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니기/우리나라2017. 6. 2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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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은 그 자체로 좋은 관광지이다. 먹거리, 볼거리가 풍부하다. 순천 한 곳만 가도 좋고, 여건이 된다면 여수까지 묶어서 가기도 좋다. 순천-여수 2박3일 코스가 괜찮다. 내륙인 순천과 바닷가인 여수의 조합이다.

 

 

 순천의 전통적인 볼거리는 선암사이다. 순천 조계산에는 절이 둘 있다. 삼보사찰 중 하나로 꼽히는 송광사. 그리고 선암사이다. 선암사가 관광지로는 더 유명한데, 경치 때문인 듯 하다. 순천 시내에서 선암사가 더 가까워서일지도.


 선암사는 절도 이쁘지만 선암사까지 들어가는 길이 참 예쁘다. 나무가 우거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다보면 알쓸신잡에도 나온 돌다리가 반긴다. 승선교다. 이 다리 하나만 보더라도 선암사를 갈 가치가 있다.

 

 

 

 

선암사 입구까지 걸어가는 길은 아침이 제일 좋다. 이슬이 나뭇잎에 알알이 맺혀있는 길에 사람도 별로 없다. 아침에 천천히 이 길을 걸어가다가 승선교를 만나면 그렇게 반갑다.

 

순천만정원이 생긴 뒤로 순천에 좋은 숙소가 많이 생겼지만, 선암사 숲길을 즐기려면 선암사 밑에 있는 여관에서 머무는 것이 좋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걸어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좀 낡았지만, 밤이 되면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고즈넉히 산책하기도 좋다.

 

10여년 전에 선암사 밑 여관에서 묵었다. 9시 다 되어서 도착했기 때문에 늦은 저녁을 먹어야 했다. 작은 시냇물이 흐르는 평상에 앉아서 파전과 막걸리 등을 주문했다. 관광철이 아니어서 사람이 없었다. 식당주인은 남은 반죽이 많다며 큼지막하게 파전을 부쳐 내주었다. 물소리를 벗삼아 먹었던 파전과 막걸리의 정취는, 다음 날 아침 일찍 선암사로의 길을 가뿐하게 해주었다. 흔한 음식이지만 정취가 더해지니 더욱 좋았다.

 

순천은 흔한 음식 하나도 맛있게 만들 줄 아는 동네다. 알쓸신잡에 나온 병어회도 그렇다. 병어를 뼈째 썰어 내놓았을 뿐인 병어회인데도 그렇게 맛있다.

 

순천 식당 중 가본 곳은 진일식당, 대원식당 등이 있다.

 

진일식당은 기사식당인데 선암사에서 내려오는 길에 있다. 김치찌개를 파는데, 옛날식 두꺼운 후라이팬(이건 이렇게 써야 제 맛)에 끓인 김치찌개도 맛있지만, 한 상 깔리는 젓갈 중심의 반찬이 압권이다.

 

 

 

 

대원식당은 한정식집이다. 한정식은 보통 가짓수로 승부하기 마련인데, 가짓수로 승부하다가 정작 맛을 놓치는 일이 많다. 푸짐하지만 막상 먹으려면 먹을만한게 없다. 전국의 한정식집을 많이도 다녀봤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곳이 순천의 대원식이다.

 

가짓수가 문제가 아니다. 삼삼, 슴슴하게, 간이 세지 않은데도 음식이 하나하나 다 맛있는 집이 바로 대원식당이다. 꼭 한 번 가봐야한다고 추천한다.

 

 

 

순천에 새로운 볼거리인 국가정원을 안 가볼 수 없을터다. 간다면 가을에, 갈대가 쫘악 피어서 금색으로 물들었을 때 가서, 국가정원도 보고 순천만도 보는 게 정석이다. 여름에는 국가정원은 피하는 게 좋을 듯 싶다. 너무 큰데, 한참 걸어다니면서 봐야하는지라 여름에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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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나다니기/우리나라2017. 6. 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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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취향에 맞는 tv 프로그램이 나왔다. 맛집, 술, 수다를 좋아하는 내게 알쓸신잡은 축복과도 같은 방송이다. 네 명의 각 분야 입담꾼이 한 지역을 여행하고, 그 이야기를 술과 함께 수다로 풀어내는 방송이니, 좋아하지 아니할 수 없다.

 

알쓸신잡 1회는 통영편이었다. 여행가기 좋은 지역을 꼽을 때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만한 곳이다. 여행하기 좋은 곳은 볼거리, 먹을거리, 이야기거리가 충분해야 한다. 통영은 세 기준 모두 보통 이상이다.

 

 

 

 

 

볼거리로는 통영 케이블카가 있다. 통영 케이블카가 지역 관광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적이 있다. 지자체에 케이블카 설치 붐이 일었을 무렵이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대표적 케이블카가 통영 케이블카여서 이 곳을 분석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

 

통영 케이블카와 통영 관관객 증가 간 명확한 인과관계를 규명하기는 어려웠다. 제일 좋은 것은 통영 관광객을 대상으로 케이블카가 통영을 관광지로 선택하는데 미친 영향을 대규모 설문조사하는 방법이지만 그런 자료는 없었다. 간접적인 여러 자료(경남도 관광 현황 분석, 몇 가지 설문조사, 통영 케이블카 이용현황 등)를 바탕으로 살펴보았을 때 통영 케이블카가 통영 관광에 좋은 영향을 미친 것은 어느정도 입증이 되었다. 케이블카 설치 이후에 관광객이 계속 증가하였고, 통영 관광 주요 코스에서 케이블카가 중심이었다.

