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디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1.19 [본 컬렉터] 까칠한 안락의자 탐정, 링컨 라임 6
  2. 2009.07.06 [소녀의 무덤] 인질 스릴러의 진수
각종책들/장르문학2009. 11. 19.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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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의자 탐정'이라는 유형이 있다. 사건현장에 가보지 않고 다른 사람이 전해주는 내용만 가지고 추리를 하는 탐정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이 그 시초라 할 수 있다. 이 사람좋은 할머니는 시골마을에 사는 평범한 노파의 외양을 하고 있지만 삶과 인간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으로 몇 가지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 버린다.

 미스 마플의 대표작 '화요일 클럽의 살인'에서 안락의자 탐정으로서의 미스 마플의 진가가 잘 드러난다. 매주 화요일마다 모여 자신이 겪은 신기한 사건에 대해 얘기하는 모임이 있다. 이 얘기를 듣고 자기가 사는 시골마을 세인트 메어리 미드에서 있었던 일에 견주어 "세상만사 다 똑같은거야"라며 해결하는 미스 마플의 모습은 안락의자 탐정의 전형이라 할만하다.

화요일 클럽의 살인(애거서크리스티추리문학베스트...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애거서 크리스티 (해문출판사,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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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컬렉터의 링컨 라임도 안락의자 탐정이다.

본 컬렉터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제프리 디버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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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로 전신이 마비되어 목 윗부분과 왼손 약지만 움직일 수 있어 안락의자 탐정이 되어버린 인물이다.

덴젤 워싱턴 (Denzel Washington Jr.) / 외국배우
출생 1954년 12월 28일
신체
팬카페 ★덴젤 워싱턴★을 사랑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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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본 컬렉터'에서는 덴젤 워싱턴이 링컨 라임을 연기했는데, 소설에서 링컨 라임은 백인이다


 그는 한때 오만한 천재 법의학자였다. 사건 해결에만 관심있는 독불장군. Dr. House에 비견될 까다로운 이 남자는 사고 이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 죽음을 원하고 자살을 꿈꾼다.

 혼자서는 할 수 없어 자살을 도와줄 사람을 찾는 그에게 오랜 동료가 엽기적인 살인사건의 해결을 부탁하고, 조언만 조금 해주고 어서 죽으려던(?) 그는 조금씩 조금씩 잃어버렸던 수사열정을 찾게 된다.

 이렇게 첫 모습을 드러내는 안락의자 탐정 링컨 라임은 엣 동료와 새로이 그의 파트너가 되어 눈과 발이 되어주는 젊은 여경찰 아멜라이 색스가 가져오는 정보와 증거를 바탕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CSI를 떠올리게 하는 법의학의 향연과 독특과 캐릭터의 매력이 생생한 본 콜렉터는 링컨 라임 시리즈의 1편이라는 점에서 더 기분좋은 깔끔한 스릴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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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각종책들/장르문학2009. 7. 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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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무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제프리 디버 (비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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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된 일이다. 친구와 함께 비디오방에 갔다가 아무 생각없이 영화를 하나 골랐다. 남자끼리 시간이나 때울까 해서 간 것이라 대강 고른 영화가 정말 재밌었다. 개봉작인 것 같지도 않고, 그렇게 유명한 배우도 아닌 것 같은데 몰입하게 하는 영화였다.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게 하는 재밌는 오락영화, '네고시에이터'였다. (그 때는 케빈 스페이시와 사무엘 잭슨이 와닿지 않았었다)

 '네고시에이터'는 인질극이다. 인질을 잡고 있는 범인과 협상만으로 이를 구출해내려 하는 협상가의 대결을 다룬 영화다. 인질하면, 특공대 투입해서 우당탕탕 때려잡는 것만 생각나는데 한 발 한 발 조금씩 잽을 주고받으며 인질을 구출해내는 협상의 묘미를 깨닫게 해준 영화다.

 그런 인질협상의 맛을 다시 느끼기는 어려웠다. 인질극은 그 자체로 긴장감 주는 데는 최고의 재료이지만, 손질하기가 까다롭다. 어느 정도 긴장감을 몰아넣기는 좋다. 범인이 인질을 잡고 있고, 죽이겠다고 위협하고 있으니까.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걸 어떻게 풀건데. 무조건 인질이 죽어나간다고 해서 긴장감이 생기는 것은 아니잖나. 그리고 결국 인질이 풀려나야 할텐데,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말이 되게, 해피엔딩으로 끌고 가는 건 여간 애먹이는 게 아니다.

 그런 성취를 이룬 작품이 '소녀의 무덤'이다. 농아학교의 학생과 교사를 태운 버스가 탈옥수들에게 탈취된다. 그들이 인질을 끌고 향한 곳은 폐 도축장. FBI의 협상 전문가 아더와 그의 팀이 투입되지만 탈옥수 루 헨디 등 일당은 만만치 않다. 타고난 잔인함이 수차례의 범죄를 통해 벼리어져 백전용사가 된 루는 정확한 타이밍에 날카로운 칼을 찔러대고, 수많은 경험으로 인질협상을 꿰뚫고 있는 아더는 그 칼날에 치명상을 입지 않으려 슬쩍슬쩍 피하며 응수한다. 

 언제든 인질을 죽일 수는 있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죽여야 함을 아는 루 헨디
 모든 인질을 구하면 좋겠지만, 인질을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함을 아는 아더

 두 고수의 숨막히는 공방이 빚어내는 심리전, 한 순간의 안심도 허용치 않는 청룡열차 같은 스토리 그리고 마지막 장까지 손을 놓을 수 없게 하는 드라마틱한 구성까지. 인질협상극이 갖춰야 할 모든 것을, 좋은 스릴러가 담아야 할 장점을 두루 갖춘 멋진 인질스릴러.

소녀의 무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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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