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책들2010. 1. 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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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경제학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스티븐 레빗 (웅진지식하우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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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경제학은 딱딱하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경제학을 맛깔나게 풀어낸 수작이었다. 우리 주위에서 지나쳐버릴 수 있는 사건, 현상의 이면에 경제학이 있음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가득했다. 경제학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사람들도 경제학적인 선택을 한다는 내용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인간의 이러한 특성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그 때의 깨달음과 감동은 이미 리뷰로 쓴 바 있다.

2009/03/04 - [책] - 괴짜경제학 - 인센티브가 세상을 움직인다

괴짜경제학은 중간에 개정증보판도 한 번 나왔었다. 그만큼 인기가 좋았고, 경제학을 이런 식으로 비틀어보는 책이 국내에 속속 소개되었다.

경제학 콘서트가 그렇고

경제학 콘서트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팀 하포드 (웅진씽크빅,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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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도 베스트셀러인 넛지도 괴짜 경제학의 영향 하에 있는 책이다.

넛지 :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리처드 탈러 (리더스북,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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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콘서트나 넛지보다는 괴짜경제학을 더 좋게 읽었기에 이만한 책은 또 없나보다 하고 아쉬워하던 와중에

슈퍼 괴짜경제학이 등장했다.
슈퍼 괴짜경제학 - 10점
스티븐 레빗 지음, 안진환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그리고 당장 읽었다.

그러나 실망이었다.

여전히 재치있는 문장과 사례를 열거하긴 하는데 이게 양만 늘어난 슈퍼같더라는 것이다.

그냥 맥 먹다가 빅맥 먹는 느낌이랄까. 빅맥도 맛있긴 하다만 그냥 맥 먹은 다음에 먹는 빅맥은 양 말고는 메리트가 적단 말이다.

'괴짜경제학'이 "인센티브로 움직이는 세상"이라는 일관된 주제의식을 제대로 구현해 냈다면 '슈퍼 괴짜경제학'은 '인센티브의 원리를 가로막는 외부효과'라는 문제의식이 제대로 펼쳐지지 못해 중구난방의 느낌이 들었다.

 '키타 제노비츠'사건을 예로 들자면,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에 목격자가 수십명 있는데도 다들 방관해서 결국 희생자가 죽고야 만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 사건에 대해서는 심리학과 사회과학에서 무수히 다루어진 바 있다. 워낙에 유명하고 큰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그런데 이 사건에 대해 '슈퍼괴짜경제학'에서는 경제학적인 분석보다는 사실 그 사건은 언론에 의해 왜곡되고 부풀려진 것이라는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을 뿐이다. 이 사건을 분석하면서 인간의 이타심과 TV의 폭력유발 등에 대해 얘기하긴 하지만 그건 이 사건과는 좀 동떨어져 있어서 키타 제노비츠 사건을 화두로 삼아서 이타심과 희생정신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슈퍼 괴짜경제학'은 괴짜경제학의 연장선에서 그 때 다 하지 못했던 이야기, 그 뒤에 새롭게 추가된 이야기를 덧붙인, 괴짜경제학을 재밌게 읽었지만 양은 좀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주는 팬북같다고 하겠다.

 책소개에서 말하는 '인센티브의 원리를 가로막는 외부효과'라는 문구는 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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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각종책들2009. 3. 4.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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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경제학 플러스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스티븐 레빗 (웅진지식하우스,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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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경제학은 경제학에 관한 책이 아니다. 물가지수, 경제성장률, 복잡한 경제수학 등등 우리가 경제학이라고 생각할 때 떠오르는 그런 경제학에 대해 쓰고 있는 책이 아니다. 내년도 경제전망이 어떠할 것인지, 물가가 어떻게 될지 그런 것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그러나 괴짜경제학은 경제학에 대한 책이 맞다. 경제학의 가장 기본 개념 '최소 비용 최대 산출'을 근간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으려 하는 사람들의 행태를 보여주고 이를 경제학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리가 범상하게 지나치고 마는 현상 배후에 경제학의 기본 개념이 숨어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헌혈에 대한 이야기가 그렇다. 헌혈을 장려하기 위해 헌혈자에게 소액의 현금을 주기로 했다고 치자. 그럼 헌혈이 늘어날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인센티브라는 개념을 끌고 들어온다. 인센티브는 어떤 일을 했을 때 거기에 주어지는 댓가를 말한다. 다른 말로 하면 피드백이라고 할 수 있다. 인센티브가 어떻게 주어지느냐에 따라 사람의 행동이 달라진다. 인센티브에는 크게 3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도덕적, 사회적, 금전적 인센티브가 그것이다. 도덕적 인센티브는 '착하다, 나쁘다' 와 같은 도덕적 평가를, 사회적 인센티브는 '명예,인기'를, 금전적 인센티브는 '경제적 이익'을 말한다.

헌혈을 장려하기 위해 현금을 주는 것은 금전적 인센티브이다. 그런데 헌혈자가 현금을 받게 되면 예상과 달리 헌혈은 줄어드는 효과가 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헌혈이라는 고귀한 행위, 도덕적으로 인정받는 행위가 돈 몇 푼에 자신의 피를 파는 천박한 짓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숭고한 행위가 매혈로 전락함으로써 사람들은 헌혈을 꺼리게 된다는 분석이다. 적절한 인센티브가 아니라는 얘기다.

따라서 저자는 어떤 행동을 유도하려면 그에 맞는 적절한 종류의 인센티브를 적절한 양만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헌혈을 장려하려면 그에 대한 도덕적, 사회적 평가를 높여주라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영화관람권을 내걸고 헌혈을 유도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인센티브이며, 그보다는 헌혈의 숭고한 의의를 널리 홍보하는 게 좋은 인센티브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정책을 펴는 사람이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다. 정책이란 일정한 목표를 향해 사람들을 일정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다. 일정한 목표로 사람들을 이끈다? 그것이야말로 이 책에서 주장하고, 논증하는 바다. 적절한 인센티브가 무엇인지, 어떤 경우에 어떤 인센티브를 써야 하는지 알고 싶다면, 정책자들은 이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헌혈 홍보정책 담당자가 이 책을 읽었다면 영화관람권을 헌혈 미끼로 내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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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읽으면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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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밖의 경제학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댄 애리얼리 (청림출판,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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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경제학과 유사한 스타일. 인간의 심리를 파고들어 경제학적으로 현명한 선택 or 현명한 전략은 무엇인가를 고찰한다.
제일 처음 나오는 메뉴 고르기 이야기는 인간의 비교심리를 활용하여 상품판매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보여준다.
괴짜경제학과 중복되는 내용도 일부 있으나, 괴짜경제학과 같이 읽으면 내용 이해가 더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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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