 

통영 케이블카를 타보면 그럴만하다. 바다를 보면서 올라가는 케이블카는 통영 케이블카와 여수 케이블카 정도인데, 여수 케이블카는 최근에 생겼고, 통영 케이블카가 그동안 독보적이었다.

 

 

 

 

통영의 대표적인 먹거리는 역시 굴이다. 전국 굴 생산량의 80% 이상을 통영에서 책임진다. 생으로도 먹고, 구워도 먹고, 무쳐도 먹고, 굴국밥이나 굴돌솥밥으로도 먹는다. 겨울철에 통영을 간다면 굴만으로도 2박 3일은 가뿐하다.

 

 

통영에는 졸복도 유명하다. 작은 복어라고 해야할 것 같은데 해장으로는 이만한 것이 없다.

 

이번 알쓸신잡에는 다찌집이 나왔다. 이게 예전에는 술을 시키면 알아서 안주를 내주는 개념이었다고 한다. 전주의 막걸리집과 같은 컨셉이다. 요즘에는 1인당 얼마씩 돈을 내면 안주를 주인이 알아서 내주는 스타일로 변하는 것 같다. 먹거리를 이것저것 충분히 먹기에는 요즘 시스템이 더 낫다.

 

다찌집이 통영의 일반적인 먹거리문화냐....라고 하면 애매하다. 적어도 관광객에게 익숙한 먹거리문화는 아니다. 전주의 막걸리집이 이제는 관광객으로 득실거린다면, 다찌집은 아직 그정도는 아닌 듯 보인다. 알쓸신잡이 방송되었으니 엄청 몰릴 것 같지만.

 

 

통영의 이야기거리로는 이순신과 박경리가 대표적이다. 이순신 장군이 머물렀던 곳이 여럿이고 건물도 있다. 박경리 기념관도 좋다. 토지나 김약국의 딸들 같은 작품을 읽은 독자라면 통영에서 꼭 들러봐야 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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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나다니기/우리나라2015. 11. 2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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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이 다녀온 전주 먹방 1박 2일의 기록

 

 

 

 

1. 첫날 점심 : 물갈비(남노갈비)

 

 

 

전주 가기 전 날 일행이 요즘 전주에서는 물갈비가 핫하다고, 그거 먹으러 가자고 제안했다.

 

음..물갈비가 대체 뭐야 하고 찾아보니 남노갈비에서 파는 '갈비전골'의 별명 같은거더군.

 

남노갈비도 전주에서는 이름있는 집이었지만, 다른 메뉴에 밀려서 소문만 듣고 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매워보이지만 그다지 맵지 않고, 깔끔한 맛이 좋았다. 좋은 소주 안주이자, 든든한 한 끼 식사.

 

 

 

 

 

 

 

 

2. 첫 날 오후 간식 : 치즈구이 & 문꼬치 (한옥마을 여기저기)

 

 

 

 

한옥마을에 간식을 파는 집이 여러 군데 있는데 그 중 치즈구이와 문꼬치로 결정. 치즈구이는 치즈를 떡처럼 구워서 주는데, 4,500원이었다.

 

문꼬치는 두툼한 문어를 직화로 구운 뒤 소스를 발라 내주는데, 처음에는 2인 1꼬치를 하려다가 비주얼에 반해 1인 1꼬치로 변경. 5,000원

 

문꼬치 강추!!!

 

 

 

 

 

 

3. 첫 날 저녁 : 막걸리(용진집)

 

 

전주에서 빼먹을 수 없는 막걸리집. 한 주전자를 먹을 때마다 안주가 추가되는 시스템 특성상, 위대한 사람들에게 유리하다.

 

팁을 주자면 맑은 막걸리를 시키면 술양이 좀 줄어든다. 맛도 이게 깔끔.

 

 

 

 

 

 

 

4. 첫 날 저녁 2차 : 황태구이(전일슈퍼)

 

 

전주의 명물인 가맥(가게맥주)를 먹을 수 있는 전일슈퍼로 2차를 고고.

 

이 곳은 맥주가 문제가 아니라 바로 이 황태구이,

 

그리고 특히 저 마약같은 양념장이 핵심이다. 이거 먹으러 전주 간다니까는.

 

 

 

 

 

 

 

 

5. 둘째날 아침 : 칼국수&쫄면(베테랑 칼국수)

 

 

여고 앞 칼국수가 전국구 명성을 얻었다.

 

아침 9시부터 한다는 사실을 알고, 아침부터 달려간 곳 !

 

칼국수는 호불호가 나누어지지만, 저 걸쭉한 국물이란 !!

