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책들2018. 2. 5. 19:00
728x90

너무 늦은 글이 되었다. 2017년 올해의 책을 이제서야 정리한다. 연말 연초에 일이 몰리면서 한 해의 독서를 정리할 때를 놓쳤다.

 

기록에 따르면 2017년에는 104권의 책을 읽었다. 잡지, 만화 등은 기록을 잘 안하기 때문에 좀 더 많을 수는 있다.

 

2017년에 읽었던 좋은 책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순서는 읽은 순이다.

 

--------------------------------------------------------------

 

1. 우리의 소원은 전쟁, 장강명

 

통일을 소재로 한 소설은 많다. 통일까지의 과정을 다룬 소설도 있고, 통일 이후를 그리는 소설도 있다. 우리의 소원은 전쟁은 통일보다는 김씨왕조 붕괴 이후의 북한을 배경으로 한다. 통일이 되었건, 안되었건 이 소설에서 중요하지 않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라 전쟁이니까.

 

소설로서의 재미가 휼륭하다. 빨리 읽히고 휙휙 넘어간다. 오락성이 높은데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흔한 비판도 적용되기 어렵다. 인물은 평면적이지만 대신 명쾌하고 그런 성격을 가지는 개연성이 충분하다. 저 인물이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가 뚜렷하다.

 

 

2. 글쓰기의 최전선, 은유

 

글쓰기에 대한 책을 쓰는 사람은 보통 글을 잘 쓴다(혹은 그렇다고 간주된다). 글쓰기에 대한 책은 그래서 읽는 맛이 있다. 문제는 그 책이 실제로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가이다.

 

이 책은 글쓰기의 테크닉에 치중하지 않는다. 글쓰기를 하는 이유에 집중하고, 글쓰기를 통해 달라지는 점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근본적인 측면에서 왜 글쓰기인가를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3. 나는 왜 과식하는가, 브라이언 완싱크

 

쉽게 말해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 많이 먹고 살이 안 찌려면 그만큼 움직여야 한다. 단순한 진리지만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은 잘 안 먹으려고 한다. 입력을 줄여 출력을 낮추려는 것이다.

 

덜 먹으려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왜 과식하는가를 알아야 어떻게 조금 먹을 것인가를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과식의 이유는 간단하다. 많이 보이고, 많이 주어지면 많이 먹는다. 음식을 담는 그릇의 크기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적게 먹을 수 있다.

 

 

4. 시노다 과장의 삼시세끼, 시노다 나오키

 

과식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책을 소개한 다음 책은 과식을 부를 수밖에 없는 책이다. 병주고 약주고도 아니고 이런 서술이라니. 읽은 순서가 그랬으이 고의는 아니지만 굳이 피하지도 않았다.

 

시노다 과장의 삼시세끼는 정직한 식사의 기록이다. 23년동안 먹은 매 끼를 기억을 되살려 그렸고, 정리했다.

 

이 정직하고 성실한 식사기록을 보고 있노라면, 배가 고프다.

 

 

5. 인에비터블, 케빈 켈리

 

4차 산업혁명 이야기가 한창일 때 많은 책을 읽었다. 어떤 책은 뜬구름 잡기 식이었고, 어떤 책은 너무 전문적이었다. 누구나 떠들 수 있는 이야기를 엄청한 비전서인 것처럼 펼쳐놓은 책도 있고, 심오하지만 왜 그런지 이해하기 어려운 책도 있었다.

 

인에비터블은 그런 쓰레기 중에서 건져낸 휼륭한 책이다.

 

저자는 12가지 테마를 가지고 미래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정 기술을 강조하기보다는 이런 방향으로 미래가 흘러갈 것이라는 혜안을 보여준다.

 

 

6. 나의 한국현대사, 유시민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승자의 기록으로서 역사를 뒤집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각 개인의 인생을 하나의 역사로 기록하는 것이다. 승자는 아니지만 기록으로 남은 개인사는 승자의 기록을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길이 된다.

 

유시민이 서술한 나의 한국현대사는 그런 점에서 가치있다. 한 개인이 맞딱뜨린 한국현대사에 대한 기록은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줄 것이다. 물론 이 서술도 개인의 생각과 신념에 의해 굴절된 역사기록일 것이지만.

 

 

7. 호모 데우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가 보여준 충격이 현재까지의 빅히스토리를 뛰어난 상상력으로 직조한 데 있다면, 호모 데우스는 빅히스토리의 하나로 편입될 미래를 투영하는 직관을 내세운다.

 

인공지능의 시대에 인류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 것인가. 현생 인류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라는 의문에 답하기 위한 책이다.

 

정답은 없고, 유발 하라리가 틀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내세우는 가설은 꽤 흥미롭다.

 

 

8. 궁극의 아이, 장용민

 

속도감있는 전개로 영상을 눈에 그리듯이 보여주는 소설이다. 장르는 오컬트 스릴러쯤 될 것 같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연결되고, 펼쳐지는 무대는 월드클래스다.

 

다만, 궁극의 아이는 영화 시리즈 중 1편에 해당한다는 느낌이다. 더 큰 스케일의 2편이 나오면 더 좋을 것 같다.

 

 

9. 여왕 폐하의 해군, 데이비드 웨버

 

아너 해링턴 시리즈의 2권이다.

 

이 스페이스 오페라는 여전히 뛰어나다. 고민은 더 깊어지고, 주인공은 여전히 힘들지만 사건은 결국 해결된다.

 

이 시리즈에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얼른 다음 권이 번역되는 것이다.

 

 

10. 골목의 전쟁, 김영준

 

공간에 대한, 자영업에 대한 놀라운 혜안을 보여준다.

 

왜 번화가에는 프랜차이즈들이 득실거리는지, 상권은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하는지.

 

자영업에 대한 책으로 묻히기에는 골목과 거리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나다.

 

 

 

 

 

728x90

'각종책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 올해의 책  (0) 2017.01.12
[2015] 올해의 책, best 10  (0) 2016.01.14
[2015] 웹소설, best 6  (0) 2016.01.14
Posted by samworld
각종책들2017. 1. 12. 16:30
728x90

 

 

올해도 어김없이 올해의 책을 선정했습니다. 작성날짜 기준으로는 작년이지만 ^^

 

해가 갈수록, 점점 좋은 책을 골라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남독, 다독 스타일이었는데, 이제는 소중하게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잡식성 취향을 어쩔 수 없네요.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양정무, 사회평론

 

 미술, 미술사에 관한 책으로는 곰브리치가 가장 유명합니다. 저도 멋모르던 대학교 때 곰브리치를 읽었는데 물론 좋은 책입니다. 다만 너무 진지하고 좀 어렵죠. 그 맛에 곰브리치를 본다는 분도 있습니다.

 

곰브리치를 보기 전에 입문서 정도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 나왔습니다. 그것도 국내 저자에 의해 말이죠.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는 보다 쉽게 미술에 대해 접근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아주 새로운 내용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술술 읽기에 좋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중국인 이야기, 김명호, 한길사

 

중국에 대한 책은 많습니다. 습작과 경험담 수준의 책이 많아서 옥석을 잘 골라야 하는데, 김명호의 '중국인 이야기'는 그 중 수작으로 꼽히는 책입니다.

 

시리즈물이고, 중국 근현대사의 인물 중심으로 되어 있어서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생소한 인물이 많이 나와서 좀 어렵다는 지적도 있기는 합니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김정선, 유유

 

부제가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 입니다. 교정 교열 일을 오랫동안 해온 저자가 그 과정에서 익힌 노하우를 쉽게 풀어썼습니다. 평소 글쓰기에 대해 이것저것 많이 생각했다고 했는데, 이 분야 전문가가 쓴 글을 보니 새롭게 배운 게 많습니다.

 

적, 의를 보이는 것, 들    이라는 말만 외워도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군요.

 

 

다시 책은 도끼다, 박웅현, 북하우스

많은 분들이 솝꼽는 저자 박웅현의 책입니다. 긴 말 필요없이, 깊이있는 독서, 씹어먹는 독서의 한 예를 보여주는 좋은 책입니다. 

 

고전을 읽고 싶다는 다짐을 되새기게 만들어줍니다.

 

 

주식회사 대한민국, 박노자, 한겨레출판

 

 

지속적으로 대한민국 사회와 국가의 문제점을 비판해온 박노자 교수의 책입니다. 어떤 책을 집어도 일정 이상의 깊이와 깨달음을 안겨주는 저자입니다. 주식회사 대한민국은 그 중에서도 헬조선이라는 말이 가지는 의미를 파헤치고 있습니다.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라고 할 정도로 기업국가가 되어버린 현재의 모습이 헬조선이라는 말로 투영된다고 주장합니다.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 도진기, 황금가지

 

국내 장르소설가 중에서 믿고 고를 수 있는 이름입니다. 도진기. 엄청난 트릭이나 반전이 있는 스타일은 아닌데, 차분하면서도 울림이 있는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입니다.

 

도진기 저자의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이 책으로 시작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 오늘의 젊은 작가

 

sf 쪽에서도 국내 작가들이 몇몇 눈에 띕니다. 배명훈, 이보영이 유명하죠. 정세랑의 책은 처음 접했는데, 보건교사 안은영의 스쿨sf에 끌렸습니다. 시리즈물로 좀 더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정도 소재면 케이블 드라마로 나와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말이죠. 정세랑의 다음 작품도 이와 같은 수준이라면 도진기처럼 믿고 보는 작가에 넣어도 좋을 듯 합니다.

