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은 신부를 위한 이벤트다. 신부가 돋보여야 하고, 신부가 아름다워야 하는 이벤트다. 신랑은 신부 옆에 서 있기만 하면 된다. 아니, 서 있을 필요도 없다. 앉든 눕든 신부 옆에만 있으면 된다. 신부를 돋보이게 하려는 미학적 이유와 결혼의 성립요건이라는 법적인 이유만이 결혼식장에 신랑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그래서 신랑에게는 턱시도 선택권이 없다. 신부가 맘에 들어하는 웨딩드레스 샾에 걸려 있는 턱시도 중에서 사이즈 맞는 것을 갖다 입으면 그걸로 족하다. 신랑에게는 구두 선택권도 없다. 신부가 고른 웨딩드레스를 돋보이게 할 신부의 키높이 구두에 맞추어 신랑의 적정한 키가 결정되고 그에 따라 신랑의 구두도 결정된다.
반면에 신부에게는 무한한 선택권이 주어진다. 그녀는 자기 마음에 드는 웨딩드레스를 입을 권리가 있다. 물론 국회 후생관과 같이 조명이 뒷받침되지 않는 식장의 경우 웨딩드레스 선택의 폭이 좁아지기는 하지만.
#2 첫 드레스 투어
신부는 웨딩드레스 샵 몇 군데를 가서 옷을 입어본다. 본식에 입을 드레스를 고르는 것이 아니다. 웨딩드레스 샵을 고르기 위해서 웨딩드레스 샵 투어를 하는 것이다. 드레스 샵마다 조금씩 분위기가 다르고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또한 드레스 샵에서 일하는 사람과의 호흡도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집을 다녀보게 된다.
이 때는 가능한 다양한 스타일의 드레스를 입어보는 게 중요하다. 자신이 꿈꾸던 드레스 스타일이 있다 하더라도 이상과 현실은 다를 수 있는 것이므로, 생각지도 않던 스타일이 입어보니 어울릴 수도 있는 것이므로 스타일의 파악을 위해서 여러 드레스를 두루두루 입어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여러 드레스 샵을 다니다보면 자기에게 맞는 드레스와 드레스 샵이 대강 파악된다. 여기까지가 첫 드레스 투어의 목적이다.
#3 본식 드레스 투어
드레스 샵을 하나 정했으면, 이제 다시 한 번 가서 드레스를 골라야 한다. 보통 드레스는 3-4벌 정도를 입게 된다. 본식에 한 벌, 촬영에 2-3벌. 경우에 따라 본식 후 피로연에서 입을 파티 드레스를 빌리기도 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본식 드레스다. 결혼식은 짧지만 굵다. 웨딩 촬영 드레스를 더 오래 입겠지마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본식 드레스다.
본식 드레스를 고를 때는 결혼식장과의 조화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호텔 결혼식이라면 조명이 좋아서 심플한 스타일의 드레스가 이쁘지만, 보통의 식장에서는 좀 화려한 드레스가 어울린다. 그러니 사전에 결혼식장의 분위기를 잘 파악하고, 이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여기서 문제되는 것이 드레스의 앞태와 뒷태 중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가이다. 이건 신부대기실에서 이쁘게 보일 것인가, 식장에서 이쁘게 보일 것인가의 딜레마이다. 둘 다 이쁘면 좋겠지만, 선택은 필요하다.
#4 드레스 투어시 주의사항
1. 가장 중요한 것은 드레스 샵의 조명빨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드레스 샵은 신부가 돋보이도록 화려한 조명을 설치하고 있다. 거기서 보면 왠만한 드레스는 다 이뻐보인다. 비싼 웨딩 드레스 샵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백화점에서 옷을 입어볼 때는 이뻤는데 집에 와서 입어보니 그지같더라는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조명빨, 절대 속지말자.
2. 보통은 웨딩 매니저가 이런저런 스타일을 제안하고, 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며 가감을 제안한다. 레이스를 좀 더 넣자거나, 띠의 색깔을 바꿔보자고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드레스는 어느 정도까지는 부분적인 수정이 가능하니, 다양한 주문을 해서 조금이라도 더 이뻐보이도록 해야 한다.
웨딩 매니저가 안 한다면 같이 따라간 사람이 해줘야 한다. 신부는 옷 입고 벗는 것만으로도 지친다. 다양한 제안을 해주고, 시도해보는 것.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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