 

 

 

 

 

 

 

6. 둘째날 점심 : 물짜장(진미반점)

 

 

 

 

전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물짜장. 짜장과 짬뽕의 중간 정도의 맛이다. 걸쭉하면서 시원하고 살짝 매콤함이 감도는 맛.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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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나다니기/우리나라2015. 11. 1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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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에서 하룻밤을 더 자게 만든 금수복국을 먹으러 갔다. 일어나자 배가 고파 부산우유(군대에서 매일 먹던 그 우유)를 마시고 금수복국을 찾아갔다. 일요일 아침인데도 들은대로 사람이 많았다. 겨우 앉아서 추천받은 복국 2개와 복튀김을 시켰다. 아침부터 먹기에는 많다 싶은 양이지만 맛있는 거 먹을 때는 안 봐주고 달려든다는 정신의 부부이기에 가볍게 주문했다. 사람들은 계속 밀려들어왔고 우리는 이 가게의 예상수익을 계산하며 놀고 있었다. 놀고 있는 와중에도 아내는 사진을 찍었다.

 

 

 

 금수복국 조명이 사진빨에 좋다. 여기 가는 사람들 참고하도록.

 

 사진 찍고 노는 와중에 음식이 나왔다. 오... 여기도 사람 환장하게 하는 비주얼이다.

 

 

 

 내가 서울에서 먹은 복튀김은 복튀김도 아니다. 내가 서울에서 먹은 복지리는 여기 복국에 명함도 못 내민다. 대구탕에 이어 '어제 술 안 마신 게 후회되는 맛' 2탄이었다. 국물은 시원하고, 튀김은 통통했다. 튀김옷은 얇고, 살은 통통한 것이 무슨 치킨 먹는 줄 알았고, 가시에 달린 살을 발라먹는 재미까지 주는 튀김이었다.

 

 배부르게 밥을 먹고, 해동용궁사로 향했다. 우리 나라에서 유일하게 바다에 연해 있는 절이라는 이 곳. 여기도 무슨 돗돼기 시장인 줄 알았다. 이 날 우리가 간 곳은 다 사람이 많았다. 뭐가 이리 사람이 많은거야... 라고 투덜거리며 들어간 절. 고즈넉한 산사만 다니던 내게 이 곳은 별천지 절이었다. 오밀조밀하고, 곳곳에서 사람을(신도라고 하기에는 분명 일반인이 타깃이다) 끌어모으려는 아이디어가 가득했다. 또 다른 의미에서 감탄할 수 밖에 없는 절이었다.

 

 

  예를 들어 이런거다. 절 입구쯤에 십이지신상이 쭉 서 있다. 포토존으로 적당히 쓸 수 있게 이격되어 있고 석상 앞에는 불전함이 있다. 이런 걸 이렇게 잘 배치한 절이 어디 있냐고. 그 반대편에는 조각상이 또 쭉 있다. 현대미술이다. 이런 거다.

 

 

 

 그리고 들어가면 더 놀랠만한 곳이다.

 

 

 

길은 이런 식으로 돌담으로 되어 있어서 오밀조밀하고, 절 안에 들어가면 바닷가로 바로 연결되서 또 볼만하다.

 

 

 왼쪽은 화장실 벽인데, 깔끔해서 무슨 미술관 분위기고 오른쪽은 .... 음... 이건 중국 쪽 불상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했으리라고 추정되는 불상이었다.

 

 이런 식으로 절이라기 보다는 불교를 테마로 한 미술관 같은 인상이었다. 종교적 엄숙함보다는 잘 꾸며진 전시공간을 보는 느낌, 스페인의 성당에서 받았던 느낌을 여기서 또 받을 줄은 몰랐다.

 

 용궁사를 나와 어두워서 못 갔던 동백섬으로 갔다. 동백섬은 산책로를 따라 바닷가 쪽으로 해서 걷는 게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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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나다니기/우리나라2015. 11. 1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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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으로 대구탕을 먹으러 갔다. 해운대 바닷가 끄트머리에 '속시원한 대구탕'이라는 집이 있다. 여기가 또 엄청 유명한 곳이다. 하루종일 줄서서 먹는다는 곳인데, 우리가 갔을 때는 10시 정도라 다행이 조금 기다리고 먹을 수 있었다. 리베라 호텔 앞에 분점 - 깨끗하게 단장된 분점이 있지만 음식은 분위기를 또한 먹는 것이므로 우린 본점에서 먹었다.

 

 여기 대구탕은 맑은 국물이다. 큼지막한 대접에 대구와 무가 들어갔다. 잡것도 없이 뽀얀 국물을 내다니. 또 대구는 얼마나 신선한가. 두툼한 대구살에 붙어있는 껍질까지 맛있었다. 한 마디로 '어제 술 안 마신 게 후회되는 맛'이었다. 이런 대구탕을 멀쩡한 속에 먹어야 한다니... 아침부터 소주를 한 병 시켜 먹고 있는 옆 테이블도 분명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터였다. 감기기운이 있었는데 한 그릇 후딱 해치우고 나니 땀이 쪽 나고 좋았다.

 

 늦은 점심을 먹고 달맞이길로 갔다. 어제의 일정이 많이 느려졌다. 달맞이길은 언덕을 하나 올라가는 길인데, 바다와 숲이 보이고, 한 쪽으로는 이쁜 건물들이 있는 길이다. 서울로 치면 이태원 + 가로수길 정도의 느낌이랄까. 중간에 사색의 오솔길이라는 산책로가 있어서 그 길로 올라갔더니 신선한 나무공기 사이로 보이는 바다가 이뻤다.

