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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4.28 전주, korea 1
나다니기/우리나라2012. 4. 2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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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책자에서 말하는 이른바 전주의 3대 음식이란 전주비빔밥, 콩나물해장국 그리고 막걸리다. 전주비빔밥은 정작 전주사람들은 잘 안 먹는다는 말이 있으나 전주에 놀러간 이라면 한 번쯤 먹을만 하다. 전주는 서울서 2-3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기 때문에 당일로도 다녀올 수 있지만 3대 음식을 제대로 먹어보겠다면 1박 2일 코스가 좋다. 점심에 비빔밥 먹고, 저녁에 막걸리 마시고, 다음날 아침에 콩나물 해장국 먹는 코스다.

 

 이렇게 일정을 잡을 경우 서울에서 9시쯤 차를 타야 한다. 전주행 고속버스가 기차보다 더 빨리 가므로 고속버스가 좋다. 교통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2시간 반 정도면 갈 수 있다. 전주에 도착하면 12시 정도. 전주터미날 근처에 관광안내소가 있으나 점심시간이라고 문이 닫혀 있을 확률이 높다. 열려있으면 다행이지만 안 열려 있다면 그냥 택시타자. 비빔밥으로 유명한 곳은 성미당 등 여러 곳이 있다. 비빔밥이 아니라 거하게 먹겠다면 한정식을 먹어도 좋겠지만 전주에서라면 굳이 한정식을 먹지 않고 백반집을 가더라도 다른 도시에서의 한정식 정도의 만족을 느낄 수가 있다. 지연식당 등이 이름 높다.

 

 점심을 먹었으면 경기전 쪽으로 걷자. 전주에서는 길을 물었을 때 웬만한 거리면 택시 타라고 하는데 2,3000원 정도 나온다고 하는 거리는 그냥 걸을만하다. 경기전은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봉정하고 있는 곳이다. 널찍하니 공원같다. 배부른 김에 산들산들 걸으면서 구경하면 좋다. 경기전 앞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지도를 챙기자. 전주 시내 지도인데 아주 쓸만하다. 이것 있으면 길 잃을 염려 없다.

 

경기전까지 왔다면 그 앞에 있는 전동성당을 꼭 가보자. 한국 최초의 순교자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세워진 성당으로 비잔틴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을 절충한 건물 형태로 무척 아름다운 곳이다. 밖도 이쁘고, 안은 더 이쁘다. 아담하니 좋다.  

 

경기전을 보고 최명희 문학관을 가보자. '혼불'의 저자 최명희 선생님을 기리는 곳이다. 작지만 꽤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혼불을 읽고 가면 더 좋을 듯 해서 개인적으로는 '혼불'을 다 읽은 뒤에 한 번 더 가 볼 생각이다. 최명희 선생님의 학창시절 작품 같은 것도 볼 수 있는데 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만 든다. "소설가 포기하길 잘 했군."

최명희문학관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3가 67-5
설명 『혼불』의 작가 최명희 중심의 도시형 시민 밀착형 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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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옥마을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교동 ,풍남동 소재
설명 도심속에 잘 보존된 약 700여채의 한옥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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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는 설예원, 승광재, 술박물관, 공예공방촌, 한옥생활체험관, 동학혁명기념관 같은 곳을 취향껏 구경하면 된다. 전주는 작고 아담하게 좋은 곳이 여러 개 있어서 숨은 곳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다. 술박물관은 시음행사를 할 때도 있으니 확인할 것. 한옥생활체험관은 사전예약할 경우 숙박도 가능하다. 한옥에서 하룻밤 자는 것도 좋을 것이다(063-287-6300)

   

위의 곳들을 다 둘러본 뒤에는 오목대에 가보자. 굉장히 크고 너른 곳인데, 바람이 선들 부는 것이 한 숨 자기 좋다. 깔개를 준비해야 앉기 편하다. 오목대를 내려와서 명품관, 공예품 전시관도 가보자. 하나쯤 사고 싶은 예쁜 물건이 많다. 값은 비싸다.

 

  이제 슬슬 저녁을 먹을 시간이다. 전주 막걸리촌에서 저녁을 먹는다. 여러 거리가 있는데 삼천동 막걸리 타운이 가장 유명하다. 택시 타고 삼천동 막걸리 타운 가자고 하면 다 안다. 막걸리촌에서는 막걸리 한 주전자를 15000원 정도 받는다. 막걸리 세 병이 들어간다. 그리고 안주 10여 가지가 깔린다. 꼬막, 문어, 전, 찌개, 밤&옥수수 등등 한 상 떡 하니 차려진다. 한 주전자를 추가하면 다른 안주가 또 깔린다. 첫 번째 안주가 양으로 승부한다면 두 번째 안주는 가짓수를 줄인 정예멤버로 나온다. 산낙지, 회 등등. 둘이 가면 한 주전자로도 충분하다. 기회가 되면 4명 멤버 모아서 3-4 주전자까지 도전해보고 싶다.

 

이렇게 먹고 나면 적당히 얼큰해진다. 그냥 자러 들어가기는 아깝다. 이럴 때 가기 좋은 곳이 있다. '전일슈퍼'다. '가맥'을 판다. 동네슈퍼에 보면 앞에 파라솔 놓고 맥주 같은 거 마실 수 있지 않나? 그게 좀 큰 규모로 이루어진다고 보면 된다. 가보면 가게보다 더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홀'을 볼 수 있다. 앉으면 일단 맥주 3병이 놓인다. 병당 1800원. 황태포나 계란말이 안주를 시킬 수 있다. 배가 불러서 황태포만 먹어봤는데 양념장이 제대로 매콤한 것이 좋았다. 시끌시끌하고, 정신없는 분위기지만 싸고 맛있고 편하게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3병 중 한 병은 환불하고 맥주 2병과 황태포만 계산했더니 9600원이 나왔다. 어찌나 유명한 곳인지 택시 타고 "전일슈퍼"가자고 하면 데려다 준다.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자, 이제는 자러가자. 자는 곳은 스스로 알아서 찾기 바란다. 위에서 언급한 한옥생활체험관도 괜찮겠지만 술 먹고 들어갈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날밤 까면서 술을 마시거나 서늘한 바람 맞으며 걷겠다면 그것도 좋다. 어떻게 보내든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다우니까.

 

아침에는 콩나물국밥을 먹으러 가야 한다. 삼백집, 삼일관, 왱이집 등 유명한 곳이 많다.  영화의 거리 정도에서 숙소를 잡았다면 걸어가도 된다. 삼백집 체인점이 가끔 눈에 띄는데 그런 곳과는 맛이 좀 다르다. 콩나물이 조금 질긴 듯한 느낌이 있지만 훨씬 고소하다. 국물 맛도 시원하다. 가격은 4000원. 제대로다.

 

삼백집
주소 전북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454-1
설명 유기 게르마늄 콩나물을 옹기 시루에 길러 삼년묵은 써리 김치로 담백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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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잘 먹고, 잘 논 뒤에는 늘어난 배를 두드리며 서울에 올라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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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