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출세나 돈에는 별 관심이 없다. 대학에 들어와 많은 경험을 하면서 나는 내 가치관을 확 바꾸어버렸고, 그 결과 흔히들 인생의 목표라고 삼는 명예, 돈, 같은 것에는 흥미를 잃었다. 아마도 고등학교 때의 나였다면, 그 때의 나였다면 나는 지금쯤 연수원에 있어야 할 것이다. 그 때는 출세 같은 것에 꽤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면 아마도 주위에서 기대하는 것은 사법고시를 패스해서 판검사 또는 변호사가 되어서 출세하는 것이 될 것이다. 어른들의 기대는 그런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기대를 잘 따라갔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런 것에 목표를 두고 있지 않고, 나는 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시험은 계속 보고 있지만 그것은 내가 생각하고 있는 목표를 이루어나가는 과정에서 그것이 어떤 디딤돌이 되어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다. 돈도 그렇다. 주식투자를 하고, 재테크 공부를 하고 있지만 그것은 돈에 휘둘리고 싶지 않아서 하는 것일 뿐이다. 돈이라는 변수에 의해 내 인생이 좌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돈이라는 것에 가지는 흥미 같은 것도 있다. 어쨌든 출세, 명예, 권력, 돈 같은 것은 내게 있어 하나의 수단 정도에 불과할 뿐 목표는 아니다. 그런 것에 내 인생을 거는 것은 재미없다.
내가 지금 살아가는 이유는, 세 개의 화두를 풀기 위해서다. 중학교 때부터 품었던 두 개의 화두와 최근에 추가된 하나의 하두, 이렇게 세 개의 화두에 대한 답을 얻어가는 과정이 내 인생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이 화두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 공부라고 해서 고시공부는 아니다. 인생 공부다. 인생 공부는 경험을 통해, 부딪쳐가면서 한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살고 있다. 다양한 경험을 쌓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반응을 체크한다. 그 반응에는 다른 사람의 것 뿐만이 아니라 내 반응도 들어간다. 내가 하는 일에 내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본다. 에고, 이드 , 슈퍼 이드 의 구별 같은 것은 아니다. 나는 마음을 들여다본다. 내 마음을. 내 마음은, 내 의식은 나도 모르는 형태로 반응한다. 이렇게 마음을 들여다봄으로써, 경험을 통해 깨달아감으로써, 다른 사람을 관찰함으로써 내 화두는 하나하나 그 속살을 나에게 보여준다. 그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다.
이렇게 살아가는 나를 보고, 세상은 뭐라 할지도 모른다. 한심하다고, 그건 나쁜 짓이라고, 정신 차리라고 그런 말을 할 수 있다. 뭐, 그러던지. 세속의 잣대에는 그닥 관심없다. 내가 세속의 잣대에 관심을 가진다면 그건 세속의 잣대를 하나의 촉매 내지는 실험 도구로 활용하여 내 세번째 화두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 세속의 잣대는 딱 거기까지만 의미있다. 그러고보면 출세, 돈 같은 것도 아주 쓸모가 없지는 않다. 그래서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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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세 개의 화두가 뭐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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