 

 

달맞이길 정상(?)에 올라왔길래 내려가려 했는데 표지판이 하나 보인다. 김성종 추리문학관. 헉! 저건 내가 고등학생 때부터 가고 싶어했던 추리문학 전문 도서관이 아닌가. 김성종 님은 한국의 대표적인 추리소설가인데, 일반인에게는 여명의 누동자의 원작자로 알려져 있다. 그 분이 사재를 털어 만든 도서관이 이 곳에 있었다는 걸 기억 못하고 있었다니. 갔다. 가서 책 읽었다. 두어 시간 만에 일본 추리소설 2권 읽고 왔다. 입관료 5천원을 내면 차 한 잔을 마시면서 책을 맘껏 볼 수 있다. 신나게 읽었다.

 

 

 책까지 다 읽고 해운대까지 천천히 걸어서 내려왔다. 목표로 했던 촌닭집은 없어졌는지 안 보여서, 시장 입구에서 김밥과 잔치국수로 점심을 때우기로 했다. 이게 무슨 맛이지? 게를 넣은 것 같은데. 시장에서 파는 잔치국수 국물을 게로 내는.... 이 곳이 부산 해운대다. 개운하게 밥을 먹고, 국제 시장(부산의 유명한 재래 시장)을 보겠다고 출발했다.

 

 자갈치 역에 내려 국제시장을 찾아가는 길에 우리 발걸음은 쇼핑거리로 빠져버렸다. 국제시장 가는 길이 이 쪽인가.... 어, 저기 푸부가 있다. 비니 사러 가자. 이런 식이었다. 그렇게 계획도 팽개치고 비니를 하나 장만해서 머리에 썼더니 군바리 느낌이 훨씬 덜하다. 만족해하며 용두산 공원 한 번 찍어주고 계획대로 중국집 사해방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그리고는 다시 해운대로 돌아가서 숙소를 잡았다. 이유는 하나. 내일 아침에 금수복국에서 복국을 먹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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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나다니기/우리나라2015. 11. 1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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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에서 쓴 수첩에는 온갖 내용이 빼곡하다. 이런저런 떠오르는 생각들을 메모한 것이 다양하다. 읽고 싶은 책 목록, 사고 싶은 패션 아이템 목록이 있는가 하면 유통업 분석, 주식 투자 방법론 같은 글도 있고 컴퓨터 업그레이드 계획 같은 것도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맛집&여행지 리스트다. 같이 훈련받은 동기들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아이들이다. 나는 이 아이들에게 훈련기간 틈틈이 자기가 가본 맛집이나 좋은 여행지를 추천받았다. 자기네 동네에서 좋은 곳도 추천받았다. 그렇게 모은 여행정보가 가득이다. 나는 이 계획을 토대로 임관휴가 여행계획을 짰다. 원래 9박 11일짜리 해안가 투어라는 블록버스터 급이었는데 아내가 휴가를 못 내는 바람에 2박 3일 부산 여행으로 줄어들었다. 휴가 안 내주면 사표를 던지라는 남편의 주장을 현명하게 무시한 아내 덕분이다.

 

 부산 여행은 부산 출신 동기 1명이 뼈대를 짜고, 다른 부산 출신 동기들이 살을 붙여 완성시켰다. 나는 이 정보를 편지를 통해 아내에게 보냈고, 아내가 심층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아옴으로써 우리의 부산 여행 플랜은 완성되었다. 이 자료를 가지고 임관식날(24) 영천에서 부산으로 바로 날라갔다.

 

 영천은 경부선이 아니라 대구에서 울산으로 가는 길에 있었다. 영천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해운대역으로 갔다. 빙빙 돌아가는 무궁화호라 도착하니 시간은 벌써 저녁 때였다. 역에서 바닷가까지는 금방이다. 해가 지기 전에 서둘러 구경하려고 열심히 걸어가는 중에 문득 한 가게의 옷이 눈에 들어왔다. 살이 쪽 빠져서 맞는 옷이 없는 마당이라 옷을 사야겠다 싶었는데 괜찮아 보이는 옷이 걸려있는 보세가게가 내 발을 잡아끌었다.

 

 스페인에서 한 번 경험해본 현지에서 옷 조절하기 신공을 발휘하여 즉석에서 이쁜 옷을 사 입었다.

 

 

 

바짝 달라붙는 슬림한 흰 티와 평소에 사고 싶었던 따뜻한 느낌의 체크 남방이었다. 까까머리가 맘에 걸리긴 하지만 윗도리는 대충 마음에 들었다. 옷을 사입고서 동백섬으로 갔다. 꽃피는 동백섬의 ~~~ 그 동백섬이다. 그러나 옷 사느라 너무 지체한 나머지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다. 동백섬을 포기하고 빵집을 찾아갔다. 부산에서 맛있다는 빵집이 동백섬 입구 부근에 있었다. ops라는 이 빵집은 기대 이상이었다. 천연재료로 자연스러운 맛을 냈는데, 특히 정성들여 달인 팥 제품이 인상적이었다. 팥 매니아인 성수가 거의 쓰러질 지경으로 자연스러운 단맛을 냈다.

