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책들2010. 12. 2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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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한 해, 112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식객 세트를 한 권으로 치고, 이리저리 읽은 잡지는 제외했으니 그보다는 더 많겠지만 200권의 목표를 반나마 밖에 읽지 못했기에 구체적인 수치는 무의미하겠지요. 아이폰의 영향이 제일 큽니다.

 

매년 올해의 책, best를 선정했는데 올해는 조금 형식을 달리 하려 합니다. 올해 sf를 비롯한 장르소설을 집중적으로 읽은 관계로 그 쪽에 좋은 책이 참 많군요. 그래서 (장르소설을 제외한) 올해의 책, best 와 올해의 장르소설, best 로 나누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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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가난한 이의 살림집, 노익상, 청어람미디어


가난한이의살림집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노익상 (청어람미디어,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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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입구에 길가에 면한 집은 가난한 이가 사는 곳입니다. 마을 공동체에 편입되지 못하고 언제 어디로 떠나야 할 운명이 될지 모르는 자들은 마을 입구에 반쯤 엉덩이를 걸친 채 살아갑니다. 마을이라고 부르기도 곤란한 산골에는 몇 채의 집들이 띄엄띄엄 놓여 있습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농촌 풍경이 뭔지 모르는 것은 도시 아이들과 같지만 산골 아이들은 도시가 주는 안정감과는 거리가 먼,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바쁩니다.

 

 전통 주거라고 했을 때 우리에게 익숙한 이미지에서 한 발자욱 비껴간, 정착하려 하나 정착하기 곤란한 이들의 살림집을 담담한 사진과 글로 드러냅니다.

 

 

12. 불황의 경제학, 폴 크루그먼, 세종서적

 

불황의경제학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제이론 > 세계경제/국제경제
지은이 폴 크루그먼 (세종서적,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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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크루그먼의 경제학이 가장 정통한 경제학은 아니겠지만, 대학교 때 경제학 수업을 진저리내며 들었던 성수가 조금 진지하게 경제학을 다시 들여다볼 기회가 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창, 세상을 읽는 잣대로서의 경제학은 재미가 있군요. 전주성 교수님께서 청강을 허락해 주신다면 교수님 수업을 들어서 지식밭을 일구었으면 하는데 여대라서 어렵겠죠. 조교인 척 들어가볼까나.

 

 

 

11. 100도씨, 최규석, 창비


100도씨뜨거운기억6월민주항쟁
카테고리 만화 > 역사만화
지은이 최규석 (창비,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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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을 버무려내는 최규석의 솜씨야 익히 알려진 바이지만, 6월 항쟁에 이르기까지의 모습을 바로 우리 곁의 이웃의 이야기로 그려낸 이 작품은 수작입니다. 민주투사니 뭐니 그런 게 아니라 그 시대에서 자연스럽게 운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부담스럽고 고개 돌리고 싶을지도 모르지만 이 또한 우리 시대의 한 모습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현재의 시공간에 던져놓은 이가 최규석입니다.

 

 

 

10. 짬, 주호민, 상상공방동양문고


카테고리 만화 > 웹툰/카툰에세이
지은이 주호민 (동양문고,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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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호민의 데뷔작, 짬은 군대 이야기입니다. 운전병으로서의 자신의 군경험을 조금은 유머러스하게 조금은 진지하게 그려낸 이 만화는 예비역들의 절대적 지지 속에 입대자의 필독서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저 자신도 짧은 훈련 기간이지만 이 책을 통해 추억을 되살릴 수 있었습니다.

 

 주호민의 최신작 '신과 함께'가 곧 단행본으로 나온다는데 이 또한 기대가 크군요. 2011년, 올해의 출판만화가 유력합니다.

 

 

 

9. 식객, 허영만, 김영사

 

식객세트(전27권)
카테고리 만화 > 요리만화
지은이 허영만 (김영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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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늦게 식객을 독서목록에 올렸습니다. 27권에 펼쳐지는 우리 음식 이야기. 다 읽고나면 아직도 다루어야 할 우리 음식이 많은데 벌써 연재를 끝낸건가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한식 세계화를 외치는 정부라면 다른 어떤 사업보다도 식객 연재 재개부터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잘 모르고, 우리가 사랑하지 않는 한식을 세계 누가 좋아할까요.

 

 

 

 

8. 대책 없이 해피엔딩, 김연수 김중혁, 씨네21


대책없이해피엔딩김연수김중혁대꾸에세이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김연수 (씨네21,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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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수, 김중혁 두 작가는 고향 친구 사이입니다. 서로 작가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두 사람이 작가가 된 후, 씨네 21에 격주로 영화를 주제로 주거니 받거니 글을 연재합니다. 친한 사이에서만 나오는 진솔한 이야기가 둘의 입담으로 화려하게 펼쳐질 때, 이 책은 멋진 이중주가 됩니다.

 

 김연수, 김중혁 작가를 좋아한다면 필추입니다.

