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법(2007.7.5)

#1

 

 로스쿨법이 통과되었다는 얘길 듣자마자 떠오른 생각

 

 

 "책은 다 팔았군."

 

 

 

#2

 

 

 2004년 9월 출판사에 원고를 넘겼더니 로스쿨이 도입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거 책이 팔리겠어? 라고 한탄하며 도발적으로 지어버린 제목

 

 "지금 법대를 왜 가"

 

 

 

#3

 

 

 부랴부랴 로스쿨 내용을 집어넣은 수정안을 만들었다. 로스쿨이 계획대로 도입될 수 있으나, 지금은 법대에 진학해서 사시를 준비하는 게 낫다 라고 썼었다.

 

 이후 로스쿨법은 흐지부지되는 것 같았고, 책은 개정판까지 내게 되었다.

 

 개정판 제목을 "지금, 법대"로 바꾸자는 의견을 냈다. 로스쿨은 어차피 물건너간 것이고, 이제 당당하게 제목을 지어야 한다 라는 게 내 생각이었다. 출판사에서 처음에는 반색하더니 그냥 원래의 제목대로 가자고 했다. 힘없는 김작가 출판사의견에 따랐다.

 

 따르길 잘했다.

 

 

#4

 

 

 내가 있는 법제실에서는 본회의를 통과한 법률에 대해 "새법률소개"라는 책자를 만든다. 현재 나의 담당은 교육, 그 중에서도 고등교육이다. 로스쿨법이 통과되자 새법률소개 문건을 만드는 일이 내게 떨어졌다. 본회의에서 수정된 법안이라 검토해야 할 내용이 많아서 새법률소개 작업치고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로스쿨법은 끝까지 내 속을 썩힌다.

 

 

 

#5

 

 

 로스쿨이 들어온다는데 어떻게 하면 좋냐는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

 

 일단 공부경력이 어느 정도 된 사람들은 사시에 집중하는 게 좋다. 로스쿨 전형요소를 보면 사시공부 오래 한 사람들에게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학점, LEET성적, 외국어능력이 필수전형자료인데 사시 오래 하면 이것들이 약할 수밖에 없다.

 

 공부경력이 얼마 안 된 사람들은 신중히 판단하길 권한다. 사시는 이제 곧 없어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로스쿨을 대비하면서 학점 관리하고, 영어 공부하는 게 더 중요하다.

 

 저는 사시 공부를 별로 오래 안했지만 로스쿨은 돈이 많이 들거라는데 가난해서 사시에 올인할래요 라는 사람이 있는데, 로스쿨에 합격하면 학비는 대출받아서 충당하고 나중에 갚으면 된다. MEET, DEET 합격하면 은행에서 마이너스 카드 만들어 달라고 마구 달려든다. LEET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공부 끝나고 벌어서 갚는 게 낫다. 사시의 합격확률을 검토해볼 때 다른 이유가 아니라 돈 때문이라면 로스쿨로 가는 것이 낫다고 본다.

 

 

 

 

#6

 

 

 로스쿨이 도입되면 분명히 엄청난 사람들이 LEET에 도전하게 될 것이다. 회사원, 공무원 가릴 것 없이 LEET 보겠다고 할 것이다. MEET나 DEET는 관련학점을 이수해야 하는 최소한의 진입장벽이 있지만 LEET는 법학학점 이수를 요구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입법을 그렇게 할 수도 있지만, 그걸 요구하게 되면 다양한 전공의 인재를 뽑겠다는 로스쿨 도입의 취지에서 벗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비법학전공자를 1/3이상 반드시 뽑아야 한다는 규정까지 뒀는데, 이와 배치되는 문제도 있다.

 

 물론 로스쿨에 선정되지 못한 대학들을 달래기 위해 법학과목 이수 요건을 요구할 수도 있다. 로스쿨에 선정되지 못한 법대는 도태될 것이 분명하므로, 이런 요건을 갖추게 해서 이들 법대들을 존치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로스쿨법이 통과안될거라고 예상했었는데 난데없이 통과되는 것을 보면 앞으로 이 문제가 어떻게 입법이 될지는 예상할 수 없다.

 

 어쨌든 LEET에 도전하는 사람 분명 많을거다. 고시촌은 LEET 준비생으로 넘쳐날 것이고, 학원들은 LEET 대비로 방향을 틀 것이다. 로스쿨이 도입된다 하여 사시낭인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LEET생으로 변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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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책은 다 팔았다니까는. 절판됐다. 지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