명이지만 정말 곱게 생겼다. '똥개'라는 별명의 또다른 이 모 사무관. 영화 '똥개'의 정우성을 말하는 것이다. 잘생겼다. 그 외 베트콩, 구 수석, 식신 등 다양한 별명이 있다.

 

 나는 도원결의를 맺은 장비 사무관이 나를 '형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더니 다른 사무관들도 그걸 따라해서 그게 별명으로 굳어버렸다. 딱히 따거(大兄)의 느낌이 담긴 별명은 아니다. 아, 장비 사무관이라고 하니 우락부락한 남자를 상상할지 모르겠는데, 귀여운 여자 사무관이다. 사실 장비처럼 생긴 것은 나인데 어쩌다보니 얘가 장비가 되어버렸다. 요즘은 장미 사무관으로 부르고 있다. 여튼 장미 사무관이 귀여운 목소리로 '형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꽤 듣기 좋다.

 

 

 

 

#2 일등신랑감

 

 

 MT를 갔었다. 펜션을 빌렸는데 식기와 조리도구가 다 갖춰져 있었다. 큰 방을 빌렸기에 밥통이 큰 게 있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23인분의 밥을 그냥 내가 해버렸다. 본능적으로 한 일인데 이제 생각해보니 실패했으면 큰일날뻔 했다. 운좋게 한 번에 맛있는 밥이 됐다.

 


 

 

 저녁은 바베큐였다. 나는 또 어느새 장갑을 끼고 집게를 집은 채 고기를 굽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으로 김치찌개를 내놨다. 이건 간밤에 미리 끓여두었던 것이다. 찌개는 오래 끓여야 맛있으니까. 미리 받아두었던 쌀뜨물에 남은 김치, 고기, 햄, 참치 다 집어넣고 푹 끓였을 뿐인데 아침에 먹어보고 나도 놀랬다.

 

 정작 집에서는 아무 것도 안하는데 '위장 삼돌이' 전략이 슬슬 먹혀들고 있는 것 같다.

 

 

 

#3 술 좀 하는군

 

 

 회식 자리를 처음 갖게 되면 꼭 물어보는 질문

 

 "술 좀 하나? 주량이 어떻게 돼?"

 

 "소주 한 두 병 정도 마십니다."

 

 "으응~~~ 술 잘하는구만. 잘하게 생겼어."

 

 

 22기 선배님들과의 대화

 

 "23기에서 누가 제일 술 잘 마셔요?"

 

 "여기 김 사무관님 아닌가?"

 

 "아뇨... 전 술 잘 못하는데요."

 

 "대면식 때 보니까 계속 마셔도 꿈쩍도 안하던데요."

 

 

 나 술 약하잖아 ㅜㅜ

 

 

 

#4

 

 

 지난 금요일 과장님께서 내게 물으셨다.

 

 "원래 그렇게 조용한 성격이죠?"

 

 

 난 원래 조용한 성격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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