 

 

 야망의 시대, 에번 오스노스, 열린책들

 

또다시 중국에 관한 책입니다. 중국에 관한 책으로 한 권을 고르라면 이 책을 고르고 싶을 정도로 올해 뜻밖의 수확이었습니다. 기자인 저자가 현대 중국이 만들어진, 중국이 이만큼 성장하게 된 이유를 찾아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야망이라는 키워드로 현대 중국을 분석합니다. 야망을 가지고, 야망을 실천하기 위해 살았던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대 중국의 성장동력을 살펴봅니다.

 

이런 구성의 중국에 대한 책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일단 신선했고, 적절한 문제의식과 그에 부합하는 인물 선정 등으로 중국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안겨줍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다.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김영사

 

많은 분들이 올해의 책으로 꼽는 명작입니다. 빅 히스토리 분야에서 저자가 보여주는 상상력과 재기가 빛을 발합니다. 지적인 쾌감을 추구하는 분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킬 더 드래곤, 백수귀족, kw북스

 

장르소설 분야에서 하나 골랐습니다. 국내 sf소설계에서 이 소설을 인정할지는 의문이지만, 휼륭한 sf 소설이라고 저는 평가하고 있습니다.

 

용과 싸워야 하는 인류, 용을 죽여야 하는 사명을 띠고 싸우는 인류, 그리고 그에 얽힌 비밀. 이 모든 요소가 휼륭하게 어우러진 수작입니다.

 

728x90

'각종책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7] 올해의 책, best 10  (0) 2018.02.05
[2015] 올해의 책, best 10  (0) 2016.01.14
[2015] 웹소설, best 6  (0) 2016.01.14
Posted by samworld
각종책들2016. 1. 14. 11:12
728x90
매년 하는 책 선정 작업을 하다보면 올해는 책을 많이 읽었구나 하고 뿌듯할 때가 있고, 올해는 왜 이랬을까 하는 해가 있고 그렇습니다.

2015년 올해의 책 10권을 선정했는데 올해는 장르소설을 많이 읽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하나 더하자면 올해는 리디북스나 문피아 등을 통해서 웹소설을 참 많이 읽었습니다. 웹소설도 베스트 책을 같이 선정할까 하다가, 웹소설은 따로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읽은 책 중에 제 맘대로 선정한 10권입니다.

-------------------------------------------------------------

나는 즐라탄이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한스미디어

 

 

축구선수 즐라탄의 자서전입니다. 자서전이 재밌기 쉽지 않죠. 내 이야기를 소설로 쓰면 대하소설감이다 라고 자랑하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로 그 이야기가 모두에게 공감받을 이야기인 건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축구선수라... 즐라탄이 세계적 스트라이커는 맞지만 우리나라에서 누구나 알만한 선수도 아니고, 사실 이 책이 출판된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출판도 기적인 축구선수 자서전이 재밌기는 하늘에 별따기일 것 같은데, 이 책은 그걸 해냈습니다. 박지성 자서전보다 저 재밌습니다.

즐라탄이 좀 또라이 캐릭터라 그런 것 같습니다. 축구를 좋아하신다면 한번 권해드립니다.

청결의 역습, 유진규, 김영사on

sbs 다큐멘터리 <SBS스페셜, 99.9% 살균의 함정>을 책으로 만든 것입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깨끗이 뽀독뽀독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적당히 더러워야 건강할 수 있다는 명제를 시청자에게 독자에게 던지는 책입니다. 어디가 적절한 균형점인지 찾기 어렵지만, 무조건적으로 살균만 광신하는 세태에 던지는 작은 돌입니다.

데이먼 러니언, 데이먼 러니언, 현대문학

작가 데이먼 러니언의 단편 모음집입니다. 책 소개를 보면 "이 작품집에는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의 기둥 줄거리를 제공한 '혈압'과 '세라 브라운 양의 이야기'를 포함해 25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라고 되어있습니다.

그러니까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1920대를 그린 단편 모음집이라고 보면 됩니다. 꿈과 낭만이 있지만, 그늘에는 어리석음과 욕심이 자리잡고 있는 혼란의 시대, 인간군상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사우스포 킬러, 미즈하라 슈사쿠, 포레

'이 미스테리가 대단하다' 대상에 빛나는 야구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사우스포는 야구팬들에게는 익숙한 용어죠. 좌완투수를 의미합니다.

여기 잘나가는 좌완투수가 한 명 있습니다. ​좌완은 어느 구단에서나 환영받죠. 그런데 갑자기 누명에 휩싸입니다. 결백을 입증하지 못하면 퇴출될 상황입니다.

살기 위해 조사에 착수한 사우스포는 자기 말고도 사우스포들이 하나씩 야구판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야구 좋아하세요? 읽으세요

앗, 뜨거워, 빌 버포트, 해냄

쿡방이 대세인 2015년이었죠. 외국에서는 그 흐름이 좀 더 빨랐습니다. 뉴욕에서 가장 인기있는 요리사인 마리오의 주방에 뉴요커 기자가 뛰어듭니다. 체험수기? 글세요...

마리오의 주방에서 감자 깍는 것부터 시작하는 우리의 주인공!! 그는 처음에 기사를 쓸 욕심이었지만 점점 주방의 마력에, 요리의 매력에 빠져들게 됩니다.

내가 여기서 왜 이걸 깍고 있지.. 하는 한탄을 하다가도 손님에게 나갈 요리를 만들게 되었을 때는 긴장에 휩싸입니다.

요리, 요리사 관련 책 중에서 이만큼 흥미진진하고 입담좋은 책을 못봤네요.

책은 도끼다, 박웅현, 북하우스

광고인 박웅현은 책판에서도 유명합니다. 독특한 감수성을 가진 광고를 만드는 사람인데, 그 밑바탕에는 독서가 있다고 해서 유명세를 탔죠. 저자가 자신이 깊이 읽은 책들을 바탕으로 쓴 책입니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에도 올라갔죠.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뭐야 별 거 아니겠지 하고 거들떠도 안 보다가 어느날 접하고 무릎을 쳤던 책입니다.

소문만큼 먹을 게 있더군요.

장기보수시대, 신기주, 마티

괜찮은 사회평론, 정치칼럼을 만나기는 어렵습니다. 주요 일간지라 하더라도 글빨 좋은 글을 찾기 힘듭니다. 입장은 다르다 하더라도 정치한 논리와 적확한 데이터를 가진 글을 만나면 좋을텐데, 양질의 글을 읽는 게 너무 힘든 세상입니다.

신기주의 이 책은 하나의 철학과 주제로 일관된 책은 아닙니다. 지면에 발표한 글들을 묶은 그런 책입니다. 그래서 주제가 랜덤한 편입니다. 개별 사건에 대해 그 때 그 때 쓴 칼럼의 모음입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추천하는 건 이 정도 수준의 글을 읽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마션, 앤디 위어, RHK

​설명이 필요할까요. 책으로도 영화로도 크게 흥한 작품입니다. 책이 영화보다는 훨씬 낫네요.

옥토버리스트, 제프리 디버, 비채

​제프리 디버는 이미 국내에 잘 알려진 추리작가입니다. 링컨 라임 시리즈로 유명하죠. 그가 쓴 스탠드 얼론 '옥토버리스트'는 도치 미스테리입니다.

결과를 먼저 보여주고, 시간의 역순으로 서술하죠. 이 장르의 특징은 짜맞추기를 정교하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책의 다음 장을 읽어갈 때마다(과거로 들어갈 때마다) 지난 내용이 반전이 되어 뒤통수를 후두려쳐 줘야 합니다. 앗 그게 이런 의미가 아니었어? 하면서 책장을 넘기다가 마지막 페이지에서 크게 한 방 팡 하고 터트려야 합니다. 굉장히 머리를 잘 써야 하는 장르죠.

제프리 디버가 그걸 해냈습니다.

13.67, 찬호께이, 한스미디어

​보기드문 홍콩산 미스터리입니다. 느와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경찰물입니다. 아아, 올해 최고의 미스터리로 꼽는 책인데요, 개인적으로.

수십년의 세월을 배경으로 한 단편모음인데, 그게 또 하나로 연결되는 연작형 소설입니다.

​느와르 + 경찰물 + 사회파

이 세 단어 조합으로 설명하겠습니다. 꼭 읽으세요. ​

 

728x90

'각종책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 올해의 책  (0) 2017.01.12
[2015] 웹소설, best 6  (0) 2016.01.14
2014, 올해의 책 best 11  (0) 2015.07.01
Posted by samworld
각종책들2016. 1. 14. 11:09
728x90

2015년에는 웹소설을 많이 읽었습니다. 웹소설의 정확한 정의가 있는 것은 아닌데, 개인적으로는 인터넷에서 연재되는 소설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잡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문피아, 조아라, 카카오페이지, 네이버 등에 연재하는 소설을 말합니다. 웹소설은 인터넷으로 연재되는 것을 읽거나 이북으로 출판된 뒤에 읽습니다. 간혹 종이책으로 나온 것도 있더군요.

2015년에 보이에 T62+를 사면서 웹소설을 많이 읽게 되었는데요. 저는 문피아, 조아라를 메인으로 하고, 카카오페이지를 서브로 하고 있습니다. 리디북스에서는 이북으로 나온 웹소설을 봅니다.

