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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22 [제3의 시효] 짤막하게 압축한 생생한 사건일지
각종책들/장르문학2009. 6. 22.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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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시효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요코야마 히데오 (노블마인,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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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당황했다. '제3의 시효'가 재밌다고 해서 집어들었는데 첫 장에서 얘기가 끝났다. 어라? 두 번째 장의 제목이 '제3의 시효'였다. 잠깐, 이거 뭔가 이상한데. 장 제목이 책 제목일 리는 없잖아? 단편집이었다.

단편집인 줄도 모르고 재밌다고 해서 읽게 된 소설 '제3의 시효'는 사전정보 없이 재밌다는 말만 믿고 우직하게 읽은 보람이 있었다. 재밌다.

재밌는데 그 재미가 유쾌하거나 짜릿하거나 하는 재미는 아니다. 이건 생생한 수사드라마다. 형사들의 땀이 녹아있는 진실된 사건일지다. 살인의 추억을 생각하면 될거다. 사건이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인 형사들이 관할에서 일어난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 고뇌하고, 아파하며, 분노하는 형사들이 날선 기지로, 예리한 시각으로 진실을 밝혀내는 이야기다.

형사들의 땀만 배어있는 것은 아니다. 사건 하나하나에 숨은 진실은 교묘하고, 그걸 밝혀내는 형사의 수법은 더욱 교묘하다. 단편이라 복잡한 수법은 아니나 인간의 심리를 꿰뚫는 기지와 반전이 수려하다.

대표작 제3의 시효는 공소시효를 활용한 트릭이다. 공소시효는 어떤 죄를 벌할 수 있는 유효기간 같은 것. 그 기간 이후에는 죄가 있어도 벌할 수 없는 제도다. 이를 악용해서 공소시효가 지날 때까지 버티며 숨어다니는 범죄자가 있다.

그런 범죄자를 정의의 법정으로 낚아채려는 형사의 트릭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겹겹이 쳐진 교묘한 그물로 범죄자를 유혹하는데...

두껍지 않은 책에 짤막한 단편이 이어진다. F현을 배경으로 형사들의 경쟁과 갈등, 사나이의 정을 그린 멋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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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