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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13 창천항로 - 조조 중심으로 삼국지를 재해석한
각종문화2009. 1. 1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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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천항로 28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이학인 (대원씨아이(주),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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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만화 '창천항로'는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삼국지를 '조조'중심으로 그려낸 만화입니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한 작품이다보니 이를 바탕으로 한 것들도 엄청나죠. 그중에서 '유비' 중심의 삼국지에 반발하여 '조조' 중심으로 새롭게 삼국지를 해석하는 작품의 수도 꽤 많습니다. 조조가 너무 저평가되었고, 유비는 낡은 시대의 잔재에 집착한 인물에 불과하다는거죠. 대표적으로는 '고우영 삼국지', '이문열 평역 삼국지'등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식의 작업은 우리 나라 뿐만이 아니라 한중일 3국에서 공통적으로 있어왔습니다. 이문열은 자기가 새롭게 시도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조조를 재평가하는 작업은 끊임없이 있어왔죠. 이 작품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만화 '창천항로'에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먼저 '창천항로'는 정사를 중심으로 그린다는 겁니다. 유비 편을 들게끔 만들어진 '삼국지연의'에 근거해서가 아니라 아예 새로운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이문열은 '삼국지연의'를 바탕으로 조조를 띄우려 했기 때문에 평역이라는 짓거리를 할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소설적 재미를 떨어뜨리며 글의 흐름을 자르게 되었던 것과 비교할 때 '창천항로'의 이런 전략은 무척 현명한 것이라 할 것입니다. '창천항로'의 작가는 정사를 바탕으로 해서 자신의 상상력을 가미해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극적 재미와 조조에 대한 새로운 평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창천항로'는 삼국지연의에서 조조가 비난받을 수 밖에 없는 여러 사건들을 조조 입장에서 새로이 구성하여 멋지게 돌파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조조의 잔인함과 냉정함을 보여주는 '여백사 일가 살인사건'에서 이문열은 그걸 번역한 후에 정사를 좀 인용해서 조조에 대한 비난을 희석시키려 하지만 '창천항로'에서는 여백사를 실제로 죽인 것이 아니라 죽은 것처럼 속이고서 여백사를 조조의 대업을 돕는 그림자 지원 세력으로 만들어버립니다. 그럼으로써 조조의 준비성과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드러낼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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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