책제목 뒤에 붙은 괄호는 제가 웹소설을 읽은 출처입니다. 여러 곳에 동시 연재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제가 본 출처와 다른 곳에서 볼 수도 있을겁니다.

완결된 것만 기준으로 적었습니다. 명작이 더 있는데, 그 작품들은 완결되면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

1. 비따비(리디북스)  

​웹소설의 매력에 처음 빠져들게 한 소설입니다. 장르는 현대 + 회귀 + 회사원 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40대 기러기 아빠가 회사에서 밀려나고 가족에게도 버림받자 자살을 합니다. 그런데 주인공의 집안에는 목을 매어 자살하면 인생을 한 번 더 살게 되는 회귀특성이 있습니다. 중학생으로 돌아간 주인공이 성장하여 새로운 삶을 사는 전형적인 회귀물입니다.

이 작품 때문이지 현대판타지 중에 회귀물을 소재로 한 작품이 제법 많습니다만, 비따비 만한 소설은 아직도 못 봤습니다. 삶에 대한 깊은 성찰, 자기 직업에 대한 전문성,  성취에 대한 개연성 등등.

미생에 버금가는 직장생활 묘사가 나와서 읽는 맛이 좋습니다. 회귀지만 만능은 아니라는 점이 더 맘에 듭니다. 쓰레기같은 현판은 회귀만 했다하면 주식으로 돈도 척척 벌고, 아주 만능이 되거든요.

2. 하급무사(리디북스)

좌백은 신무협의 등장을 알린 한국무협의 대표작가입니다. 아실 분은 다 아시겠죠. 좌백의 웹소설 시대에도 건재함을 알리는 작품입니다. 수많은 연중으로 독자들을 아프게 했던 좌백이지만 하급무사는 완결이 났습니다.(하지만, 2부라 할 수 있는 중급무사는 언제...)

​좌백 특유의 밑바닥 인생이 별 거 없는 무공을 가지고 어떻게든 살아남는 스토리르 보여줍니다. 4권으로 짧고 압축적이죠.

3. 같은  꿈을 꾸다(리디북스)

삼국지 이계물입니다. 주인공이 잠에서 깨보니 원술 휘하 이풍의 아들이 된 이야기입니다. 삼국지가 워낙 유명하다보니 삼국지를 주제로 한 웹소설이 많이 나옵니다. 여포같이 유명한 장수가 되는 것도 있고, 도겸의 아들이 되는 소설도 있습니다.

같은 꿈을 꾸다는 단순한 삼국지 판타지가 아닙니다. 주인공이 보여주는 철학, 문제의식 등은 마치 제자백가의 토론을 보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책은 유독 매니아가 많은데요. 호쾌한 맛이 부족해서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는데,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듭니다.

4. 다운(리디북스, 조아라)

웹소설로는 드물게 서바이벌+스릴러 장르입니다.

어느날 주인공은 낯선 방에서 눈을 뜹니다. 몇 명이 같이 있는데, 다들 여기에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살인 서바이벌 게임에 끌려온 주인공은, 살아남기 위해 야성과 본능을 일깨웁니다. 어떻게든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 전략을 짜내고, 가진 무기를 최대한 활용해가며 때론 협력을, 때론 배신을 경험합니다.

아주 짜임새있는 작품이라 이거 영화로 만들어도 되겠다 싶을 정도인데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작입니다.

5. ​MITT(문피아)

​웹소설에서 스포츠는 빼놓을 수 없는 장르입니다. 문제는 많은 스포츠 장르 웹소설이 그냥 너무 잘하는 주인공을 내세운다는 겁니다. 160KM는 우습게 던지는 투수가 나오고, 게임처럼 능력치가 성장하는 주인공은 기본입니다.

이 소설 MITT는 그런 히어로형 주인공이 나오지 않는 야구소설입니다. 제목처럼 포수가 주인공입니다. 물론 이 주인공도 특별한 능력이 있기는 합니다. 명색이 주인공이니까요. 그 능력이란 것은 결국 포수로서 요구되는 분석능력입니다. 이게 비정상적으로 발달하였다고 할까요. 뒤늦게 재능이 꽃피는 30살 포수의 이야기입니다.

​최훈 야구만화에 보면 이런 스타일의 주인공이 나오죠. 클로저 이상용 같은.

6. ​크리스탈 로드(조아라)

로맨스 판타지입니다. 중세유럽을 닮은 가상의 나라에서 사랑하는 이야기입니다. 라고만 쓰면 이런 웹소설은 정말 많죠.

현대에서 갑자기 이세계로 넘어간 주인공이 마녀로 몰려 죽은 뒤에 환생한 대목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세계물 + 회귀물의 혼합인데요.

전형적인 로맨스 장르에 적절히 판타지와 현대문물을 섞어서 꽤나 몰입도 있는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하늘은 붉은 강가 라는 만화가 떠올랐습니다.​

728x90

'각종책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 올해의 책, best 10  (0) 2016.01.14
2014, 올해의 책 best 11  (0) 2015.07.01
2013 올해의 책, best 9  (0) 2014.03.28
Posted by samworld
각종책들/기타2015. 7. 1. 10:16
728x90

 

 

1.

이북리더기 T62+를 구입한지 한달쯤 되었습니다. 킨들은 하나 가지고 있었는데, 한글책은 구하기도 어렵고 해서 가끔 영어책 읽을 때나 쓰곤 했습니다. T62+가 쓸만하다길래, 에라 하고 질렀는데 이게 참 쏠쏠하네요.

단점도 여럿 있는 기기이지만, 당장 아쉬운대로 쓰기에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일단 가격은 14~5만원 정도에 구할 수 있습니다. 직구나 배송대행보다는 구매대행으로 하는 게 여러 모로 마음편한 것 같습니다. 다른 나라는 직구, 배송대행 정도로 많이 사보았지만 중국 사이트는 좀 접근하기 어렵더군요.

사이즈는 좀 애매하긴 합니다. 양복 상의 안주머니에 애매하게 안 들어가는데 좀 아쉽네요. 만화책을 보기에는 좀 작고, 그냥 책을 보는데는 큰 문제 없습니다. PDF 머신으로는 부적절합니다.

​기기를 바로 쓸 수는 없고, 한방팩 같은 걸로 루팅을 좀 해야 하는데 어렵지 않습니다. 루팅을 하면, 국내 어느 서점의 어플도 다 깔 수 있습니다. 저는 주력으로 알라딘과 리디북스를 사용하는데, 큰 불편없습니다. 전자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 교보문고와 YES24의 어플도 깔았는데 조금 불편한 감은 있지만 쓸만합니다. 만화도 어플을 하나 깔아서 보는데, 사이즈의 문제는 좀 있습니다. 이북을 보는데 한정하는 게 나아보입니다.

​조금은 누런 색의 화면입니다. 밝기를 조절하면 어두운 곳에서도 볼 수 있고, 터치도 그럭저럭 쓸만합니다. 어디까지나 가성비 좋은 쓸만한 기기라는 관점에서 그렇습니다.

현재 구할 수 있는 이북리더기 중에서는 범용성이나 간편함 측면에서 권할만 합니다.

2.

요새 읽은 이북을 좀 소개해볼까 합니다. 이북이 사실 많지가 않잖아요. 전자도서관도 처음에는 좀 이용해봤는데 볼만한 책이 별로 없어서.

가. 신영복 담론

신영복 교수님의 새로 나온 강의 책입니다. 강의했던 내용을 책으로 만든거라 읽기에 부담이 적은 편이지만, 내용 자체는 만만치 않습니다. 오랜 시간 조금씩 조금씩 읽어야 할 책입니다.

나. 유시민 글쓰기 특강

아주 쉽게 읽힙니다. 역시 글빨하면 유시민이죠. 내용도 실용적이고 도움이 될만합니다. 유시민이 요즘 다음 뉴스펀딩으로 글쓰기에 관한 글을 연재하는 게 있는데 이것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 이영도 단편선/ 이영도 SF 판타지 단편선

알라딘 한정으로 나온 이북입니다(아마도?) 이영도 단편선에는에소릴의 드래곤, 샹파이의 광부들 2편이 들어있습니다. 2,000원이니까 한 편에 1,000원 꼴입니다. 인터넷 상에서 본 적이 있는 단편일 수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어딘가에 올려져 있는 것을 봤습니다. 이영도 님의 신간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아쉬움을 달래줄 만한 단편입니다. 짧지만 재밌죠.

SF 판타지 단편선은 6편을 담고 있고, 5,000원입니다. 이쪽은 SF 쪽 단편들인데 역시나 괜찮은 작품입니다.

라. 비따비 vis ta vie

대기업 부장을 하던 40대가 회사에서 밀려나고, 이혼을 당하고... 결국 자살을 합니다. 깨어나니 중학교 때로 돌아가있네요 라는 환생물..........을 가장한 기업드라마입니다. 저 설정은 어디까지나 기업드라마를 쓰기 위한 설정일 뿐입니다. 대기업 부장까지 하던 사람이 과거로 돌아가서 중소기업에 입사합니다. 업무지식, 업무경험, 과거의 주요 사건에 대한 지식 등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을 대기업으로 만들어나가는 이야기입니다. 먼치킨류죠. 그런데, 간만에 제대로 된 먼치킨 기업드라마가 나왔네요. 이원호 작가의 '황제의 꿈'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마. 좌백 / 하급무사

그 좌백입니다. 무협계에서는 탑급의 작가이지만 연재중단 마공을 가진 작가죠. 하급무사... 대도오와 비슷한 느낌의 소설입니다. 말 그대로 밑바닥에서부터 주인공이 성장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좌백 특유의 루저형 영웅이 살아숨쉽니다. 다행이 하급무사는 4권으로 완결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2부격인 중급무사를 연재중이라는군요.

