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글들

키컸으면 (2009.2.18)

samworld 2015. 11. 1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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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서울 광진구와 중랑구 일대에서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수차례 연쇄 성폭행을 저지른 2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17일 20∼30대 여성을 상대로 연쇄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강간 등)로 김모(2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4월10일 오전4시20분께 중랑구 면목동에서 혼자 살고 있는 K(24.여)씨 집 화장실 창문을 뜯고 들어가 흉기로 K씨를 위협한 뒤 현금과 수표 등 110만원을 빼앗고 2차례 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씨는 이런 식으로 광진구와 중랑구 일대에서 20∼30대 여성이 혼자사는 집만 골라 지난 2003년 11월부터 5년간 9명을 성폭행하고 17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두 지역에서 피해자들의 신고가 집중된 점에 주목하고 이 일대에 살고 있는 7천여명의 남성을 상대로 6개월간 수사를 벌인 끝에 이날 새벽 PC방에 있던 용의자를 검거했다.

김씨는 피해자들이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마스크를 쓰거나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장갑을 끼는 등의 수법으로 지난 5년간 경찰의 검거망을 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경찰에서 "유흥비와 생활비가 필요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증거를 들이대면 범행을 시인하겠다"는 김씨의 말을 토대로 다수의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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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천명 중의 한 명이 나였다.

 

 

 

 결혼 전의 일이다.

 

 일요일이었다. 난 주말에는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놓고 가끔씩 확인한다.

 

 핸드폰에 부재중 전화 하나와 문자가 와 있었다.

 

 문자는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사건 수사 관계로 경찰서로 와 주시기 바랍니다.

 

 xx 경찰서 형사 xxx'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오고갔다.

 

 뭣 때문이지?

 

 그 xxx인가? 아냐. 그건 범죄까지는 아니잖아. 그럼 그 때 xx랑 xxxx 한 게 xxxx하게 된건가.

 

 아니면 xxxx할 때 xxx 했던 것 때문인가.

 

 

 

 근데 이거 무슨 보이스피싱 이런 거 아냐?

 

 그래도 법대 나왔다고 물어볼 검사는 있었다.

 

 '친구야. ~~~ 한데 이거 뭐냐?'

 

 '너 뭐 죄 진 거 있냐?'

 

 '있다면 있고, 없다면 없는데'

 

 '경찰서에서 수사할 때 그런 식으로 하기도 해. 한 번 가봐.'

 

 '근데 나 이따가 약속도 있고, 가기 귀찮은데.'

 

 '이 xxxx 한 녀석아. 너같은 녀석 때문에 내가 수사하기 힘든거잖아.

 

 그냥 좀 협조해라. 지도 공무원이면서.'

 

 '그래도 난 국민을 오라 가라 하지는 않는다.

 

 행정부 애들을 오라고 하지'

 

 

 전화를 끊고 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xxx 경찰서 형사 xxx 입니다.'

 

 '아, 네 문자는 봤습니다.'

 

 '지금 시간되시면 경찰서로 한 번 오셨으면 하는데요.'

 

 '근데 제가 이따가 약속도 있고, 그 경찰서까지는 가려면 힘든데요.'

 

 '그러지 마시고 별 거 아니니까 한 번 오시죠.'

 

 

 이런 식의 실갱이가 오고갔다.

 

 또 법대생 티를 낸다고 따져물었다.

 

 

 '그런데 제가 지금 어떤 신분인거죠? 피의자인가요? 참고인인가요?

 

 제가 이 조사에 응해야 할 이유는 없는 거 아닌가요?'

 

 

 뭔가 밀린다고 생각했는지 자기가 집 근처로 오겠단다.

 

 그러시라고 쿨하게 대답한 뒤

 

 다시 검사 친구에게 전화했다.

 

 

 '형사가 온댄다. 나 한 시간 뒤까지 연락 없으면 뒤를 부탁한다.'

 

 '사식은 넣어주마.'

 

 

 

 

 형사를 만나러 나갔다.

 

 운동화에 짧은 머리. 드라마서 많이 본 차림이다. 명함도 준다.

 

 음... 드라마에서 명함은 안 주던데.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직장은 어디세요?"

 

 "여의도요."

 

 "출근은 몇 시에?"

 

 "6시 40분 정도에 태릉입구역까지 가서 지하철 타는데요." <- 묻지도 않는 말까지 알아서 말하고 있다.

 

(눈을 반짝이며)

 

 "아침에 혼자 출근하시나요?"

 

 "아버지께서 역까지 태워주시는데요."

 

 (뭔가 실망한 눈치)

 

 "네, 처음 봤을 때부터 김성수 씨는 아닌 것 알았는데 형식적으로 좀 여쭤봤습니다."

 

 

 

그럼 그렇지. 내가 어디 범죄형 얼굴이란 말인가.

 

 

 

 "네.... 근데 무슨 일인거죠?"

 

 "아니, 이거 뭐 말씀드릴 건 아닌데...

 

 이 일대에서 새벽에 여자 혼자 사는 곳만 골라서 못된 짓만 하고 다니는 놈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여기로 이사오셨죠?

 

 이 나이대의 분들 조사 좀 하고 있습니다."

 

"네..."

 

 "피해자들이 범인 인상착의는 모르는데, 키가 컸다고 하더라고요.

 

 김성수 씨는 보는 순간 바로 제외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키 안 크면 강간범으로 오해도 못 받는 이 신장지상주의 사회 같으니라고!!

 

 

 

 ...... 이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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