 

 

 빵을 사들고 백사장을 걸었다. 먹다가 걷다가 앉아서 놀다가 또 걸었다. 많은 사람들이 추운 날씨에도 해안을 즐기고 있었다. 여기 앉아 술 한 잔 하면 좋겠다. 술이 절로 들어가겠다. 

 

 

해안에서 놀다가 배고파서 산곰장어를 먹으럭 갔다. 추천받기로는 자갈치 시장에 있는 곳으로 가라 했는데, 멀고 졸려서 해운대 시장에서 먹었다. 시장 골목에서 가장 사람이 많은 곳을 찾아 들어갔더니 역사가 꽤 오래된 모양이라 마음에 들었다. 써빙하는 아가씨들이 한국말을 잘 못해서 서비스에 애로사항이 있긴 했지만 맛은 좋았다. 막 껍질을 벗기고 툭툭 쳐내 양념에 묻혀 나온, 꿈틀거리는 곰장어를 불판 위에서 구워 먹었다. 아내는 맵다 하는데 난 매운 줄도 모르고 먹었다. 싱싱한 것이, 부드러운 것이, 빵으로 배를 채운 상황만 아니면 몇 인분 더 시켜먹었을 터였다. 아쉽게 꼭 먹어야 한다는 볶음밥만 한 공기 해서 먹었다.

 

 먹느라 사진은 없다.

 

 첫 날은 그렇게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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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나다니기/우리나라2015. 11. 1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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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휴가를 담양으로 갔다. 쏟아지는 업무를 핑계로 한 게으름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한 채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생각난 곳이 소쇄원이다. 소쇄원은 조선시대 정원(별장?)이다. 책에서 비오는 날 빗소리를 들으며 소쇄원에서 술을 마시면 참 맛있다는 대목을 읽어서 알게 된 곳이다. 비 쏟아지는데 술마시면 어디든 안 좋겠어 라고 생각하는 바람직한 주도인도 있겠으나 장소가 좋으면 술맛도 더 좋다는 건 양조장 아들이 아니어도 아는 사실이다. 그런 운치있는 곳을 가보고 싶어 담양으로 갔다.

 

 서울에서 담양 가는 버스는 하루에 2번 있다. 해서 광주를 거쳐 담양으로 가는 길을 택했다. 광주에서 담양은 가깝다. 40분 정도 걸린다. 비용은 천 몇백원 정도. 담양버스터미널에 내리면 잠시 머리가 멍해진다. 이거,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하다. 터미널을 나와 한 바퀴 돌아본다. 몇 바퀴 더 돌아본다. 계속 도는 김에 담양관광안내도도 계속 본다. 어디를 가야할지는 알겠다. 어떻게 가야하는지가 문제다. 돌다가 목이 말라 물도 한 병 사마셨다. 자, 이제 생각을 정리하자. 돌다보니 택시가 보였다. 버스는 안 보였다. 택시는 두 종류가 있었다. 보통의 개인택시와 빨간 색의 관광택시. 관광을 왔으니 관광택시를 타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탔다.

 

 서울에서 혼자 구경왔는데 소쇄원, 가사문학관, 면앙정 등을 가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나요? 그럼 시간으로 끊으시죠. 시간으로요? 얼만가요? 시간당 2만원입니다. 그게 메다기로 하는 것보다 싸게 먹히죠. 가사문학관은 옛날 종이 좀 있고 별로 볼 것이 없고, 소쇄원이랑, 면앙정 이런 데는 가볼만해요. 그리고 거시기 명옥헌은 꼭 가봐야죠. 배롱 나무가 참 이뻐요. 그럼 몇 시간 정도 하면 될까요? 글세 저기 대나무박물관 이런 데는 안 가시고? 그 쪽은 그다지. 그럼 3시간 정도면 될 듯 한디. 음...2시간 반 5만원에 맞춰주세요. 그럴까요? 그럼 메다기 끕니다.

 

 그렇게 담양투어는 진행되었다. 햇볕이 뜨겁고 더운 날에. 29살 먹은 남자가 50은 넘어보이는 택시아저씨와 함께 담양을 여행했다. 관광택시는 담양군에 특별히 육성한 것으로, 관광가이드 교육을 시킨 택시에게 운행허가를 내준 것이다. 2시간 반 동안 담양의 주요관광지를 돌면서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었다. 혼자 갔으면 찾아가지도 못했을 곳을 편안히 이동하면서 설명도 들었으니 5만원이 아깝지 않았다. 2-3명이 놀러가는 거라면 관광택시 이용할만하다.

 

 소쇄원은 작다. 입구의 대나무밭을 지나면 작은 계곡이 흐른다. 그 계곡을 건너면 정자가 2개 있다. 정자의 벽은 문으로 되어 있는데 이를 위로 올리면 사방으로 뚫린 공간이 되어버린다. 앞으로 물이 흐르고 바람이 솔솔 부니 참으로 시원하다. 비가 와서 계곡으로 물이 흐를 때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를 들으면 깜깜하니 빗줄기에 가려진 사방이 가슴에 술을 붓고, 술향기 실은 바람에 대나무가 우는 곳이다.

