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문화2012. 4. 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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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2012)

Nameless Gangster : Rules of Time 
8.1
감독
윤종빈
출연
최민식, 하정우, 조진웅, 마동석, 곽도원
정보
범죄, 드라마 | 한국 | 133 분 | 201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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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빈 감독은 설정에 능하다.

 

 

데뷔작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는 군대를 배경으로 폭력과 강압의 내재화를 보여주었다. 순박한 청년도 계급물이 들면 죄의식 없이 후임병을 갈굴 수 있는 곳, 폭력과 강압이 정당화, 이상화되는 공간으로서 군대는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펼쳐보이기에 최고의 무대였다

 

'비스티 보이즈'는 어떤가. 욕망의 뒤틀임을 보여주기 위해 선택한 무대는 청담동의 호스트바. 성을 무기로 욕망을 추구하는 이들의 모습이 잘 표현되었다.

 

그가 선택한 새로운 무대는 80년대 부산이다. 부정부패가 자연스럽게 펼쳐지던 부둣가를 배경으로 조폭과 타락한 공무원이 등장한다. 그는 이 설정을 바탕으로 가족이니, 혈연이니 하는 자기합리화를 해대며 욕망을 거침없이 따라가는 한 남자를 보여준다.

 

법과 질서보다는 돈과 욕망이 우선되는 공간, 80년대 부산을 그가 선택한 까닭이다.

 

그렇다고 하여 80년대가 배경으로서만 기능하는 것은 아니다. 그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결국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지금이라고 달라진 건 별로 없으니까. 욕망을 쫒아가는 부나비같은 군상은 지금도 어디에나 있다.

 

혹자는 이 영화에서 가장으로서의 의무감, 부성애 등을 언급한다. 글세. 최익현에게 가족이란 자신이 비빌 언덕,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발판일 뿐이다. 그는 로비를 위해서는 할아버지의 형제의 9촌까지 찾아가서 '최씨 가문의 일원'임을 내세워서 끈을 이어가는 인물이다.

 

그는 가장으로서의 의무감에서 이 모든 일을 하지 않는다. 여동생 결혼을 위해 아내가 한 푼 두 푼 모은 적금통장을 여봐란듯이 주는 인간이 무슨 가장 노릇인가. 밥상머리에서 아들에게 영어단어를 테스트하는 것도 자식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자신의 미래를 담보할 자식의 성공을 원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그는 아들을 대한민국에서 제일 끗발나 보이는 자리인 검사를 시키고야 만다. 자신이 당했던 그 모든 것을 엎어누르기 위한 힘을 얻기 위해서.

 

이와 비견되는 것이 '우아한 세계'이다. 이 영화에서 송강호가 맡은 조폭이야말로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월급쟁이처럼 되어버린 건달이다. 직업이 건달일 뿐, 그는 보통의 가장들처럼 직장에서 치이고 집에서는 인정못받는 비루한 삶을 살아간다.

 

최익현은 세관에서 짤렸지만, 세관에서 일할 때 추구했던 돈에 대한 욕망을 새로운 자리에서도 여전히 추구한다. 그걸 위해서 가족도 팔고, 혈연도 팔고, 조카뻘 되는 하정우도 배신한다.

 

이렇듯 혈연은 그에게 목표가 아니다. 비빌 구석, 눙칠 구석. 자기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눈길 한 번 주지 않을 그런 나부랭이다. 혈연은 그에게 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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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