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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책들2009. 1. 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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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한가운데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나다니엘 필브릭 (중심,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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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다니엘 필브릭이 쓴 '바다 한가운데서'는 2000년 NYT선정 논픽션 최우수상을 수상한 책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감명깊은 책으로 꼽았다고 합니다(여기에 대해 혹자는 부시의 의견은 믿을만하지 못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이 책의 외관은 이렇습니다. 언뜻 보기에 꽤나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습니다만, 모든게 그렇듯이 자기가 직접 보고 그렇게 느끼지 않는 이상, 이 책의 외관적 평가는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책을 본 뒤에 제가 느낀건, 9000원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과 간만에 좋은 책을 읽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잘하면 이번 해에 읽은 책 best3 안에 들지도 모른다고 하시더군요. 어디까지나 '잘하면'이므로, 이후로 좋은 책을 읽지 않아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서론이 좀 길었지만,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책 얘기를 좀 하겠습니다. 이 책의 소재인 한 포경선 에식스호의 침몰은 실제로 허먼 멜빌의 소설 '백경'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포경선 에식스호는 고래잡이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낸터컷에서 1819년 출항하여 고래를 잡다가 거대한 향유고래의 공격을 받아 배가 침몰하고 맙니다. 여기서부터 그들의 험난한 약90일간의 표류가 시작됩니다. 거대한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20명의 선원들은 세 개의 작은보트로 나뉘어서 하루에 약500kcal-남자 성인의 필요한 하루 에너지 섭취량은 약 2500kcal이며, 여자의 경우 약 2000kcal입니다-의 건빵과 물 한잔으로 생활합니다. 그러나 이것도 나중에는 식량부족으로 인하여 더 줄이게 됩니다. 표류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식량이 부족하게 되어 죽은 사람의 고기를 먹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한 보트에서 다른 사람이 살기 위하여 제비를 뽑아 그를 죽여서 잡아먹습니다.

 대충 눈치채셨겠지만, 이 책은 기본적으로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극한 상황에서 리더쉽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보여 주죠. 식량이 어느 정도 남아 있을 적에는 사람이 죽어도 바다에 수장시켰던 이들이, 식량이 부족해지자 사람이 죽으면 으레껏 그들의 식량으로 사용합니다. 또, 20명의 선원은 각각 7명(리더: 폴라드선장), 6명(리더:오웬 체이스-1등항해사), 7명(리더: 조이-사망->핸드릭스)으로 나뉘어 3보트에 탑승하게 되는데, 어느 보트에 탔는가에 따라 표류 상황과 생존자의 숫자가 달라집니다. 약간은 우유부단하고 너그러운 리더였던 폴라드의 보트에서는 나중에 식량이 부족해 제비뽑기를 통해 사람을 잡아먹는 사태까지 갔으며, 지나가던 배에 우연히 구조되었을 때에도 이들은 동료의 뼈에서 나오는 골수를 빨아먹기에 여념이 없는 정신착란 증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엄격하면서도 끊임없이 동료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리더인 체이스의 보트는 구조되기 전날까지 건빵이 남아있었고, 죽은 동료의 고기를 먹었을 뿐입니다. 또 멀리서 배를 보고 구조를 요청하는 적극성을 보였구요. 병치레를 하던 조이의 보트는 조이가 식량단속을 하지 못하면서 가장 먼저 식량이 떨어졌습니다.

 생존자 수 역시 각 보트가 차이를 보이는데 선장의 보트는 7명중 2명이, 체이스의 보트에서는 6명중 3명이 살아납니다. 핸드릭스의 보트는 아직까지도 소식이 없습니다. 다만 두시 섬에서 네 개의 유골을 실은 보트가 도착했는데, 이 보트를 이들로 추정할 뿐입니다. 나머지 생존자 3명은 무인도에 남았던 자들입니다. 표류 도중 세 보트는 각각 헤어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핸드릭스의 보트역시 폴라드의 보트와 같은 과정, 즉 죽은 사람의 고기를 먹다가 제비를 통해 살아있는 사람을 죽여서 음식으로 사용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한 명이 남아 그 역시 바다 한 가운데서 죽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섬찟하더군요. 이처럼 각각의 보트에서는 공통적으로 기아 상태에 직면한 인간의 본성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일률적인 결말을 맞이하지는 않습니다. 각 보트가 맞은 결말의 차이는 운명의 차이라기보다는 각 리더의 리더쉽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더쉽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입니다.

 글이 너무 많이 길어졌습니다.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았나봅니다. 몇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어디까지나, 이 이야기는 실화이며, 작가에 따라 나름대로의 각색과 해석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 책 역시 약간의 과장이 섞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필브릭은 생존자들의 일기와 그들의 저서를 바탕으로 나름대로 객관적인 입장에서 서술해 나갔습니다. 먼저, 어디까지나 이 이야기는 실화이며, 작가에 따라 나름대로의 각색과 해석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 책 역시 약간의 과장이 섞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필브릭은 생존자들의 일기와 그들의 저서를 바탕으로 나름대로 객관적인 입장에서 서술해 나갔습니다.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은 에식스호 선원들과 같이 극한 상황에 쳐했던 다른 사건의 경우와, 극한 생황에서의 인간 행태에 대한 각종 조사자료를 함께 서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말 끝내야겠는데요, 요즘 같이 더운 여름에 '바다 한가운데서'를 읽으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인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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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