 

 면앙정과 식영정은 전망이 좋다. 너른 들판이 한 눈에 들어오게 높은 곳에 있다.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눈에 가득 들어오는 평야다. 명옥헌은 구석에 숨어 있다. 꼬불꼬불 길을 들어간다. 배롱나무가 여기저기 피어있다. 배롱나무는 백일홍이다. 꽃이 3번 피면 쌀이 나온다는 나무다. 붉은 꽃이 피어있다.

 

 메타세쿼이아 길은 길 양쪽으로 쭉쭉 큰 가로수들이 서있는 길이다. 꽤 긴 길이 쭉 나있어서 걸을만하다. 죽녹원은 대나무를 테마로 한 공원이다. 죽림욕을 즐길 수 있다. 대나무를 잔뜩 심고서 길을 여기저기 낸 뒤에 거기에 이름을 붙였다. 추억의 길, 사색의 길 이런 식인데 별 특색은 없다. 그래도 선선하니 걷기 좋다. 평일임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서울 근교에 이런 곳이 있었으면 참 인기 좋겠다 라고 생각했더니 아니나다를까 광주에서 많은 사람들이 놀러온다 한다. 담양은 대나무로 유명한 곳인데 이를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만든 것이다. 대나무 박물관도 있는데 가보지는 않았다. 관방제림은 수해를 막기 위해 나무를 심어놓은 곳인데 지금은 나무가 크게 자라 그럴듯한 경치를 볼 수 있다.

 

 담양은 특별한 체험이나 짜릿한 경험 같은 것을 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정자가 많고 길이 잘 되어 있어서 조용히 사색하고  소요하기 좋은 곳이다. 조용하고 곧은 선비의 표상인 대나무처럼 홀로 뚜벅뚜벅 맑은 공기 마시며 걸으며 즐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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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나다니기/물건너2015. 11. 1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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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 중에 가장 즐거웠던 때는, 즐거워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던 때는 스위스에서 융프라우를 올라갈 때였다. 새벽부터 일어나 전차를 갈아타고 봉우리로 올라가는 그 길은 5월에 눈을 보는 놀라움 때문인지 마냥 기쁘기만 했다. 사진을 봐도 그 때가 가장 해맑게 웃고 있다.

 

하지만 유럽 여행 중에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은 파리의 밤거리를 걸은 일이다. 아스라히 떠올리면 웃음이 머금어지는 기억이다.

 

그 날은 기분이 고양될 수밖에 없었다. 낮에는 비가 오는 몽마르뜨 언덕을 걸어다녔다. 즉석에서 원색의 I LOVE PARIS 비옷을 사입고, 우비소년소녀가 되어 쏘다녔다. 비는 많이 오고, 많이 젖었지만 자유분방함이 있었다. 저녁에는 모처럼 정식 코스요리를 먹었다. 와인을 곁들여서 달팽이도 먹었다. 우리 옷차림은 추레하였으나 음식만은 맛있었다. 그렇게 먹고 나서 세느강 유람선을 타러 갔다. 적당히 알콜을 마신 우리는 유람선 이층에서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세느강이어서가 아니다. 한강이었어도 그랬을거다. 우리에겐 추억이 필요했고, 연수 마지막의 추억을 심장에 새겨두려면 체면이나 품위 따위는 거추장스러웠다. 그래, 우린 누가 카메라만 들었다 하면 정신없이 그 쪽으로 모여들었고, 제각각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도로 유도했다.

 

그렇게 실컷 상기된 뒤에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아무리 맛있는 것을 먹고, 편하게 여행을 하더라도 단체여행이 주는 답답함에 목말랐던 우리에게 주어진 감로수였다. 한 방울 끝까지 쪽쪽 빨아먹어야지.

 

일행은 여럿으로 갈라졌다. 파리의 지하철을 타보겠다며 몇이 떠나고, PHAMARCY에서 살 것이 있다며 또 몇이 나뉘어졌다. 숙소로 돌아간 팀도 있었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겠다며 간 이도 있었다. 나를 비롯한 몇몇은 그냥 무작정 파리를 걷기로 했다. 나, 병성, 유주, 수진. 이렇게 네 사람이었다.

 

발길 닿는 대로 걸었다. 목적지도 없었고,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그저 걸으면, 마냥 걸어서 파리에 내 신발자욱을 남겨야 파리에 왔다는 실감이 날 것 같았다. 우리를 인도한 것은 신호등이었다. 갈림길에 설 때면 우린 신호등을 쳐다봤다. 그래서 먼저 켜지는 신호등을 따라 길을 갔다.

 

신호등이 카페로 이끌길래 들어갔다. 그래, 파리에 왔으면 차 한 잔 쯤은 해야지. 정작 카페를 찾아가는 팀은 안 따라갔으면서 우린 자연스럽게 카페에 들어갔다. 서툰 영어로 주문을 했다. 간결한 영어로 주문을 받았다. 그냥 즐거웠다. 3잔 시켰는데 4잔이 나왔음에도 한 잔씩 마시자며 키득거렸고, 카푸치노 거품으로 우유수염을 만들면서 또 키득거렸다. 뭐든 좋았을거다. 문호들이 단골로 삼았다던 유명한 카페는 아니지만 파리의 카페 아닌가. 이 곳에서, 이 시간에 좋은 사람들과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데 why not?