바. 같은 꿈을 꾸다 in 삼국지

삼국지의 한 인물이 되어 전장을 헤쳐나가는 이야기는 많이 있습니다. 만화로는 용랑전이 있죠. 이 소설에서 주인공은 원술 휘하의 무장 이풍의 아들로서 삼국지에 뛰어듭니다. 이풍이라, 원술이라 ㅎㅎㅎ 하필 왜 이런 설정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처음 들지만, 조금만 읽다보면 굉장히 세심하게 선택한 인물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인물, 배경을 택한 게 아닐까 합니다. 단순히 삼국지 패러디물이 아니라 당시의 시대상, 인물 등을 잘 버물려서 심도깊은 이야기를 꺼내듭니다. 주인공이 먼치킨이 아니라, 현대의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 좌절하고 고민하는 내용이 나와서 리얼리티가 느껴지는 수작입니다.

728x90
Posted by samworld
각종책들2015. 7. 1. 10:15
728x90

 

매년 하는 올해의 책 선정의 시간이 돌아왔군요. 올해는 117권을 읽었습니다. 권수는 매년 일정하게 유지되는 게 제 몸무게와 비슷합니다. 다이어트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술 한 잔 마시면 돌아오는 몸무게처럼, 책도 며칠 열심히 읽다가 미드라도 하나 잡으면 제자리걸음이 되어버리네요.

올해 만난 책 중 좋은 책 11권을 가져왔습니다. 베스트셀러도 있고 숨은 책도 있고. 무순입니다.

기생충 열전, 서민, 을유문화사

서민 교수는 기생충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이자 기생충을 인간들에게 소개하는 중매쟁이입니다. 솔직히 환영은 못 받는데, 재미는 줍니다. 환영하고 싶지 않지만 재밌으니 자꾸 만나게 됩니다. 우리 몸 속에 살고 있지만 잘 모르는 친구를 소개시켜 주는 책입니다.

외식의 품격, 이용재, 오브제

좀 품격있는 이야기를 해보죠. 외식의 품격이라는 책입니다. 부제가 '빵에서 칵테일까지 당신이 알아야 할 외식의 모든 것'이랍니다. 밥먹을 때 아는 척 하기 좋은 책이라는 뜻입니다. ​뭐 좀 재수는 없을 수도 있는데, 원래 품격이라는 게 그런 거잖아요. 음식에 대한 책을 컬렉션으로 만드는 중이라 관련 책들이 나오면 일단 읽어보는 편인데요. 이 책은 제목처럼 품격이 있습니다. ​교양용으로도 좋죠.

바실리스크 스테이션, ​데이비브 웨버, 폴라북스

​아너 해링턴 시리즈의 시작입니다.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명작 중 국내에 소개된 게 많지는 않은데요. 보르코시건 시리즈가 대표적이죠. 아너 해링턴 시리즈도 보르코시건 시리즈를 처음 집었을 때와 같은 재미를 안겨주었습니다. 후편이 언제 나올지 기다리게 하는 마력이 있네요.​ 왕립해군 소속 아너 해링턴 함장의 활약을 그린 작품입니다. 용감하고 지략에도 뛰어난, 사람도 잘 다루는 주인공입니다. 처음에 설정이 좀 복잡한가 싶지만, 이내 빠져들고 만드는 소설입니다.​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난다

작년 여러 매체에서 뽑은 올해의 책이었습니다. 수필인데, 게다가 대중적으로는 무명인 작가의 책이 올해의 책으로? 매체마다 칭찬이 가득했지요. 문장의 아름다움부터 글의 깊이까지. 궁금해서 읽었습니다. 과연, 이 책은.

다윗과 골리앗, 말콤 글래드웰, 21세기북스

말콤 글래드웰은 우리나라에서 잘 팔리는 경영 쪽 작가입니다. 사실 세계적으로도 잘 나갑니다. 그는 글을 매우 잘 씁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매우 재밌게 그리고 납득가능하게 보여주기를 잘합니다. 티핑포인트도 그랬고, 아웃라이어도 그랬죠.

이 책은 많은 조건이 열등한 자(다윗)이 어떻게 조건이 좋은 자(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는지, 실제 사례를 들어서 보여줍니다. 모든 경우에 다윗이 이긴다는 건 아닙니다. 골리앗을 이긴 다윗의 이야기를 통해 다윗의 가능성을 보여주는거죠.

제7일, 위화, 푸른숲

위화는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중국 현대 작가입니다. 제일 유명한 건 허삼관매혈기겠죠. 저는 그의 소설 형제, 그의 수필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를 좋아하는데요. 제7일은 소설입니다. 사람이 죽은 후 7일동안 과거와 현재를 돌아다니며 삶을 재구성하는 내용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중국 현실에 대한 뼈아픈 비판을 품고 있고, 한편으로 해학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열린책들

재밌는 외국 소설을 들여오는데 열린책들만한 출판사는 없는 것 같습니다. 초기 히트작 개미도 그렇고, 쥐스킨트 시리즈도 그렇고, 어디선가 듣도 보도 못한 외국 작가의 소설을 가져오는데, 와, 이게 뜻밖에 되게 재밌단 말이죠. 수백권의 책 중에서 몇 권 히트친 거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저만큼 내면서 다 망하는 출판사도 있거든요.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뽑아볼만한 복권입니다, 열린책들의 외국소설은.

베스트셀러 순위에 있는 저 책을 보고, 에이 제목 특이해서 마케팅 잘 뽑은 소설이겠지 라고 안보다가, 선물받아 읽게 되었습니다. 재미면에서는 투썸업 드리겠습니다. ​움베르트 에코의 바우돌리노를 연상시키는 입담과 구라가 일품입니다.

네메시스, 요 네스뵈, 비채

북유럽 스릴러의 선두 요 네스뵈의 스릴러 소설입니다. 춥고 건조한 북유럽 날씨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죠. ​얽히고 설킨 스토리를 반전에 반전에 반전으로 풀어버리는 속도감 좋은 소설이네요. 두껍지만 예비군 훈련 가서 첫날에 다 읽어버리게 하더군요.

​빌리 밀리건, 대니얼 키스, 황금부엉이

이제는 익숙해진 용어 다중인격자. 이 개념이 제대로 인정된 것은 불과 3-40년 전인 70년대 후반, 80년대 초입니다. 최초로 다중인격자로 인정받은 '빌리 밀리건'의 이야기입니다. 소재가 소재인만큼 어떤 소설보다도 흥미진진합니다. 성폭행 등 혐의로 잡혀온 범인, 그런데 그는 여러 가지 표정과 모습을 보여주는데.....

24중 인격자로 판명된 빌리 밀리건. 그의 수감, 치료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을 바탕으로 그의 인격이 형성되는 과정을 그립니다. ​다중인격이 어떤건지 이 책을 보면서 비로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10살 전까지 기본이 강한 아이로 키워라, 호소카와 마키코, 글담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고민하는 부모를 위한 책입니다. 저자는 어떤 선행학습보다는 아이를 기본에 충실하게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이제 6살이 된 큰 애가 있는 입장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입니다. 온갖 선행학습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뚝심을 발휘하게 도와줄 책입니다.

작은 친구들의 행성, 존 스칼지, 폴라북스

노인의 전쟁을 처음 보고 감탄했습니다. 간만에 보는 짜릿한 sf다 라고 하면서. 그 뒤로 존 스칼지 책은 나오는대로 읽었고, 출판안된 것은 원서로도 봤습니다만.... 노인의 전쟁만틈 경탄하게 하는 소설은 잘 없더군요. 이제 나왔습니다. 작은 친구들의 행성. 기대하지 않은 작품이 빠져들게 하네요. 새로 발견된 행성, 거기서 발굴 조사를 하는 주인공, 행성의 포유류.... 가 나오는 법정드라마입니다. 응?

sf에서 뭔 법정? 요리사가 너무 많다 같이 범죄가 발생하는 sf인가요? 범죄는 있습니다. 범인도 찾고요...근데 추리물이라고 보기는 어렵겠네요. 여기의 사건과 그 풀이는 사실 하나의 장치일 뿐입니다. 소설을 끌어가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무대를 선택한거죠.

재밌는 소설이지만, 사실 주제의식은 무겁습니다. 새로운 땅 발견했으니가 내꺼! 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디까지 정당한가? 생명과 지적능력이란 무엇인가 등등...

존 스칼지를 좋아한다면, 특히 그의 유머를 좋아한다면, 이 작품을 권합니다.​

728x90

'각종책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 웹소설, best 6  (0) 2016.01.14
2013 올해의 책, best 9  (0) 2014.03.28
2012, 올해의 책 best 10  (0) 2013.01.01
Posted by samworld
각종책들2014. 3. 28. 10:58
728x90
올해는 105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부서를 옮기면서 여름에 공백이 있었던 게 타격이 컸네요. 150권 정도는 읽었어야 하는데.

