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세상은2017. 7. 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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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팩토리가 화두다. 관련 글을 한 번 썼지만('노동자에게 진정한 위협은 스마트 팩토리'http://largesea.tistory.com/327), 4차 산업혁명 중 가장 안 드러나면서도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스마트 팩토리다.

 

 

스마트 팩토리에서 가장 앞선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에서 추진하는 인더스트리 4.0의 핵심이 독일이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이, 그 제조업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IT 기술을 접목하려는 것이다. 저가 생산으로 갈 수 없는 선진국의 제조업이 살아남는 방법을 모색중이다.

 

 

일본은 기업 중심으로 생산성 향상과 인력 대체에 초점을 맞추어서 추진중이다. 인구고령화 등으로 노동인력이 부족한데, 이를 메꾸기 위해 공장자동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구 문제와 연관시켜 추진한다는 점이 다른 나라와 좀 다르다. 이민정책을 펴지 않는 선진국에서 노동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스마트 팩토리를 선택한 것이다.

 

 

미국은 앞선 IT 기술을 활용해서 제조업을 첨단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독일이 제조업에 중심을 두고 IT 기술을 받아들이는 쪽이라면, 미국은 IT 기술의 활용 측면에서 스마트팩토리를 새로운 시장으로 접근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팩토리의 원천기술을 확보하여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제공 쪽에 관심이 많다.

 

 

이렇게 선진국 3국이 각각 자신의 입장에서 조금씩 다른 스마트 팩토리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국은?

 

 

늘 그랬듯이 정부주도형 스마트팩토리 정책을 펴고 있다. 정부에서 목표를 정하고, 이를 각 기업에 전파하여 끌고 가는 형태다.

 

 

재밌는 건, 한국에서 스마트팩토리 정책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스마트팩토리라... 필요한 건 맞다. 대기업은 자기들이 알아서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간주하니까.

 

 

그런데 스마트팩토리가 한 두 푼 드는 것도 아니고, 충분한 노하우와 경험도 필요한데 중소기업에는 이런 기반이 없다. 그래서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하는 필요성은 크다.

 

 

문제는 효율성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중소기업에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하자고 나서면 결국 나눠먹기 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팩토리를 크게 4단계로 구분하는데, 선진국에서는 이미 4단계 움직임을 보인다. 4단계는 옵티마이즈드팩토리로서,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서 수요예측-생산결정-생산 까지 할 수 있는 단계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현재 수준은 일반적인 자동화도 잘 안되어있는 상태이다. 이걸 스마트팩토리로 끌어올리려고 하면 2단계 정도까지나 겨우 가능할 것이다. 2단계는 커넥티드팩토리 라고 해서 공장과 공장을 연결하는 수준이다.

 

 

4차산업혁명이 중요하다고 하니, 이걸 정책으로 추진은 해야하는데 기존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묻어서 같이 하면 좋겠다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 한국의 중소기업 스마트팩토리 정책일 가능성이 크다.

 

 

최신 트렌드를 명분으로 달아야 정부가 일하기도 좋고, 포장하기도 좋으니까. 하지만 그 결과는 아마도 용두사미형이 되거나. 기존의 자동화를 좀 더 가속화시키는 정도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더 중요한 건 한국의 스마트팩토리 정책이 수요자 중심이라는 것이다. 독일, 미국은 공급자 중심 스마트팩토리 전략이다. 공급자 중심이라는 것은 스마트팩토리의 산업표준을 만들고 원천기술 등을 팔아먹겠다는 것이다.

 

 

한국이 공급자가 되기에는 많은 능력이 부족한 현실이지만, 이대로 정책을 펴게 되면 계속해서 정부가 외국의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사와서 민간에 뿌려주는 일만 하게 된다. 그러면 된건가?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올라가니 정부는 할 일을 다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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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앞으로 세상은2017. 5. 1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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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실현되었을 때 가장 큰 걱정거리는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커지기 때문에 노동력에 대한 수요는 크게 줄어든다.

 

한 사람이 10사람, 100사람 몫을 할 수 있다면, 자본을 투입하여 기계-인공지능을 쓰는 것의 생산성이 사람을 쓰는 것의 생산성보다 크게 높아진다면, 일자리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본소득이 거론된다. 기본소득이란 재산, 능력, 처지에 관계없이 일정한 금액을 개인에게 지불하자는 것이다. 보편적으로 일정한 소득을 보장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가능하게 하자는 취지다.