 

 길을 걸었다. 세느강변을 걸었다. 유람선을 타고 지나갔던 그 길을 걸었고, 버스를 타고 휙휙 지나쳤던 그 길을 걸었다. 맥주라도 한 캔 들었으면 좋았을 것이지만, 맥주를 마셨다면 이미 파리에 취한 우리에게 과음이 되었을 것이다. 다리를 몇 개나 건너고, 몇 번 왔다갔다 했을까. 밤이라 잘 나올까 걱정하면서도, 지나가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넷이 같이 찍을 수 없음에도 우린 번갈아가며 사진을 찍었다.


 
 그 밤에 알았다. 에펠탑은 밤이 깊어질수록 화려해진다는 것을.

 

 걸으면서 알았다. 사람은 함께 걸을수록 정다워진다는 것을.

 

 글 쓰면서 알았다. 추억은 자꾸 되새길수록 힘이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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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나다니기/우리나라2012. 4. 3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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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놀 데도 먹을 것도 많습니다. 경상도 음식이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있지만 적어도 부산에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신선한 해산물을 재료로 한 먹을거리가 풍성하고, 돼지국밥, 밀면 등 해산물이 아닌 음식도 맛난 것이 많습니다. 또한 바다를 바로 끼고 있어서 시원한 경치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도착하는 시간은 제각각이겠네요. 밤차로 새벽에 떨어질 수도 있고, 낮에 올 수도 있고.

먼저 아침 일찍 도착했다면, 뜨뜻한 국물로 속을 풀고 아침을 먹으면 좋겠죠? '속시원한 대구탕' 을 추천합니다. 해운대 바닷가 끄트머리 한국콘도 옆에 있는데 식사 때 가면 줄서서 먹는 곳이랍니다. (051-747-1666) 노란간판이 인상적인데, 여기는 조그마한데 가까운 세이브존 근처에 분점이 또 있습니다. 전통적인 분위기를 선호한다면 이 곳에서 좀 더 깨끗하고 큰 시설을 원한다면 다른 지점으로 가면 되겠습니다.

대구와 무, 마늘 정도만 들어가는 맑은 국물 대구탕입니다. 전날 술 안 마시고 먹는 것이 후회될 정도로 '속시원하고', 대구가 어찌나 신선한지 껍질까지 맛있습니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다면 동백섬으로 가봅시다. 에이펙 회의가 열렸던 누리마루가 위치한 이 곳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운동하는 사람도, 산책하는 사람도 많은 나무많은 자그마한 섬입니다.

동백섬
주소 부산 해운대구 중동
설명 오랜세월동안 퇴적작용으로 인해 육지화된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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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는 바닷길 산책로


이 곳은 누리마루. 아래로 내려가면 더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다

누리마루에이펙하우스
주소 부산 해운대구 우동
설명 세계의 정상이라는 뜻의 누리마루는 한국 고유의 건축인 정자를 본떠 만들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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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점심 드셔야죠. 점심은 소고기국밥으로 합니다.
원조할매국밥
주소 부산 해운대구 우1동 1380
설명 부산에서 가장 저렴하고도 맛있는 최고의 식사라고 이미 유명해진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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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맛있기로 유명한 집입니다. 작년에 올라서 이제 3000원인데, 참 착한 가격 아닌가요? 찾기도 쉽습니다. 다시 해운대 역쪽으로 와서 세이브존 근처입니다.

밥을 먹었으면 이번에는 간식입니다. 여기 괜찮은 빵집이 있습니다.

옵스 카멜리아점
주소 부산 해운대구 우동 1433 1층
설명 ‘풍요의 신’이라는 뜻의 이름에 걸맞은 건강 빵이 가득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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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섬 입구에서 시내 쪽을 바라보면 카멜리아 라는 아파트가 보입니다. 거기 1층에 있는 빵집 '옵스'입니다. 여기 빵이 참 맛있습니다. 다들 괜찮지만, 전 그 중에서도 팥 들어간 빵들이 맛있더군요. 옛날 식으로 달지 않게 뒷맛이 좋은 그런 팥빵들이 있어서 꼭 단팥빵을 하나씩 집어들게 됩니다. 6월이면 개신한다는 팥빙수가 기대되는군요.

여기서 빵을 사들고 오후는 해운대에서 놀아보죠. 신발 벗고 바닷물에 발도 담가보고 첨벙대기도 하고. 바다에 왔으니 뛰어들지는 못해도 바닷물에 적셔는 봐야죠.

여유가 된다면 아쿠아리움도 좋은 선택이 됩니다.

부산아쿠아리움
주소 부산 해운대구 중1동 1411-4
설명 해운대 해수욕장에 건설된 국내 최대 규모의 최첨단 해저테마수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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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실컷 노셨나요.

저녁은 부산이 자랑하는 산곰장어 구이 입니다. 주문하면 즉석에서 잡아서 토막내서 올려주는데, 양념을 하면 매콤하게, 안하면 담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기장에 가면 짚불에 구워먹는 곰장어가 유명한데 거기까지 가기는 좀 어렵고, 해운대 시장에도 맛있는 산곰장어집이 여럿 됩니다. 해운대 역에서 바닷가로 내려올 때 왼편으로 시장 보셨죠? 거기로 들어가면 됩니다.

