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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07 서재 결혼시키기 -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무릎을 칠만한
각종책들2009. 1. 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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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결혼 시키기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앤 패디먼 (지호,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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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책에 대한 책'이다. 세상에는 책이 많다보니 '책에 대한 책'도 있다. '책에 대한 책'이라...이런 책을 읽을 때면 마니아들끼리만 통하는 은밀한 공모가 떠오른다. 어떤 분야에 정통하거나 몰두한 마니아들끼리는 그들끼리만 통하는 이야기가 있는 법이다. 다른 사람은 그게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고, 별 재미도 없어보이는 이야기를 그들끼리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 낄낄거린다. 그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아니라 그것에 몰두하면서 느꼈던 경험같은 것이 그렇다. 지식이야 문외한이라도 책 몇 권 읽어 말할 수 있지만 몰두의 경험과 에피소드는 푹 빠진 사람만이 이야기할 수 있다. 진짜 좋아하는지, 좋아하는 척 하는지를 구분하는 잣대는 지식의 양이 아니라 자잘한 에피소드들이다.

예를 들어 소리 마니아라면 좋은 스피커의 재원과 특성을 줄줄이 외우기보다는 자기가 정말 갖고 싶은 스피커를 사기 위해 고생했던 일을 열띠게 얘기할 때 그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공감하며 무릎을 친다면 듣는 당신 또한 마니아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 '서재 결혼시키기'를 쓴 앤 패디먼은 마니아라고 할 수 있다. 책 마니아. 그녀의 생활에서 책을 빼면 아무 것도 없으며 책은 그녀의 삶 그 자체이다. 책에 대한 수많은 에피소드 - 그것도 너무나 맛깔스럽고 재기가 넘치는 - 를 책 한 권 분량으로 풀어낸다는 것은 책을 정말 좋아하고, 책을 아끼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그런 점에서 나 또한 책 마니아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내 무릎이 남아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말이다. 어찌나 그렇게 내 얘기같은지... 내가 실제로 해보지 않은 - 게다가 해볼 수도 없을 것 같은 - 경험을 읽을 때에도 나는 연신 무릎을 치고 있었다. 그저 막연히 '그러겠지..'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맞아, 맞아 그런거야'라고 생각하는 것. 해보지도 않은 일이 너무나 쉽게 상상이 되고, 가슴 속에 파고드는 것. 이런 경험 참 쉽지 않은데 이 책을 읽으며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책에 대한 책'을 여럿 읽어보았지만(이런 책이 꽤 된다는 것은 그만큼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증거겠지?) 이 책만큼 가슴에 스며드는 책은 없었다. 한 번에 여러 권을 동시에 읽는 성수가 손에 잡자마자 바로 읽어치워버린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일거다. 당신이 책을 좋아한다면, 나름대로 책 마니아라고 생각하다면 이 책 강력추천이다.

ps.내게 어느 집에 양자로 들어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리고 내 맘대로 양가를 고를 수 있다면 패디먼 家에 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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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읽으면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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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책마을을 가다
카테고리 여행/기행
지은이 정진국 (생각의나무,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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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는 여러 책마을이 있다. 지방의 시골 마을이 지역경제 발전과 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해 책마을을 경쟁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헤이온와이가 가장 유명하다. 이런 책마을을 저자가 하나씩 찾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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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