내년에는 좀 더 집중해서 읽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순위는 무순입니다.
 
 
 
총통각하, 배명훈, 북하우스
 
배명훈은 SF 소설 작가로 분류되지만, 공상과학이라는 의미의 장르소설 작가로만 규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의 SF는 현실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서 기능하고는데, 특히 이 소설에서 그런 성격이 두드러집니다. '총통각하'라는 제목부터가 '그 분'을 전제로 이 책이 쓰여졌음을 보여줍니다. '그 분'을 떠올리고 읽으면 소설이 더욱 재밌습니다.
 
소설이 나온 게 2012년 10월입니다. 출간할 때만 해도, 이 모든 일이 한 편의 소설로 남아, 2013년에는 그렇지 않겠지 하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2013년 12월에 이 책을 다시 읽어보면, 이 책의 후속편이 나와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왕각하'라는 제목으로.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위화, 문학동네
 
중국 작가 위화의 에세이집입니다. 위화의 소설 '형제'를 좋아하는데요. 현실을 세밀하게 포착하면서도 위트와 풍자를 넣어 당대의 모순과 문제점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이 에세이집에서도 그런 위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이 책이 출판되지 못했다고 하는데, 사회를 꿰뚫어보는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을 두려워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두려운 게 많은 정권은 금지하는 게 많습니다.
 
 
차일드 44, 톰 롭 스미스, 노블마인
 
영화 베를린 표절 의혹이 불궈졌던 소설입니다. 스탈린 치하의 소비에트 연방이 배경인데, 이 시기는 범죄가 발생하면 안된다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범죄는 타락한 자본주의에서나 있는 것이지, 위대한 사회주의에서 범죄가 발생하면 안된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하지만 범죄는 발생하기 마련이고, 정부는 이를 은폐합니다. 진실의 규명이 아니라 체제의 안전이 우선이 시대에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의 이야기입니다.
 
꽉 막힌 사회 분위기, 끔찍한 범죄 앞에서 무너지는 가정, 이를 지키지 않는 정부, 이 숨막히는 시대상을 작가는 적확하게 그려냅니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부부마저도 서로 의심해야 하는.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그 시대를 말입니다.
 
이런 분위기의 묘사 뿐만 아니라 스릴러 소설로서도 높은 성취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그 시대에서만 가능한 사건을 그 시대에 맞게 풀어냅니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민음사
 
하루키 월드는 원숙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황금가지
 
다카노 가즈아키는 13계단으로 국내 미스터리 팬들을 확 끌어잡은 적이 있었죠. 그의 최신작(?) 제노사이드는 인류의 근본적인 문제까지 파고들어 갑니다. 인류의 기원, 그리고 신인류의 탄생. 과연 인류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어마거대한 테마를 스릴러 기법으로 한 권으로 깔끔하게 풀어냅니다. 거장의 솜씨죠.
 
싸움은, 전쟁은, 제노사이드는 인류의 생존본능의 결과인가, 그렇다면 반대로 인류가 더 큰 힘에 의해 제노사이드 당해도 할 말이 없는 것인가? 이런 의문을 던지는 묵직한, 그러면서도 재밌는 소설입니다.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 전성원, 인물과사상사
 
저자 전성원은 계간 「황해문화」 편집장입니다. 기본적으로 글빨이 있는 사람이죠. 그는 현대 인류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데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헨리 포드에서 마사 스튜어트에 이르기까지 사소해 보이지만, 우리 일상을 구성하는 제품 등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위인전이나 성공기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들이 만든 제품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꾸어놓았는지,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어떻게 구축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거창하게 리뷰했지만, 글은 쉽고 재밌습니다.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 테드 창, 북스피어
 
과작이라는 점이 유일한 단점인 테드 창의 신작입니다. 그는 인공지능이라는 SF의 오래된 테마를 끄집어 내고, 이를 자본주의와 연결시킵니다.
 
여기 인공지능 상품이 있습니다. 가상 애완동물인 디지언트 라는 제품입니다. 사람들은 이를 사서 훈련시키는데, 인공지능이 장착된 디지언트는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떻게 훈련받느냐에 따라 개성을 가지는 인공지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흔한 인공지능 테마인데, 여기서 테드 창은 한 걸음 더 나갑니다.
 
디지언트는 어느 순간부터 잘 팔리지 않고, 회사는 더 이상 업데이트 지원을 거부합니다. 새로운 인공지능 상품이 시장에 출현하고, 디지언트는 버려집니다. 소수의 사람들이 자기가 키운 인공지능 애완동물에 애착을 느끼고 어떻게든 생명을 연장시켜 보려 합니다.
 
개성있는 자아를 획득한(혹은 그렇게 보이는) 디지언트가 자본주의의 논리에 따라 폐기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들은 하나의 지능체로 다루어야 할 것인가, 상품으로 소비하면 그만인가, 업데이트가 없어져 생명(?)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디지언트라는 종(?)의 멸종인가? 등등의 철학적인 질문들이 쏟아집니다.
 
어렵죠.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닙니다. 얇은 중편 정도이지만,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러나 언젠가 저 문제는 반드시 현실로 나타날 것입니다. 고민해볼 만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강신주/지승호, 시대의창


올해의 발견은 강신주입니다.  강신주의 저서 여러 권이 베스트셀러 차트에 올라와 있는데 이 책이 강신주의 매력을 잘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선정했습니다. 국내 유일의 인터뷰어 지승호와의 대담을 엮은 책입니다. 강신주의 사상, 내공, 지향점 등이 잘 드러납니다. 그의 테마는 '인문학'이고 그것은 '홀로서기'로 귀결됩니다. 유일무이한 존재로서 자기 두 발로 버텨설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꿈꿉니다.

국가와 사회가 강요하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는 요즘, 너 자신에게로 돌아가라는 그의 외침이 의미있게 들립니다.

지승호는 국내에서 제일 인터뷰를 잘하는 사람입니다. 전문 인터뷰어라는 개념조차 없는 이 나라에서 그만큼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해서 인터뷰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내면을 섬세하게 터치하는 건 김혜리가 좀 더 낫지만, 이론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지승호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의 경지, 고미야 가즈요시, 다산북스

이 책의 부제는 '당연한 일을 바보처럼 철저히 하라'입니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이 이 글에 선정된 다른 책들처럼 뛰어나거나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이 책에는 여러 내용이 적혀있지만 압축하면 저 부제문장 하라로 줄어듭니다. 그리고 저는 저 문장 하나로 이 책을 선정했습니다.

우리는 당연한 일은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대충 때우려고 하고, 그냥저냥 넘어가려 합니다. 하지만 프로라면, 당연한 일을 바보처럼 철저히 해야 합니다. 승패는 거기에서 갈립니다. 야구선수 양준혁이 위대한 것처럼 보이는 건 그가 세운 기록 때문이지만, 그가 그런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단 한 번도 1루까지 걸어서 나간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아웃당할 것 같은 타구를 날리고도 그는 1루까지 전력질주했습니다.
728x90

'각종책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4, 올해의 책 best 11  (0) 2015.07.01
2012, 올해의 책 best 10  (0) 2013.01.01
올해의 책, best 11  (0) 2012.01.30
Posted by samworld
각종책들2013. 1. 1. 02:10
728x90

 

 

 

 

하루 지나 올해의 책을 선정했습니다. 연말에 조금 바빴어요.

매년 올해의 책을 정리할 때면 더 좋은 책을 더 열심히 읽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느낍니다.

올해는 156권을 읽었네요.

아이폰 어플로 정리하는데 1년을 결산할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사회 분야 책이 예년보다 조금 더 많아졌습니다.

현실에서의 답답함을 책으로 풀었지 않나 싶습니다.

2013년에는 책으로 풀은 시원함을 현실로 보내고 싶습니다.

올해의 책, 순위는 따로 매기지 않았습니다.



노동의 배신 / 바버라 에런라이크 / 부키

 

 

 


노동의 배신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출판사
부키 | 2012-06-08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신자유주의시대의 빈곤 문제를 조명하다!긍정의 배신의 저자 바버라...
가격비교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실제 노동현장에 뛰어들어 노동현실에 대해 글을 쓰기로 결심합니다. 저임금 노동자들은 정말 게으른 것인지, 게을러서 그런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 속으로 들어갑니다. 시간당 7달러도 안되는 돈을 받으며, 그 돈을 가지고 생활이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해 저자는 여러 직업을 옮겨다니며 자신을 모르모토로 사용합니다.

결과는? 가난한 사람들은 게을러서 가난한 게 아니라 기본재산이 없어서 더 많은 생활비를 부담해야 하고, 몇 푼 안 되는 벌이에서 생활비를 내고 나면 변변한 약 한 번 처방받기 어려운 신세라서 가난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 우리 나라의 노동현실을 보고 싶다면 '4천원 인생'이라는 책을 추천합니다. 기자들이 바버라 에런라이크처럼 노동현장에 근로자로 들어가서 쓴 생생한 이야기가 넘쳐납니다.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 / 제임스 길리건 / 교양인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

저자
제임스 길리건 지음
출판사
교양인 | 2012-02-27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정치가 삶과 죽음을 가른다!정치와 죽음의 관계를 밝힌 정신의학자...
가격비교

 

 

 


 이 책의 부제는  '보수가 집권하면 왜 자살과 살인이 급증하는가'입니다. 여기에 모든 문제의식이 담겨있습니다. 저자는 정신의학자로서 자살과 살인의 통계를 살펴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미 공화당 집권기에 더 많은 죽음이 있다는 것을 말이죠.

