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무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1.01 올해의 책, 2006 best 11
  2. 2009.01.01 강산무진 - 김훈 작품의 3가지 특징
각종책들2009. 1. 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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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용의자 X의 헌신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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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추리소설입니다. 그동안은 일본의 사회파 추리소설을 많이 읽었는데, 간만에 순수한 지적게임 스타일의 추리소설을 읽었습니다. 이 추리소설은 범죄자를 미리 보여줍니다. 이렇게 도치된 추리소설은 정말 쓰기 어렵습니다. 범인을 미리 제시하고 그걸 파헤치는 형사(탐정)의 모습을 긴박하게 보여주는 것은 어렵죠. 어려운 일인데, 이 작가가 이것을 해냈습니다.

  게다가 반.전.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예상외의 범인을 제시하는 것이 추리소설의 공식적인 반전이라고 할 때 이 추리소설이 성취한 성과는 감탄할 정도입니다. 양도 그리 많지 않은 소설이니 추리소설 좋아하신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10.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 은행나무

공중그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오쿠다 히데오 (은행나무,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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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책에 2권 선정된 바로 그 작가, 오쿠다 히데오입니다. 이 책은 어이없는 정신과 의사가 환자 한 명을 치료하는 단편을 여러 권 묶은 소설집입니다. 이 변태같은 정신과 의사, 무슨 병이든 일단 주사부터 한 대 놓고(정신과에서 뭔 주사냐고!!!) 치료(그게 무슨 치료냐고!!!)합니다.

  유쾌한 책읽기를 원한다면 이 책, 공중그네를 읽어보세요. '인 더 폴'이라고 시리즈물이 하나 더 있습니다. ^^

 

 9.그린마일, 스티븐 킹, 황금가지

  

그린마일(스티븐킹전집6)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스티븐 킹 (황금가지,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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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스티븐 킹... 그의 플롯팅은 정말 최고입니다.

 

 8 .이유, 미야베 미유키, 청어람 미디어

이유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미야베 미유키 (청어람미디어,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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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파 추리소설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사실 사건 자체는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닙니다. 사회파 추리소설이라는 게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려 사회문제를 폭로하는 것이기 때문에 추리소설적 쾌감은 약한 편입니다. 그것보다는 하나의 사건에 연관된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7.습지 생태보고서, 최규석, 거북이북스

습지 생태보고서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최규석 (거북이북스,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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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입니다.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라는 만화로 이름을 알린 그 만화가의 작품입니다.

  

6.사주명리학 이야기, 조용헌, 생각의 나무

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조용헌 (생각의나무,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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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헌 씨. 글 잘 씁니다. 내공도 깊습니다. 사주명리학에 대해 쓰여진 책 중에 이만한 책이 없습니다. 사주명리학을 가르쳐주는 책이 아니라 사주명리학에 대한 이러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입니다.

  다만, 조용헌 씨, 요즘 조선일보에서 '조용헌 살롱'이라는 칼럼을 쓰고 있는데 - 이규태 코너의 뒤를 잇게 할 모양이더군요 - 거기서의 글은 지극히 정치편향적이어서 별로 안 좋아합니다. 곡학아세의 느낌이라고 할까요.

 

 5.아내가 결혼했다, 박현욱, 문이당

아내가 결혼했다(제2회 세계문학상 당선작)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박현욱 (문이당,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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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하하. 정말 파격과 일탈의 책입니다. 이런 책이, 이런 소설이 쓰여질 수 있다니, 우리 문단의 축복입니다.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아요. 아내가, 결혼했다. 이 소설의 주제의식을, 소재를 이렇게 함축적으로 뽑아낼 수 있다니 정말 멋진 제목입니다. 제목 뽑아내는 것만 봐도 이 작가의 기발함과 재기발랄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왜 아내가 결혼을 하는지, 어떤 논리로 자신을 합리화하는지 꼭 읽어보세요. 다부일처제를 꿈꾸는 여성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합니다.

 

 4.남쪽으로 튀어, 오쿠다 히데오, 은행나무

남쪽으로 튀어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오쿠다 히데오 (은행나무,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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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쿠다 히데오의 다른 작품입니다. 요즘 광고 많이 하던데, 광고 카피가 이렇습니다. "국민연금따윈 낼 수 없어!!" 책의 주인공이 실제로 쓰는 대사이면서, 이 책의 성격을 확실히 잡고 있는 광고카피이자, 요즘 세태에 어필하는 광고카피입니다.