 

 

7.문명과 바다, 주경철, 산처럼

 

문명과바다바다에서만들어진근대
카테고리 역사/문화 > 세계사 > 세계사이야기
지은이 주경철 (산처럼,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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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학의 대중화에 있어 주경철 님만한 분이 또 있을까요. 전문적 지식을 수려한 글솜씨로 잘 다듬어서 내놓은 그의 저작은 우리를 풍요롭게 했습니다 주경철 님께서 문명, 바다를 주제로 또 한 번의 인문학적 잔치를 열었습니다. 종전 책보다 조금은 수준이 더 깊어진 듯 배경지식이 없으면 읽기에 버퍼링이 걸리기는 하지만 그의 글빨은 우리를 학식의 바다로 이끌어줍니다.

 

 

 

6. 꿈에 그리던 여행 시리즈, 히라이 다카코, 홍익출판사

 

영국(꿈에그리던여행3)
카테고리 여행/기행 > 해외여행 > 유럽여행
지은이 히라이 다카코 외 (홍익출판사,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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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인 일러스트레이터 2명이 유럽 여행을 떠납니다. 그들은 자신의 특기를 살려서 그림으로 여행을 기록합니다. 한 장 그리는데 서너 시간은 가볍게 지나가는 정성이 우리를 여행의 무대로 훌쩍 날아가게 합니다.

 

 동유럽, 이탈리아, 영국, 북유럽 이렇게 네 편의 여행기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5. 스님의 주례사, 법륜, 휴

 

스님의주례사행복한결혼생활을위한남녀마음이야기
카테고리 종교 > 불교 > 불교일반
지은이 법륜 (휴,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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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에 친구가 건네준 책입니다. 법륜스님이 결혼을 앞둔, 결혼을 이미 한 부부에게 전하는 따뜻한 말씀입니다. 어찌 보면 고리타분하고 답답한, 뻔한 소리일 수 있지만 마음을 경건히 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을만한 책입니다.

 

 

 

4. 고등어를 금하노라, 임혜지, 푸른숲

 

고등어를금하노라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한국에세이
지은이 임혜지 (푸른숲,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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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년도에 각종 블로그에서 올해의 책으로 꼽힌 것을 보고 뒤늦게 읽었습니다. 독일남자와 결혼한 한국여자의 이야기라는 컨셉만 들었을 때는 인형 만드는 김영희 씨가 생각났지만 그와는 좀 다른 책입니다.

 

 이 책은 이방인과 결혼하여 이국에서 한국의 정서와의 차이를 느끼는 그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런 문화 간의 차이보다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인 결혼이란 무엇인가, 가족이란 무엇인가, 사회생활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답하는 책입니다. 그 답변과정에서 양국의 문화적 차이가 드러나지만, 이들 부부는 독일에서도 좀 특이한 부부에 속하기에 결국은 삶의 본질에 대한 한 견해를 보여주는 책이 되었습니다.

 

 책은 굉장히 유머러스합니다. 주체적 인간으로 만나 주체적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부부의 좌충우돌 결혼생활, 자신들은 남과 다른 모습으로 살면서도 막상 아이들이 남과 다른 길을 가려하자 잘못된 건 아닌가 하고 조바심을 내는 현실적인 모습이 과감없이 보여집니다.

 

3. 울기엔 좀 애매한, 최규석, 사계절

 

울기엔좀애매한
카테고리 만화 > 드라마
지은이 최규석 (사계절,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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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출판만화로 뽑은 최규석의 '울기엔 좀 애매한'은 미술학원 입시반을 배경으로 가난하고 남루한 현실을 과장하지도 미화하지도 않고 보여줍니다. 현실에 기반하되 현실을 부정하지도, 현실에 분개하지도 않고 현실을 그대로 껴안는 최규석의 만화는 오히려 그 무덤덤함이 현실에 대한 인식을 더 날카롭게 일깨워 줍니다.

 

2.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알렉산드로 솔제니친, 민음사

 

이반데니소비치수용소의하루(세계문학전집13)
카테고리 소설 > 러시아소설
지은이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민음사,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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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상 수상자 솔제니친의 데뷔작을 이제서야 읽었습니다. 재밌더군요. 저 생생한 묘사를 보고 있으면 글이란 저런건데, 내 글은 재밌지도 않고 의미도 없으니 이걸 계속 써야 하나 하는 한탄만 생깁니다.

 

 구 소련, 어찌어찌한 이유로 수용소로 보내진 죄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통해 수용소의 막막한 현실과 그 안에서도 권력과 이익에 의해 일그러지는 인간군상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명저입니다.

 

1. 4천원 인생, 안수찬, 한겨레출판

 

4천원인생열심히일해도가난한우리시대의노동일기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학 > 사회학일반 > 사회비평에세이
지은이 안수찬 (한겨레출판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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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고나서 한참을 먹먹하게 있어야 했습니다. 시급 4천원에 목매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많습니다. 그 돈 받으려고 수치심과 모멸감, 안전에 대한 위협을 감내하며 묵묵히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읽어보세요. 식당에서 빨리 달라고 소리치던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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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