 그는 의문을 가지고 파헤칩니다. 보수정권이 국민의 안전과 안보에 더 신경쓴다고 하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기는걸까? 치안강화, 강력한 처벌 등을 내세우는 보수정권에서 왜?

 그는 이 책에서 사회안전망, 연대의식 등이 사라진 사회가 어떻게 죽음을 불러일으키는지를 차분하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더 무섭습니다. 스며드는 죽음이 말이죠.

 지금 우리 현실에서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 / 빌 브라이슨 / 까치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

저자
빌 브라이슨 지음
출판사
까치 | 2011-03-2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우리가 집이라고 부르는 장소 뒤에 숨겨진 역사 속으로 떠난다!『...
가격비교



 빌 브라이슨은 입담 좋은 저자로 유명합니다. '나를 부르는 숲'에서 유머를 보여줬고, '거의 모든 것의 역사'에서 그 까다로운 과학지식을 아주 술술술 풀어내었었죠. 이 책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는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거의 모든 것의 역사'와 유사한 지식전달용 책입니다.

'사생활'이라고 해서 privacy를 다루는 것은 아니고, 우리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집, 집의 각 부분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보여줍니다. 주로 영국-미국의 역사를 바탕으로 쓰여져서 우리에게는 조금 낯선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지금 사는 곳이 서구의 주거구조라는 점에서 아주 많이 그러하지는 않습니다.

전혀 모르는 과학 이야기도 재밌게 읽게 해주는 저자인데, 우리가 머무는 집에 관한 이야기를 얼마나 재미나게 풀어 놓았겠습니까.


 음식전쟁 문화전쟁 / 주영하 / 사계절

 


음식전쟁 문화전쟁(한국문화총서 10)

저자
주영하 지음
출판사
사계절 | 2000-02-25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역사학과 문화인류학의 시각에서 음식과 문화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
가격비교



 음식에 관한 책은 무척이나 많습니다. 이 책은 그 중에서 음식과 문화의 관계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그 중에서도 당연히 우리 음식을 다루고, 또한 당연하게 우리 문화가 어우러집니다.

 우리 음식이 어떠한 문화적 배경에서 발전해왔고, 또 반대로 우리 문화가 음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아주 사적인 긴 만남 / 마종기, 루시드폴 / 웅진지식하우스

 

 




아주 사적인 긴 만남

저자
마종기 지음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 2009-05-18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외과의사 시인 '마종기'와 공학도 음악가 '루시드폴'의 가슴 따...
가격비교


 여기 미국에 사는 노시인이 있습니다. 다른 한편에는 유럽에서 공부를 하는 음악가가 있습니다. 둘의 공통점은 전혀 없습니다. 한국인이지만 둘은 사실 만나본 적도 없습니다.

 음악가는 노시인의 팬이었습니다. 그런 사실을 음악가가 하도 말하고 다녀서 노시인도 그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합니다. 유럽에서 미국에서 가끔은 한국에서 편지와 선물이 오고갑니다. 아주 사적인 이야기가 오랜 시간 동안 이어집니다. 그 만남을 기록한 책입니다.

 루시드폴을 그저 썰렁한 개그를 좋아하는 우수에 찬 음악가라고만 알고 있던 제게 이 책은 루시드폴의 감성과 마음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이름도 잘 몰랐던 마종기 시인의 글과 시를 읽으며 참으로 쉽게 읽히는 글의 아름다움을 배웠습니다. 

 보기 드문 서간문. 읽고 나면 글이 쓰고 싶어집니다.


 사라진 직업의 역사 / 이승원 / 자음과 모음

 


사라진 직업의 역사

저자
이승원 지음
출판사
자음과모음 | 2011-12-30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사라진 직업의 역사에서 일상의 욕망과 치열함을 엿보다!경계 간 ...
가격비교


 직업은 사회를 반영합니다. 지금 시대에 나뭇꾼은 없지요. 물지게꾼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한 때는 누군가의 밥벌이였고, 누군가의 노동이었습니다. 이승원은 근대, 신문물이 들어오던 시기 우리나라에 있었다가 지금은 사라져버린 직업의 역사를 기록했습니다.

 전화교환수, 변사, 물장수 등등. 한번쯤 이름은 들어봤지만 잘 모르는 그들의 삶을 당시 기록에 근거하여 복원합니다. 단순히 흥미의 대상이 아니라 직업인으로서 그들이 겪었던 희노애락을 담았습니다.


 암스테르담 한 달 여행자 / 백철현 / TERRA

 

 



암스테르담 한 달 여행자

저자
백철현 지음
출판사
TERRA | 2010-11-25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암스테르담의 낯선 여행객이 아닌 함께 하는 이웃으로의 이야기!『...
가격비교



 여행은 떠남이자 머무름입니다. 떠남과 머무름 사이의 기억이 여행입니다. 떠나야 여행이지만, 머무르지 않으면 여행이 아닙니다.

 저자는 한 달 동안 암스테르담에 머뭅니다. 처음에는 혼자, 나중에는 아내와 딸이 같이. 그가 하는 것을 여행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는 거기 머물렀고, 그저 있었습니다. 중고 자전거를 사서 한 달 동안 타다가 다시 중고로 팔고 떠나는 게 결국 그의 한 달 여행의 전부일지도 모릅니다.

 떠남보다는 머뭄에 방점이 찍힌 여행. 그런 여행을 한 번쯤 해보고 싶습니다.


 세계대전 Z / 맥스 브룩스 / 황금가지

 


세계 대전 Z

저자
맥스 브룩스 지음
출판사
황금가지 | 2008-06-1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가상의 미래를 그린 다큐멘터리 소설!맥스 ...
가격비교



 온 세상이 좀비, 그리고 벌어지는 전쟁. 좁은 공간에서 좀비로부터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다루는 게 보통의 좀비물이라면 이 책은 스케일이 지구 단위로 커졌습니다. 두두두둥. 온 세상이 좀비일 때 너는 어떻게 할래?

 이런 질문에서 시작하는 스케일 큰 좀비소설. 읽을 맛 납니다.


 파인만!  / 리처드 파인만 / 사이언스북스

 

 



파인만

저자
리처드 파인만 지음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2008-04-14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이자 최고의 이야기꾼, 리처드 파인만의 ...
가격비교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와 '남이야 뭐라하건'을 합친 파인만 서거 20주년 기념판입니다.

 리처드 파인만은 천재 물리학자이자 음악가이자 바람둥이이자 교수입니다. 이 정신없는 사람이라니, 물리 연구를 하러 브라질에 가서 드럼을 배워 축제에 나가는 사람입니다.

 과학자의 책인데, 과학 얘기는 조금밖에 안 나오고, 조금뿐인 과학 얘기마저 낄낄거리며 읽게 만드는 유쾌한 사람, 파인만 씨를 만나보세요.


 1만 시간 동안의 남미 / 박민우 / 플럼북스

 

 




1만 시간 동안의 남미

저자
박민우 지음
출판사
플럼북스 | 2007-07-05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롤러코스터보다 짜릿한 남미 방랑기! 열정에 중독된 어느 나그네...
가격비교


저자는 1만 시간 동안, 그러니까 계산하기도 힘들 만큼 오랜 시간을 남미 여행으로 보냅니다. 돈이 없으니 무전여행 수준으로 겨우겨우 몸만 가리고, 끼니만 때우며 남미를 넘나듭니다.

척 보기에도 고생스러울 것 같은 여행담이라면, 제대로 고생스러움을 우리가 느끼게 해줘야 하겠죠. 해줍니다. 이 책. 그의 여행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하는 동시에 그 여행이 얼마나 재밌는 것인지. 맨바닥에 헤딩하며, 좌충우돌하는 여행이 얼마나 근사한 것인지를 보여줍니다.

3권으로 된 책이니 책을 사거나 빌릴 때 한 번에 3권을 다 구하세요. 1권만 갖고 가면 후회합니다. 다음 권 읽고 싶어서.

 

728x90

'각종책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 올해의 책, best 9  (0) 2014.03.28
올해의 책, best 11  (0) 2012.01.30
올해의 책, 2010 best 13  (0) 2010.12.27
Posted by samworld
각종책들2012. 1. 30. 15:11
728x90


올해도 어김없이 best  책을 꼽아보는 시간이 왔습니다. 매년 이맘때쯤 읽었던 책 목록을 꺼내어서 한 권 한 권 되새겨 봅니다. 올해는 100여 권의 책을 읽었네요. 좀 적었습니다. 이런저런 일이 많고 11월에 거의 못 읽은 게 크군요. 내년은 좀 더 열심히 읽을거라 다짐하면서 best 책을 정리했습니다


-----------------------------------------------------------------------


11. 보통날의 파스타, 박찬일

보통날의파스타이탈리아에서체험한진짜파스타이야기
카테고리 요리 > 요리에세이
지은이 박찬일 (나무수, 2011년)
상세보기



 박찬일은 요리사입니다. 꽤 유명한 요리사죠. 유명한 요리사가 책을 쓰는 일은 흔히 있습니다. 음식에 관한 책은 뭐 많이 내지요. 이 책도 음식, 파스타에 대한 것입니다. 요리사가 쓰는 음식책이라는 게 뻔한 구석이 있습니다. 자기 자랑으로 일관하던가, 듣도 보도 못한 식재료가 나온다던가, 아니면 요리 레시피 정도죠.

