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책들2009. 12. 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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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클턴의 위대한 항해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알프레드 랜싱 (뜨인돌출판사,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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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남극대륙 횡단을 시도했던 새클턴과 그의 탐험대에 대한 이야기이다. 야심만만하게 원정을 떠났던 그들이 빙하에 갖혀 고립되고, 배가 완파된 상황에서 극적으로 살아남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이야기는 더욱 극적인 것은 탐험대 전원이 1년간의 서바이벌 기간 동안 한 사람도 죽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족한 식량, 구조받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절망, 거친 빙하와 바다와의 싸움 등 수십명에 달하는 탐험대원들이 죽을 위기는 수없이 많았다.

그러나 이들은 한 명도 죽지 않았다.

한 명이 동상으로 한 발을 잃어야 했지만 그 정도 희생만으로 전원 생환한 것은 기적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관심을 가졌다.


책은 재밌었다. 3시간 정도만에 완파했다. 평소 스피드보다는 떨어지는 것이지만 이동 중에 지하철에서 읽었다는 것과 일부러 속도를 좀 줄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한달음에 읽어내렸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재밌게 볼만한 책이고, 여기저기서(신문 서평을 포함해서) 강한 추천과 지지를 한 터라 이하에서는 아쉬었던 점을 쓰겠다.


 가장 큰 것은 새클턴의 리더쉽에 대한 서술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1년동안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팀을 이끌고 생환이라는 목적을 달성해낸 새클턴의 리더쉽이 부각되지 못했다.

위기와 갈등의 순간에 새클턴이 팀원들을 어떻게 격려하고, 어떻게 동기를 부여하며, 어떻게 갈등을 풀어냈는지 보다 자세히 서술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몇 가지 찾아볼 수 있기는하다. 새클턴은 팀원의 조직을 짤 때 개인간의 상성과 개인의 특성을 고려했다.

서바이벌 과정에서 갈등은 모두의 죽음을 초래할 뿐이라고 생각해서 갈등을 사전에 억제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또 그는 낙천주의로 사람들을 격려했으며 이는 오랜 기간 지친 팀원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다.


그러나 새클턴은 모든 면에서 탁월한 지도자는 아니었다. 그의 상황 파악 능력과 대처 능력은 사실 그다지 믿음직하지 못했다.

몇몇 실수에 대해 팀원들은 불만을 가졌으며 이는 서바이벌 기간 동안 잠재적 갈등 요인이 되었다.

요컨대 새클턴은 리더로서 필요한 능력 중 인간관계 측면에서는 탁월한 능력을 가졌으나 위기관리 능력은 좀 떨어진 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책의 서술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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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각종문화2009. 1. 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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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레곤 헤드는 오래전에 나온 만화입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갑자기 폐허가 되어버린 일본을 무대로 해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벌이는 생존투쟁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핵전쟁 등으로 파괴된 지구에서 살아남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간단할겁니다. 디스토피아적 분위기와 악과 공포에 대한 뛰어난 서술로 인기를 끄는 작품입니다.

 처음엔 10권 완결이라고 해서 좀 위험하다 싶었습니다. 초반에 풀어놓은 이야기를 수습하지 못하고 용두사미 꼴 나는거 아닌가 싶었죠. 그런 작품 많잖아요. 이것마저 그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렇지만 얘기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가 너무나 궁금하야 참을 수가 없어서 그냥 빌려왔습니다. 결과는? 만족스럽습니다. 장쾌한 스케일의 엄청난 작품까지는 아니지만 무리없이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갔더군요. 몇 가지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기는 합니다. 딱딱 맞아떨어지지 않고 모호('애매'라는 말은 일본에서 온 말이랍니다. 쓰지 맙시다)하게 처리되는 부분도 많습니다. 뭔가 보일 것도 같은데 잘 보이지않는 답답함이 있죠.

이 작품의 핵심적 주제는 '극한 상황에 놓였을 때 인간은 그 공포를 어떻게 이겨내고 선을 지킬 수 있는가?'입니다. 먹을 것도 없어지고 끊임없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인간은 내면에 숨어있던 본능을 표출하기 시작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아비규환이 되는거죠. 거기에 더해 절대적 재앙 앞에 왜소하기만 한 인간이 절감하는 절망이 사람을 미치게 만들어버립니다. 이 때 그렇게 적자생존의 모습을 보이는 것만이 인간일까요? 거기서도 선을 유지하고, 다른 사람과 협력해서 위기를 극복해낼 수는 없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저 자신도 그런 상황에서 win-win 전략을 취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아마 제 한 몸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겠죠. 더구나 공포.. 그건 아마 우리를 무릎꿇게 할겁니다.

그럼에도 작가는 희망적 메시지를 던져주려 합니다. 결코 포기하지 않는 것. 아무리 험악하고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버티는 것,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고 합니다. 그런가요? 이론적으로는 그러하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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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