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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01 검은 사기 - 법대생에게 강추 만화
각종문화2009. 1. 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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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세 가지 종류의 사기꾼이 있다. 돈을 뜯는 백로. 몸까지 뺏는 홍로. 그리고 백로와 홍로를 등쳐먹는 흑로. 이 만화는 흑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기꾼을 속이는 사기꾼. 프로 위의 프로. 기는 놈 위에 뛰는 놈이다.


법대생에게 적합한 만화라고 하면 '검사 마루쵸'같은 것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법대생이라면, 법조인이 되려면 검사나 변호사보다는 오히려 범죄자에 대한 만화를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파산법'을 가르치셨던 서울고법의 판사님께서는 사법시험에 붙고 나면 사법연수원에 가기 전에 3가지를 하라고 말씀하셨다.

영어, 컴퓨터 그리고 통속소설 읽기. 앞의 두 개는 누구라도 수긍할 수 있는 것이지만 마지막 하나는 좀 의아한 것이었다. 판사님께서는 세상 물정을 모르고서, 사람의 심리를 모르고서 무슨 법을 다루겠느냐며 저런 소설을 많이 읽어야 물정에 밝아진다고 말씀하셨다. 맞는 말씀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 '검은 사기'는 법대생이 읽으면 아주 좋은 만화다. 각종 사기 수법이 세밀히 묘사되며 그걸 잡아내는 모습까지 보여주니 금상첨화다. 게다가 이 사기수법들은 허구로 지어낸 것이 아니다. 일본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기 사건을 가지고 극화한 것이라 리얼리티도 뛰어나고, 우리 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사기 수법들이다.

그렇다고 법대생만 봐야 하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일반인이 봐도 좋은 만화다. 법대에 다니다 보니 가끔 법률 자문같은 것을 요청받을 때가 있는데 그 중에는 통신판매나 길거리 강매 같은 것들도 있고, 사기도 있다. 그럴 때면 어떻게 해결해줄 방법이 없어 답답해지고는 하는데 이 만화를 보고 어떤 게 사기 수법인지, 어떻게 속이고 들어오는지를 깨달을 수 있다면 아무 것도 모르는 백면서생을 붙잡고 하소연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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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