 이 책 재밌습니다. 글을 잘 쓰시더라고요. 파스타에 대한 이야기인데 뻔하지 않고 흥미롭네요. 파스타에 들어가는 재료, 파스타에 대한 오해, 이탈리아 파스타 얘기 등등 여러 이야기를 맛깔나게 썼습니다.

 한 번 읽어보면 파스타 먹으러 가서 가볍게나마 툭툭 던질만한 이야기거리를 얻을 수 있을겁니다. 데이트용으로 좋겠죠.


 
10. 본격 제 2차 세계대전 만화, 굽시니스트


본격제2차세계대전만화.1
카테고리 만화 > 기타만화
지은이 굽시니스트 (애니북스, 2008년)
상세보기


 이 책은 패러디 만화의 진수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라는 가까우면서도 먼 때의 이야기를 만화로 풀어냈는데, 온갖 패러디가 등장하는 맛이 있습니다. 최훈의 삼국전투기 이후로 이렇게 제대로 된 패러디물은 또 처음이네요.

 게다가 패러디로서의 재미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담고 있는 내용도 어찌나 알찬지 말이죠. 2차 세계대전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좋은 입문서이기도 합니다. 물론, 패러디 때문에 진입장벽이 좀 있기도 하지만요.


9. 완벽한 가격, 엘렌 레펠 셸

완벽한가격뇌를충돌질하는최저가격의불편한진실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제일반
지은이 엘렌 레펠 셸 (랜덤하우스, 2010년)
상세보기


 경제학 책입니다만 어렵지 않습니다. 가격, 그 중에서도 최저가에 대해 다루고 있어요. 최저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최저가 전략에 숨은 음모는 무엇인지, 우리는 왜 최저가에 열광하는지 등등. 

 할인점과 아울렛이 일상화된 지금,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은 책입니다.


8. 마지막 행성, 존 스칼지

마지막행성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존 스칼지 (샘터, 2011년)
상세보기



 존 스칼지 우주 스페이스 3부작의 대단원이 내려졌습니다. 오오오. 얼마나 기다렸던지요. 3부작의 완결편답게 노인의 전쟁과 유령여단의 스토리를 이어받아 하나의 세계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 책은 이 책만으로도 의미있지만 3부작을 한 번에 읽어보셔야 합니다. 근래  sf 중 최고의 수작이지요. 재미는 기본이고요.


7. 동물원을 샀어요, 벤저민 미
동물원을샀어요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지은이 벤저민 미 (노블마인, 2011년)
상세보기


 여기 한 가족이 있습니다. 동물원을 사기로 결정했어요. 갑자기. 네. 뜬금없이요. 망해가는 조그만 동물원을 사서 다시 개장하기까지 고군분투의 스토리가 예상되죠? 네. 맞습니다. 고생 많이 합니다. 그런데 이 가족 꽤나 유쾌해요. 슬픈 일도 있었지만 그들은 동물원에서 새로운 희망과 기쁨을 발견합니다.

 다큐멘터리도 나와 있다는데 보고 싶군요.


6. 다이어터

다이어터.1:식이조절편건강한생활을위한본격다이어트웹툰
카테고리 건강 > 다이어트
지은이 네온비 (중앙북스, 2011년)
상세보기


 다음 만화 속 세상에 연재되는 웹툰입니다. 현재 2권까지 나왔고요. 작가 부부(연재 중에 결혼을 했죠. 얼마전에 ㅎㅎ)가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후 내년에 3부가 연재될 예정입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다이어트 이야기입니다. 수지 라는 이쁘지만 통통한(?) 여성이 살을 빼가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이런 류의 책으로는 보기 드물게 재밌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해서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됩니다.(물론 저는 실천을 못해서.....ㅜㅜ)

 먼저 한 번 다음에서 읽어보세요. 그러면 아마 바로 사게 될겁니다. 선물하기도 좋죠.


5. 미스틱 리버, 데니스 루헤인

미스틱리버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데니스 루헤인 (황금가지, 2005년)
상세보기


 영화로도 만들어진 명작이죠. 데니스 루헤인은 최고의 장르소설 작가 중 한 명이라서 그의 책은 언제든 꺼내들 수 있습니다. 이 책 또한 그렇죠. 

 실종사건. 단순한 실종사건이라 생각했지만 세 친구의 어린 시절과 연결되면서 사건은 점점 꼬여만 갑니다. 이 사건에는 슬픈 전설이 있어~~ 이런 식이죠.

 보세요. 이건 뭐. 와아... 깊이가 놀랍습니다.


4. 마이 코리안 델리,  벤 라이더 하우

마이코리안델리백인사위와한국인장모의좌충우돌편의점운영기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지은이 벤 라이더 하우 (정은문고, 2011년)
상세보기



 여름에 교보에서 3권의 책을 추천했습니다. 휴가철 들고갈만한 책으로 말이죠. 딸랑 3권, 휴가철에 읽을 책. 이거 쉽지 않은 추천입니다. 휴가철이라는 게 책읽기 좋은 환경은 아니고요. 여름이라 더워서 짜증도 많이 나는데 책이 재미도 없으면 욕먹기 좋죠.

 그런데 이례적으로 교보에서 이런 추천을 했단 말입니다. 십수년간 보아온 교보에서 이런 추천이라니... 그래서 한 번 읽어봤습니다.

 재밌네요. 추천할만 합니다.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델리 - 작은 구멍가게 같은 거죠 - 를 인수한 한국인 장모와 백인 사위의 이야기입니다. 한국인의 생활모습이 백인 사위의 눈에 의해 비춰지는데, 우리에겐 익숙하지만 그에게는 대단한 문화적 충격이었던 모양입니다. 문화적 충격 + 델리 경영의 어려움까지.

 좌충우돌 스토리가 재밌게 펼쳐집니다. 글을 원래 쓰던 사람이라서 글빨도 꽤 좋고, 쓱쓱 넘어갑니다.


3. 내 안의 물고기, 닐 슈빈

내안의물고기물고기에서인간까지,35억년진화의비밀
카테고리 과학 > 교양과학
지은이 닐 슈빈 (김영사, 2009년)
상세보기


 고생물학을 바탕으로 하여 인간의 몸이 어떻게 진화되었는지를 풀어내는 책입니다. 제목처럼 우리 몸에는 우리의 조상(?)인 물고기의 흔적들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과학책으로는 드물게 이해하기 쉽더군요. ^^ 이 쪽 분야가 워낙 어려운 책이 많아서요. 추천합니다.


2.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한창훈

인생이허기질때바다로가라내밥상위의자산어보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지은이 한창훈 (문학동네, 2010년)
상세보기


 힘들 때 있죠. 작가는 바다로 갑니다. 바다에서 갯것을 보고, 먹으며 힘을 얻습니다. 우리 바다, 우리 물고기 이야기입니다. 현대판 자산어보 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갯것을 잡고, 먹고, 살리는 이야기 속에 삶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성찰이 돋보입니다.



1. 내 어머니 이야기, 김은성

내어머니이야기.1
카테고리 만화 > 드라마
지은이 김은성 (새만화책, 2008년)
상세보기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1권만 나오고 이어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빨리 2권 좀 내주세요.

 판화를 연상시키는 그림 기법으로 작가의 어머니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어머니는 북에서 태어나 자라다가 월남한 실향민입니다. 힘들었지만 정겨웠던 고향녘 풍경이 잔잔하게 펼쳐지는데 읽고나면 가슴이 따뜻하면서도 먹먹해집니다.



728x90

'각종책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 올해의 책 best 10  (0) 2013.01.01
올해의 책, 2010 best 13  (0) 2010.12.27
[슈퍼괴짜경제학] '양'만 슈퍼가 된건가?  (4) 2010.01.08
Posted by samworld
각종책들2010. 12. 27. 12:39
728x90


2010년 한 해, 112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식객 세트를 한 권으로 치고, 이리저리 읽은 잡지는 제외했으니 그보다는 더 많겠지만 200권의 목표를 반나마 밖에 읽지 못했기에 구체적인 수치는 무의미하겠지요. 아이폰의 영향이 제일 큽니다.

 

매년 올해의 책, best를 선정했는데 올해는 조금 형식을 달리 하려 합니다. 올해 sf를 비롯한 장르소설을 집중적으로 읽은 관계로 그 쪽에 좋은 책이 참 많군요. 그래서 (장르소설을 제외한) 올해의 책, best 와 올해의 장르소설, best 로 나누어 올립니다.

 

 

----------------------------------------------------------------------------

 

13. 가난한 이의 살림집, 노익상, 청어람미디어


가난한이의살림집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노익상 (청어람미디어, 2010년)
상세보기

 

 마을 입구에 길가에 면한 집은 가난한 이가 사는 곳입니다. 마을 공동체에 편입되지 못하고 언제 어디로 떠나야 할 운명이 될지 모르는 자들은 마을 입구에 반쯤 엉덩이를 걸친 채 살아갑니다. 마을이라고 부르기도 곤란한 산골에는 몇 채의 집들이 띄엄띄엄 놓여 있습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농촌 풍경이 뭔지 모르는 것은 도시 아이들과 같지만 산골 아이들은 도시가 주는 안정감과는 거리가 먼,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바쁩니다.