들어가서 사람많은 집으로 입장하면 후회안합니다. 싱싱하고 부드러운 것이 입맛을 돋굽니다. 아, 맛있다고 너무 많이 곰장어를 시키지는 마세요. 반드시 먹어야 할 볶음밥이 남아있습니다!! 볶음밥 시켜서 꼭 볶아드시길.

이제 배도 부르니 좀 걸어야죠. 해운대 바닷가의 밤은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좋은 사람과 캔맥주 하나 따면 참 좋을 운치있는 바닷가입니다.


낭만적인 밤산책으로는 달맞이고개가 좋습니다. 이름부터가 달맞이입니다. 해운대에서 걸어 갈 수도 있습니다만 초행길에 밤이라면 찾기 쉽지 않을 겁니다. 버스나 택시로 이동하세요.

달맞이고개
주소 부산 해운대구 중1동
설명 금강산에 보는 월출과 별 다를것 없이 멋지게 보이는 대한팔경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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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이쁜 카페와 식당도 여럿 되고, 호젓하게 걷기도 좋게 산책로도 잘 되어 있습니다. 손 꼭 잡고 걸어보면 어떨까요?

걷다보면 밤이 깊어집니다. 자야겠죠. 해운대에 잠 잘 곳은 많지만 주말에 갔다면 방이 별로 없고 값도 비쌀겁니다. 평일에도 방이 잘 없더라고요. 콘도를 미리 예약하지 못했다면 발품 좀 팔아서 모텔을 전전해야 합니다.

조금의 불편을 견디겠다면 달맞이고개에 있는 찜질방(베스타 찜질방)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여기도 알뜰하게 해운대를 즐기려는 사람이 많아 크게 붐빕니다만.


잘 자고, 아침입니다. 해운대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 식사,아침을 먹으러 갑니다.

오늘 아침은 '금수복국'입니다.

서울과 대전에도 분점이 있는 유명한 집입니다. 전날 산곰장어와 함께 술 좀 드셨다면 최고의 해장음식입니다.

금수복국 부산본점
주소 부산 해운대구 중동 1394-65
설명 복어요리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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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복지리 하나씩 시키시고 여유되시면 복튀김도 꼭 드셔보세요. 닭고기 같은 느낌의 두툼한 복튀김을 소금에 찍어먹는데 맛있습니다. 복지리는 뭐 말할 것도 없죠. 복탕도 있는데 이렇게 신선한 복을 잘 손질해서 내놓는 곳은 지리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먹는 지리와 튀김에 비하면 서울서 먹는 몇 만원짜리 복은 복도 아닙니다. 푸짐하게 든든하니, 땀을 쏙 빼면서 먹어보세요.


실컷 먹고 노셨나요?

이 곳 말고도 해운대는 숨은 매력이 많습니다. 다른 곳도 스스로 찾아서 발굴해보세요. 그리고 저에게도 알려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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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나다니기/물건너2012. 4. 2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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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ed는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마을이다. 알프스 산자락에 걸쳐있는데, lake bled 라는 커다란 호수를 중심으로 생겨난 곳이다.

 

이 곳은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자연경관이 특히 아름다워서 대표적인 휴양지로 손꼽힌다. 유고슬라비아였던 시절 티토 대통령의 별장이 이 곳에 있었는데 그만큼 뛰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티토 대통령의 별장으로 쓰였던 곳은 지금은 호텔로 개조되어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으니 한 번쯤 묵어도 좋을 것이다. (vila bled)

 

호수 한 가운데 있는 섬에는 교회가 있다. 지금은 결혼식 용도로만 쓰인다고 하는데 저 곳에서 낭만적인 결혼식을 한 번 더 올리는 커플들이 가끔 있다고 한다. 호수 주변에 상가 중에 드레스를 빌려주는 곳도 있으니 한 번쯤 시도해봐도 좋을 듯 하다. 섬으로 들어갈 때는 나뭇배를 타고 들어가는데, 시간이 있다면 구경을 해도 좋다.

 

호수 옆으로는 높은 언덕에 성이 하나 있다. 이 곳은 천 년 전에 세워진 것으로 브레드 지방의 영주가 머물렀던 곳이다. 들어가보면 작은 역사박물관, 인쇄소, 와인샾 등이 있어서 쏠쏠히 구경할 거리가 제법 있고, 성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또한 뛰어나므로 꼭 한 번 올라가보길 권한다.

 

슬로베니아 와인은 싸고 맛있기로 유명한데 이 성에 있는 와인샾은 동굴의 형태로 되어 있던 와인 저장고를 와인 샾으로 쓰는 것으로, 직접 만든 와인을 정말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 시음도 가능.

 

 관련링크 http://blog.daum.net/suprim/13417494

 

블레드 호수 주위에는 이쁜 카페나 레스토랑이 많이 있는데 호수의 경치를 바라보며 먹느 음식맛이 각별하니 시간이 되면 들러볼만 하다. 이 때 블레드 마을의 특산 케익인 크림슈니데를 꼭 먹어볼 것.

 

 

 촉촉하고 부드러워 커피와 함께 마시면 입에서 살살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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