 

기본소득이라고 하면 좌파에서 주로 주장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무상급식 논쟁에서처럼 누구에게나 차별없이 돈을 주자는 것이니까.

 

하지만 기본소득 논의에서는 우파에서도 기본소득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부류가 있다. 이유는 다르다. 우파에서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부류는, 생산된 재화를 구입할 능력의 문제로 접근한다.

 

물건을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살 사람이 없으면 기업은 망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공급은 크게 늘어날 수 있지만, 물건을 살 사람은 줄어든다. 일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돈을 벌어야 물건을 사지. 전직교육 등을 통해 일자리 재배치를 하자는 주장도 있고, 아예 기본소득을 제공하여 소비를 촉진하자는 주장도 있다.

 

기본소득을 도입하자는 것은 의외로 좌파, 우파가 쉽게 합의를 볼 수도 있다. 다른 이유로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예상되는 문제는 여전히 있다.

 

기본소득은 공산주의와 유사하다.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자는 취지가 그러하고, 능력이 아닌 필요에 의한 분배 - 즉 분배의 정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결국은 많이 가진 자에게서 거두어들여 그렇지 않은 자에게 나눠준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공산주의가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문제가 기본소득에서 반복되지는 않을까? 의문이 든다.

 

공산주의가 실패한 가장 큰 요인은 - 국가부패도 있겠지만 - 필요한 만큼의 생산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열심히 일을 하나, 적게 일을 하나 똑같이 분배받는다면 열심히 일할 요인이 부족하다. 나만 뭐하러 열심히 일해. 바보도 아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상교육 등으로 정신무장을 시킨다고 하지만 한계가 있다.

 

기본소득이 모두에게 주어진다고 했을 때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증대되면 생산성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런데 인간이 일을 안한다 하더라도 생산을 할 로봇-기계-인공지능은 있어야 한다. 새로 도입을 해야하고, 쓰던 것은 수리도 해야한다. 그런 비용을 누가 투입하지? 자본가다.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하려면 세금 인상은 필연적이다. 증세 없는 복지란 레토릭에 가깝다. 로봇세 도입 이야기가 왜 나오는데.

 

자본가가 자본을 투자하지 않으면 생산성 유지-증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물론 남들보다는 많이 벌기 때문에 자본을 투입하긴 할거다. 그러나 세금으로 많이 가져간다면 기본소득이 없을 때와 비교하여 자본을 그만큼 투입할 수 있을까? 공산주의 하에서 더 열심히 일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처럼 자본가도 적당히 자본을 투입하게 되지 않을까? 사회가 필요한 만큼 자본가가 자본을 투입할 이유는 없으니까.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인정해도,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세금을 인상해야 한다. 문제는 그 세금 인상이 사회에 필요한 만큼의 생산성 증대를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적절한 지점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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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앞으로 세상은2017. 3. 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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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을 때, 세계가 놀랐다. 딥블루가 체스챔피언을 이긴 것이 1997년이었지만, 그 때는 이 정도 반향이 아니었다. 체스가 보여줄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바둑의 경우의 수보다 작았기 때문이다. 체스는 그렇다쳐도 바둑은 아니지, 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 생각이 알파고에게 깨졌다. 인간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지적 능력,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 바둑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무너졌다. 바둑에서 인공지능에게 인간이 진다면, 다른 분야라고 안심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도 충격은 컸다. 패배자가 한국인이어서 더 실감나게 다가왔을 것이다. 요즘에야 중국세에 밀린다고 하지만, 바둑강국이라는 자부심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한국형 A.I.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래, 다른 나라에서 성공한 것을 FAST FOLLOW하는 게 우리의 특기니까, 이제 A.I.도 따라붙으려는거다.

 

그런데 가능할까?

 

A.I.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하는 알고리즘이다. 머신 런닝 기술이 발달하면서 A.I.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게 된 것이다. 똑똑해진 것이다. 이 알고리즘의 수준에서 A.I.의 수준이 결정된다. 우리나라, 당연히 부족하다. 뒤쳐져 있다. 관련분야 연구도 잘 이루어지지 못했고, 기업에서도 별 관심이 없었다. 일단 두뇌 역할을 할 학습 알로리즘이 없다. 여기까지는 잘 알려져있다.