  우리나라에 386세대가 있다면 일본에는 전공투세대가 있습니다. 우리 학생운동이 군부독재에 대항하는 민주화 투쟁이었다면, 일본의 전공투는 보다 본격적인 좌파 운동입니다. 우리 학생운동의 좌파적 성향과는 좀 차이가 있는 듯 합니다. '공산당'이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전세계적인 프롤레타리아 연대를 꿈꾸던 운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어쩄든 그 전공투세대의 일원이 그 때의 모습을 잃지 않고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소설입니다. 사회부적응자로 보이던 '아버지'의 모습을 초등학생 아들의 시각으로 보여줍니다. 유쾌하고, 그러면서도 진지한 주제의식을 담고 있는 소설입니다.

 

 3.당시 읽기, 요시까와 코오지로오, 창비


당시 읽기(창비교양문고 047)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요시까와 코오지로오 외 (창작과비평사,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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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한시에 재미들린 성수가 추천하는 당시에 관한 책입니다. 이백과 두보의 한시를 제대로 음미할 수 있습니다. 제가 특히 좋아하는 이백의 시 구절이 있습니다.

  春風知別苦

 

 2.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한겨레신문사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박민규 (한겨레신문사,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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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의 '남쪽으로 튀어'와 유사한 느낌을 주는 책입니다. 가벼우면서도 진지한 주제의식을 담고 있는 소설이라는 면에서 그럽니다. 어쩌다 프로의 세계에 뛰어든 소년이, 지친 채로 돌아 돌아 돌아,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는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제목은 말 그대로입니다. 주인공이 책의 말미 쯤에 가면 삼미 슈퍼스타즈의 팬클럽을 결성합니다. 이미 해체되어버린 팀이기에 '마지막' 팬클럽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동안 읽은 소설 중에 주제의식과 소재가 이렇게까지 휼륭한 앙상블을 보이는 책은 없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삼미 슈퍼스타즈를 끌고 올 수밖에 없는 그 필연성, 그 필연성을 구현해낸 작가에게 경이를 표합니다.

 

 1.강산무진, 김훈, 문학동네

강산무진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김훈 (문학동네,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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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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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각종책들2009. 1. 1.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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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무진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김훈 (문학동네,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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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훈의 소설은 평론 쓰기가 쉽다. 그의 작품을 특징짓는 요소는 3가지. 아름다운 문체, 대조적인 상황과 인물 그리고 삶에 대한 건조한 시각. 그의 첫번째 단편집 '강산무진'을 보면 그의 단편은 이 3가지 요소만으로 요약될 수 있다.

 '화장'은 '아내의 火葬'과 '추은주의 化粧'을 대비하고, '언니의 폐경'은 언니와 동생의 삶을 대비시킨다. '항로표지'는 섬에서 떠나려는 등대지기와 섬에 들어오려는 퇴직한 대기업 중역을 대비시킨다. 이를 통해 작가 김훈은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낸다.

  건조한 시각, 그의 소설 주인공은 대부분 50대이다. 삶이 어떠한지를 알고, 삶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안다. 자기가 무엇을 해보려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고, 삶의 기쁨을 충분히 맛보았지만 삶은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슬프다고 울 필요도, 무너질 필요도 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의 인물들은 울지 않는다. 작가 김훈에게 삶이란 아내의 영정 옆에서 새벽에 느끼르한 라면을 먹는 일이며, 시한부 선고가 내려졌을 때 가장 많은 퇴직금을 받고 회사에서 나오기 위해 이민간다는 핑계를 대는 일이다.

  이런 요소들이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그의 작품에 대한 평론을 쓰기는 쉽다. 그러나 그의 작품에 대해 좋은 평론을 쓰기는 정말 어렵다. 그는 두, 세가지의 연장만 가지고 멋진 책상을 만들 줄 아는 목수다. 그 단순함의 미학을 옆에서 지켜보는 구경꾼이 설명하기란, 제대로 설명하기란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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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소설이란 '작가의 시각으로 바라본' '삶의 한 단면'을 '풀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덧붙여 시는 '작가의 시각으로 바라본' '삶의 한 순간'을 '포착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에 대한 이런 정의에 따르면 소설에 있어 중요한 3가지는 '작가의 세계관' '소재 or 주제' 그리고 'story telling'이 된다.

  'story telling'은 읽는 맛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얼마나 맛깔나게 풀어서 그 이야기에 푹 빠지게 하느냐이다. 만담형의 성석제 님, 묘하게 이어지는 문장의 박민규님같은 분이 story telling에 강하다.

  '소재 or 주제'에서는 김영하 님이 좋다. story telling도 좋은 편이지만 그는 '소재, 주제'라는 측면에서 이 순간 한국문학의 경계를 넓힌 작가이다.

  그리고 '작가의 세계관'에서는 김훈 님이 좋다. 적어도 나는 그의 세계관을 좋아한다.

  그는 남자는 울어서는 안된다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냥 울지 않을 뿐이다. 그는 삶은 버텨야 하는 거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냥 서있을 뿐이다. 그는 가치평가를 부정한 채 삶은 그냥 삶일 뿐이라고 한다.

  나는 그런 그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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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