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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01 드레곤 헤드 - 살아남기 위해
각종문화2009. 1. 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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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레곤 헤드는 오래전에 나온 만화입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갑자기 폐허가 되어버린 일본을 무대로 해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벌이는 생존투쟁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핵전쟁 등으로 파괴된 지구에서 살아남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간단할겁니다. 디스토피아적 분위기와 악과 공포에 대한 뛰어난 서술로 인기를 끄는 작품입니다.

 처음엔 10권 완결이라고 해서 좀 위험하다 싶었습니다. 초반에 풀어놓은 이야기를 수습하지 못하고 용두사미 꼴 나는거 아닌가 싶었죠. 그런 작품 많잖아요. 이것마저 그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렇지만 얘기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가 너무나 궁금하야 참을 수가 없어서 그냥 빌려왔습니다. 결과는? 만족스럽습니다. 장쾌한 스케일의 엄청난 작품까지는 아니지만 무리없이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갔더군요. 몇 가지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기는 합니다. 딱딱 맞아떨어지지 않고 모호('애매'라는 말은 일본에서 온 말이랍니다. 쓰지 맙시다)하게 처리되는 부분도 많습니다. 뭔가 보일 것도 같은데 잘 보이지않는 답답함이 있죠.

이 작품의 핵심적 주제는 '극한 상황에 놓였을 때 인간은 그 공포를 어떻게 이겨내고 선을 지킬 수 있는가?'입니다. 먹을 것도 없어지고 끊임없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인간은 내면에 숨어있던 본능을 표출하기 시작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아비규환이 되는거죠. 거기에 더해 절대적 재앙 앞에 왜소하기만 한 인간이 절감하는 절망이 사람을 미치게 만들어버립니다. 이 때 그렇게 적자생존의 모습을 보이는 것만이 인간일까요? 거기서도 선을 유지하고, 다른 사람과 협력해서 위기를 극복해낼 수는 없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저 자신도 그런 상황에서 win-win 전략을 취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아마 제 한 몸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겠죠. 더구나 공포.. 그건 아마 우리를 무릎꿇게 할겁니다.

그럼에도 작가는 희망적 메시지를 던져주려 합니다. 결코 포기하지 않는 것. 아무리 험악하고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버티는 것,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고 합니다. 그런가요? 이론적으로는 그러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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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