 

 전통 주거라고 했을 때 우리에게 익숙한 이미지에서 한 발자욱 비껴간, 정착하려 하나 정착하기 곤란한 이들의 살림집을 담담한 사진과 글로 드러냅니다.

 

 

12. 불황의 경제학, 폴 크루그먼, 세종서적

 

불황의경제학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제이론 > 세계경제/국제경제
지은이 폴 크루그먼 (세종서적, 2009년)
상세보기

 폴 크루그먼의 경제학이 가장 정통한 경제학은 아니겠지만, 대학교 때 경제학 수업을 진저리내며 들었던 성수가 조금 진지하게 경제학을 다시 들여다볼 기회가 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창, 세상을 읽는 잣대로서의 경제학은 재미가 있군요. 전주성 교수님께서 청강을 허락해 주신다면 교수님 수업을 들어서 지식밭을 일구었으면 하는데 여대라서 어렵겠죠. 조교인 척 들어가볼까나.

 

 

 

11. 100도씨, 최규석, 창비


100도씨뜨거운기억6월민주항쟁
카테고리 만화 > 역사만화
지은이 최규석 (창비, 2009년)
상세보기

 

 현실을 버무려내는 최규석의 솜씨야 익히 알려진 바이지만, 6월 항쟁에 이르기까지의 모습을 바로 우리 곁의 이웃의 이야기로 그려낸 이 작품은 수작입니다. 민주투사니 뭐니 그런 게 아니라 그 시대에서 자연스럽게 운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부담스럽고 고개 돌리고 싶을지도 모르지만 이 또한 우리 시대의 한 모습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현재의 시공간에 던져놓은 이가 최규석입니다.

 

 

 

10. 짬, 주호민, 상상공방동양문고


카테고리 만화 > 웹툰/카툰에세이
지은이 주호민 (동양문고, 2006년)
상세보기

 

 주호민의 데뷔작, 짬은 군대 이야기입니다. 운전병으로서의 자신의 군경험을 조금은 유머러스하게 조금은 진지하게 그려낸 이 만화는 예비역들의 절대적 지지 속에 입대자의 필독서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저 자신도 짧은 훈련 기간이지만 이 책을 통해 추억을 되살릴 수 있었습니다.

 

 주호민의 최신작 '신과 함께'가 곧 단행본으로 나온다는데 이 또한 기대가 크군요. 2011년, 올해의 출판만화가 유력합니다.

 

 

 

9. 식객, 허영만, 김영사

 

식객세트(전27권)
카테고리 만화 > 요리만화
지은이 허영만 (김영사, 2010년)
상세보기

 뒤늦게 식객을 독서목록에 올렸습니다. 27권에 펼쳐지는 우리 음식 이야기. 다 읽고나면 아직도 다루어야 할 우리 음식이 많은데 벌써 연재를 끝낸건가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한식 세계화를 외치는 정부라면 다른 어떤 사업보다도 식객 연재 재개부터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잘 모르고, 우리가 사랑하지 않는 한식을 세계 누가 좋아할까요.

 

 

 

 

8. 대책 없이 해피엔딩, 김연수 김중혁, 씨네21


대책없이해피엔딩김연수김중혁대꾸에세이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김연수 (씨네21, 2010년)
상세보기

 

 김연수, 김중혁 두 작가는 고향 친구 사이입니다. 서로 작가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두 사람이 작가가 된 후, 씨네 21에 격주로 영화를 주제로 주거니 받거니 글을 연재합니다. 친한 사이에서만 나오는 진솔한 이야기가 둘의 입담으로 화려하게 펼쳐질 때, 이 책은 멋진 이중주가 됩니다.

 

 김연수, 김중혁 작가를 좋아한다면 필추입니다.

 

 

7.문명과 바다, 주경철, 산처럼

 

문명과바다바다에서만들어진근대
카테고리 역사/문화 > 세계사 > 세계사이야기
지은이 주경철 (산처럼, 2009년)
상세보기

 인문학의 대중화에 있어 주경철 님만한 분이 또 있을까요. 전문적 지식을 수려한 글솜씨로 잘 다듬어서 내놓은 그의 저작은 우리를 풍요롭게 했습니다 주경철 님께서 문명, 바다를 주제로 또 한 번의 인문학적 잔치를 열었습니다. 종전 책보다 조금은 수준이 더 깊어진 듯 배경지식이 없으면 읽기에 버퍼링이 걸리기는 하지만 그의 글빨은 우리를 학식의 바다로 이끌어줍니다.

 

 

 

6. 꿈에 그리던 여행 시리즈, 히라이 다카코, 홍익출판사

 

영국(꿈에그리던여행3)
카테고리 여행/기행 > 해외여행 > 유럽여행
지은이 히라이 다카코 외 (홍익출판사, 2004년)
상세보기

 일본인 일러스트레이터 2명이 유럽 여행을 떠납니다. 그들은 자신의 특기를 살려서 그림으로 여행을 기록합니다. 한 장 그리는데 서너 시간은 가볍게 지나가는 정성이 우리를 여행의 무대로 훌쩍 날아가게 합니다.

 

 동유럽, 이탈리아, 영국, 북유럽 이렇게 네 편의 여행기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5. 스님의 주례사, 법륜, 휴

 

스님의주례사행복한결혼생활을위한남녀마음이야기
카테고리 종교 > 불교 > 불교일반
지은이 법륜 (휴, 2010년)
상세보기

 소설에 친구가 건네준 책입니다. 법륜스님이 결혼을 앞둔, 결혼을 이미 한 부부에게 전하는 따뜻한 말씀입니다. 어찌 보면 고리타분하고 답답한, 뻔한 소리일 수 있지만 마음을 경건히 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을만한 책입니다.

 

 

 

4. 고등어를 금하노라, 임혜지, 푸른숲

 

고등어를금하노라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임혜지 (푸른숲, 2009년)
상세보기

 09년도에 각종 블로그에서 올해의 책으로 꼽힌 것을 보고 뒤늦게 읽었습니다. 독일남자와 결혼한 한국여자의 이야기라는 컨셉만 들었을 때는 인형 만드는 김영희 씨가 생각났지만 그와는 좀 다른 책입니다.

 

 이 책은 이방인과 결혼하여 이국에서 한국의 정서와의 차이를 느끼는 그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런 문화 간의 차이보다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인 결혼이란 무엇인가, 가족이란 무엇인가, 사회생활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답하는 책입니다. 그 답변과정에서 양국의 문화적 차이가 드러나지만, 이들 부부는 독일에서도 좀 특이한 부부에 속하기에 결국은 삶의 본질에 대한 한 견해를 보여주는 책이 되었습니다.

 

 책은 굉장히 유머러스합니다. 주체적 인간으로 만나 주체적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부부의 좌충우돌 결혼생활, 자신들은 남과 다른 모습으로 살면서도 막상 아이들이 남과 다른 길을 가려하자 잘못된 건 아닌가 하고 조바심을 내는 현실적인 모습이 과감없이 보여집니다.

 

3. 울기엔 좀 애매한, 최규석, 사계절

 

울기엔좀애매한
카테고리 만화 > 드라마
지은이 최규석 (사계절, 2010년)
상세보기

 올해의 출판만화로 뽑은 최규석의 '울기엔 좀 애매한'은 미술학원 입시반을 배경으로 가난하고 남루한 현실을 과장하지도 미화하지도 않고 보여줍니다. 현실에 기반하되 현실을 부정하지도, 현실에 분개하지도 않고 현실을 그대로 껴안는 최규석의 만화는 오히려 그 무덤덤함이 현실에 대한 인식을 더 날카롭게 일깨워 줍니다.

 

2.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알렉산드로 솔제니친, 민음사

 

이반데니소비치수용소의하루(세계문학전집13)
카테고리 소설 > 러시아소설
지은이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민음사, 1998년)
상세보기

 노벨상 수상자 솔제니친의 데뷔작을 이제서야 읽었습니다. 재밌더군요. 저 생생한 묘사를 보고 있으면 글이란 저런건데, 내 글은 재밌지도 않고 의미도 없으니 이걸 계속 써야 하나 하는 한탄만 생깁니다.

 

 구 소련, 어찌어찌한 이유로 수용소로 보내진 죄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통해 수용소의 막막한 현실과 그 안에서도 권력과 이익에 의해 일그러지는 인간군상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명저입니다.

 

1. 4천원 인생, 안수찬, 한겨레출판

 

4천원인생열심히일해도가난한우리시대의노동일기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학 > 사회학일반 > 사회비평에세이
지은이 안수찬 (한겨레출판사, 2010년)
상세보기

 읽고나서 한참을 먹먹하게 있어야 했습니다. 시급 4천원에 목매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많습니다. 그 돈 받으려고 수치심과 모멸감, 안전에 대한 위협을 감내하며 묵묵히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읽어보세요. 식당에서 빨리 달라고 소리치던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


728x90

'각종책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해의 책, best 11  (0) 2012.01.30
[슈퍼괴짜경제학] '양'만 슈퍼가 된건가?  (4) 2010.01.08
올해의 책, 2009 best 11  (6) 2009.12.23
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