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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25 [향수] 소설과 영화의 비교
각종문화2009. 11. 2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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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상세보기

향수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파트리크 쥐스킨트 (열린책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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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향수'는 냄새를 맡고, 기억하고, 분류하는데 천재인 그루누이의 이야기다. 냄새로 세상을 재구성하는 그가 어떻게 향수에 매료되었는지, 향수를 만들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지, 향수로 어떻게 사람들을 현혹시키는지를 그리고 있다.


  소설 '향수'의 이야기는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이다. 영화 '향수'는 소설 향수의 부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냄새천재 그루누이보다는 살인자 그루누이에 방점이 찍혀 있다.


  소설에서도 그루누이는 살인을 한다. 향수를 얻기 위해서다. 아니, 정정한다. 그루누이는 향을 간직하고 싶었고, 그 방편으로 향수를 만든 것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붉은머리 소녀의 향을 정착시키기 위해 그녀를 죽인다.


  영화에서는 조금 다른 시각을 편다. 그루누이는 향수제조인에게 들은 최고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12명의 여인을 죽이고, 마지막 13명째로 그녀, 로라를 죽인다. 그루누이는 최고의 향수를 얻기 위해 사람을 죽인다.


  즉, 소설에서의 그루누이는 향(냄새)라는 자기의 타고난 운명을 끝까지 추구하다가 살인까지 하게 된 것이라면, 영화에서의 그루누이는 최고의 향수(전설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의식적으로 살인을 한다.


 소설에서는 살인이라고 해도 별로 살인같지 않았다면, 영화에서는 살인 장면이 계속 묘사되면서 살인자로서의 그루누이가 적극적으로 드러난다.



  이렇게 방점을 달리 찍다보니 영화 향수는 향수의 완성이라는 하나의 길을 향해 달려가며 필요없는 잔가지는 다 쳐내게 된다. 원작을 2시간만에 압축해내기 위해 취한 결정이겠지만 그 결과 냄새의 천재라는 그루누이의 속성은 사그러들고, 목적을 위해 살인까지 불사하는 살인자의 초상만 남아버린다.



  우리가 소설 향수에 매혹됐던 것은, 냄새에 대해 천부적인 재질을 가졌던 그루누이가 자신의 소명에 충실한 삶을 극한까지 이루다가 허무함을 느끼는 그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영화 향수는 좀 아쉬운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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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