 

한국형 A.I.가 어려운 더 큰 이유는 사실 빅데이터가 없다는 것이다. 똑똑한 알고리즘을 가지면 뭐하나. 알고리즘이 공부할 꺼리가 부족하다. 알파고도 수많은 바둑기보를 바탕으로 바둑 공부를 했고, 그러면서 점점 바둑에 대해 도가 튼 것이다. 축적된 바둑기보가 없었다면 알파고가 인간을 이기는 순간은 늦어졌을 것이다.(물론 바둑은 인공지능끼리 두는 방식으로 빅데이터를 축적할 수도 있다)

 

알고리즘과 빅데이터의 관계에 대해 'THE INEVITABLE'에서는 로켓엔진과 연료에 비유하였다. A.I.는 우주선을 만드는 것과 비슷한데, 알고리즘이 로켓엔진이고, 빅데이터가 연료라는 것이다. 로켓엔진이 아무리 좋아도 연로가 없으면 우주로 날아갈 수 없다.

 

한국에는 활용할만한 빅데이터가 별로 없다.

 

구글이 무서운 것은 알파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구글에는 정말 말 그대로 '빅'데이터가 있다. 우리가 구글에서 검색하고, 구글에 문서와 사진을 올리고 하는 모든 것들이 구글의 빅데이터가 된다. 이 데이터는 게다가 이미 디지털화된 것으로서 바로 알파고와 같은 A.I.가 활용할 수 있다.

 

한국에도 문서나 사진 형태로 빅데이터가 있겠지만,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는 많지 않다.

 

삼성이 전 인력을 A.I.에 투입하여 좋은 알고리즘을 만든다 하더라도, 이 알고리즘이 공부할 빅데이터를 충분히 주지 못한다면 한국형 A.I.는 요원하다.

 

도서관에서 맘껏 책을 볼 수 있는 학생과 교과서만으로 공부하는 학생을 생각해보자. 둘 다 머리가 좋다면,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학생이 더 좋은 성과를 보일 수 밖에 없다.

 

초고속인터넷망은 한국이 가지고 있지만, 그 망을 통해 뽑아낼 빅데이터가 부족하다. 알고리즘은 어찌어찌 만들어도, 연료가 없어 이 우주선은 지구궤도를 벗어나기 힘들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한국에는 꿸 구슬 자체가 별로 없다.

 

빅데이터를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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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앞으로 세상은2017. 3. 2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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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중 하나로 언급되는 게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이다. 지금의 자동화시스템을 넘어 공장이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인다는 개념이다.

 

 

자동화시스템은 생산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구성된 시스템이다. 반복적인 일을 사람이 아니라 기계 또는 로봇이 수행함으로써 생산성을 극대화한다.

 

 

스마트 팩토리는 이를 넘어선다. 생산뿐만 아니라, 생산의 결정, 재료의 수급, 재고 관리까지 자동적으로 팩토리가 수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on demand 개념의 물건을 생산하는 공장이라고 하면, 웹사이트(모바일) 등을 통해 고객의 주문이 팩토리로 바로 전송되고, 이에 따라 팩토리는 스마트하게 제품을 생산한다.

 

 

일반적인 형태의 스마트팩토리면, 전세계의 각 판매점에서 실시간으로 제품 판매상황을 전송받고 이를 인공지능이 판단하여 생산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전세계 제품 판매추이, 재고상황, 이동상황 등등을 고려하여 최적의 생산량을 결정하고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재료가 부족할 것 같으면 발주도 알아서 한다.

 

 

종전에는 각 단계에서 인간이 개입해야 했다. 특히 생산량을 결정하는 작업은 경영적 판단의 몫이었다. 그런데 이제 전세계 판매상황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고, AI의 발달로 이런 판단도 AI가 더 잘할 수 있다. 바둑보다 이 결정이 어려울까? 인간이 항상 옳은 선택을 하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스마트팩토리가 자체적인 진단-수리 기능까지 갖춘다면 정말 인간이 할 일은 없어질 것이다.

 

 

아디다스에서 독일에 새로 만든 스마트팩토리가 대표적인 예인데, 50만켤레 생산능력을 가진 공장에 사람은 10명만 있으면 된다고 하니. 대표적인 노동집약 산업인 신발산업에서 이 정도면 실직자 양산은 시간문제다.

 

 

스마트팩토리가 특히 노동자에게 위험한 것은 이에 대한 대항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기존 공장을 없애는 것에 대해서는 노동조합 등에서 이를 문제삼고, 정치권에서도 개입하는 등 여러가지 대항방법이 있다.(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그런데 신설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짓겠다고 하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 고용을 더 늘려야 하니 더 효율적인 스마트팩토리가 아니라 노동집약형 공장을 지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기업의 장래 경쟁력을 제한하자는 주장을 하려면 그만큼 잃는 것이 명확한 집단(노동자)가 드러나야 한다.

