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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31 익살과 풍자로 풀어보는 프랑스 혁명 - 혁명만세
각종책들2009. 7. 3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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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만세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마크 스틸 (바람구두,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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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속 역사는 딱딱하다. 연대가 나오고 간단한 설명 몇 줄과 평가가 좀 따르고, 그걸로 끝이다. 중요한 사건일지라도 한 페이지를 넘기 힘들다.

 실제 역사는 뜨겁다. 사람이 산 기록이 역사일진대 후대에까지 기억되는 사건이라면 뜨거운 사람냄새가 날 수밖에 없다.

 교과서로만 역사를 접한 사람은 역사의 뜨거움을 모른다. 의미없는 연대 외우기로만 역사를 생각한다. 6월항쟁도 100년쯤 뒤에는 "자. 87년 6월. 이걸 외우란 말이야. 너희한테 몇 일까지 외우라고는 안해. 그래도 6월이라는 것은 알아야겠지. 6월 항쟁이잖아." 이렇게 역사 시간에 한 줄로 요약되고 있을거다.

 그런 사람들에게 팔딱거리는 역사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 나왔다. 사건을 풀어풀어 그 뜨거움을 조금이라도 느끼게 해줄 책이다. 혁명만세다.

 이 책 시종일관 낄낄거리면서 읽게 된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같은 영국식 유머가 일품이다. 그의 유머는 낄낄거림에만 그치지 않는다. 날선 풍자는 프랑스 혁명을 비꼬는 척하면서 현실을 뒤집어버린다. 그 적나라한 말투란 사람 속을 시원하게 해준다. 공포정치로 기억되는 로베스 피에르, 독살당한 한 장의 그림이 떠오른 마라의 인간적인 모습도 알 수 있다. 
 
 책에서 아쉬운 것은 하나뿐이다. 풍자와 비꼼은 원본을 정확히 알 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비꼬는 대상을 몰라서야 웃을 수 없다. 문제는 그거다. 내가 프랑스혁명을 잘 모른다는 것. 그러다보니 저자의 농담이 어디까지 농담이고 진실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종횡무지 슥슥 베어대는 그의 글솜씨 때문에 이런 혼동은 더 커진다.

 그럼 결국 이 책의 결점은 나의 결점이다. 건조하게 자세히 프랑스혁명을 다룬 책을 한 권 더 읽어서 고쳐야 할 약점이다. 풍자를 뺀 혁명만세가 한 권 있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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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