 

 

즉, 기존 공장을 없애서 발생하는 실업에 대해서는 반대명분과 반대세력 결집이 가능하지만, 신규 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짓기 때문에 잠재적인 실업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는 명분과 세력 둘 다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가, 사회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로봇세와 기본임금인데, 이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 당장 실업이 발생(또는 발생할 우려)하는 것에 대해서는 마땅한 수단이 없다.

 

 

스마트 팩토리로 인한 일자리 부족 현상은 이미 도래하였고, 곧 확산될 것이다. 스마트 팩토리를 추진할 경제적 요인은 크고 반대할 동력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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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앞으로 세상은2017. 3. 1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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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가 한동안 난리였다. 택시업계는 택시기사들 다 죽는다고 아우성이었다. 한쪽에서는 새로운 기술의 출현과 발전을 기득권 세력이 막는다고 큰소리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넘어가는 새로운 갈림길에서 멈춰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우버는 여러 나라에서 장벽에 부딪혔다.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다. 택시는 엄격한 허가제 하에서 운영되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택시기사의 자격을 관리하거나 택시 운영대수를 제한하는 게 일반적이다.

 

우버는 어떤 자격조건이나 대수 제한도 받지 않으니, 기존 택시업계에서 반발하는 게 당연하다. 뜻하지 않은 무한경쟁으로 벌이가 줄어들게 될테니.

 

그런데 우버를 둘러싼 논쟁은 작은 파문에 불과하다. 우버가 불러올 파급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새롭기는 하지만 혁신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버는 첨단 기술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택시업을 선보였지만, 이는 기존 택시업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규제의 문제일 수도 있고, 소비자 선택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경쟁체제는 될 수 있을지언정 대체까지는 어렵다.

 

더 큰 파문은 무인자동차다. 무인자동차는 택시업을 넘어 자동차 산업 그리고 IT 산업까지 흔들 수 있다. 보험업이나 도시 설계까지도 영향을 받는다.

 

무인자동차가 현실화된다고 생각해보자.

 

일단 택시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택시기사는 사라질 것이다. 택시회사는 살아남을 것인가? 개인이 택시용 차를 한 두 대 사서 부업으로 굴릴 수도 있을 것이다. 택시 세차와 정비 정도만 하면 되니까, 자판기를 운영하는 것처럼. 아니면 자가용 승용차를 타지 않는 시간에 택시로 운영할 수도 있다. 정부가 이를 규제할 것인가? 정부는 자가용 택시를 허용해주고, 대신 세금만 정확히 받는데 집중할 수 있다.

 

자동차의 모양은 어떻게 될까? 굳이 지금처럼 정면을 바라보는 구조가 될 필요 있나. 원형이나, 옆으로 의자를 배치할 수도 있다. 자동차의 기능은 두말할 것도 없이 혁신적으로 변할 것이다.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된 움직이는 컴퓨터가 된다.

 

IT 산업은 모바일폰 중심이 아니라 모바일카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 구글이나 애플이 무인자동차에 자금과 기술을 집중하는 까닭이다.

 

무인자동차가 사고날 확률은 현저히 낮아질 것이다. 인간의 인지능력의 한계를 뛰어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험도 달라져야 하는데, 무인자동차의 경우 해킹으로 인한 사고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 시스템의 문제로 사고가 났을 때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도 중요할 것이다. 시스템을 만든 운영체계 회사냐, 자동차회사냐 등등. 무인자동차의 소유자(운전자가 아니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등등

 

도시 설계도 달라져야 한다. 도로를 지금처럼 만들어야 할까. 길이 막히면 알아서 다른 길을 찾아갈텐데, 막히는 구간에 길을 더 넓히는 게 의미가 있나. 빈 차로 돌아다니는 게 줄어든다면, 도로를 그렇게 많이 놓을 필요도 없다. 주차는 또 어떠한가. 주차도 자동으로 알아서 한다면, 차 한 대에 필요한 주차공간을 최소화하거나 사람이라면 주차할 수 없는 공간까지 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면 주차공간도 줄어들 수 있다.

 

아니면 사람들이 다 자기 차를 가지지 않는다면, 그렇게 되면 패러다임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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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