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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24 독일에서 맥주를 먹어도
하루하루2012. 7. 2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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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의학으로 분류했을 때 나는 태음인에 해당한다. 태음인은 골격이 크고 비만형으로서 음식을 잘 먹어 대식가인 경우가 많다. 잘 먹어서 비만인 것일 수도 있는데, 태음인은 게다가 먹은 게 다 살로 가는 타입이다. 음의 기운이란 게 모으고 쌓는 성질이 있는데 태음인은 큰 음이니 얼마나 잘 적립하겠는가. 두덕두덕 먹는 대로 온 몸으로 쌓인다.

 

 독일 맥주 얘기를 한다더디 왠 태음인 타령이냐 하겠지만, 이 태음인이라는 체질이 맥주와는 상극이기 때문에 주저리주저리 얘기를 꺼낸거다. 태음인이 먹어서 좋은 음식은 대개 양한 성질의 것, 땀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쌓인 것을 풀어줘야 하기 때문에 혈액순환에 좋은 음식이나 몸에 열을 내서 밖으로 기운을 발산시킬 수 있는 음식이 몸에 좋다.

 

 그런데 맥주는 대표적인 음의 음식이다. 맥주를 마시면 불콰해지고 기분이 좋은데 그게 무슨 소리냐고 할지 모르지만, 그건 알콜이란 게 원래 그런거고, 알콜 중에서도 맥주는 차가운 성질을 지니고 있다. 맥주 마시면 다음 날 설사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게 음한 성질에서 비롯된거다. 나는 맥주는 아무리 먹어도 속만 괜찮고, 설사 같은 것도 안합디다 라고 말하는 당신, 그건 당신이 태음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도 소양인이겠지. 같은 음식이라도 체질에 따라 다른거니까.

 

 맥주를 좋아함에도 맥주를 마셔서는 안되는 체질을 가진 내가 독일-스위스 출장을 가게 되었으니 이것 참 얄궃은 일이다. 독일은 맥주를 밥먹을 때 물처럼 마시는 나라라서 맥주를 안 시키면 뭔가 이상하게 보니 더한 일이다. 석회석 성분이 많아 수질이 좋지 않은 독일은 차와 커피가 들어오기 전만 하더라도 맥주가 술이 아니라 음료처럼 쓰였었다. 하루에 2-3리터씩은 그냥 마셨다지 아마.

 

 게다가 독일 음식이라는 게 소시지, 스테이크, 감자튀김 같이 하나같이 맥주와 궁합이 잘 맞는 것들인데다, 또 하나같이 짭조름하여 그냥 음식만 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원래 치맥이라고, 치킨에는 맥주지만, 독일소시지와 함께 먹는 맥주맛이 또 기가 막히지 않나.

 

 나온 음식은 일단 먹고보자 라는 친환경적 마인드로 살아온 내가 어찌 나온 음식과 맥주를 마다할 수 있었겠나. 그래서 먹고 마시고 씹고 넘겼다. 독일맥주 참말로 맛있다. 직접 만들어 파는 맥주도 많아서 가게마다 맛이 다르고, 공장에서 만드는 병맥주나 생맥주도 맛이 깊이있었다. 이 맛에 마시는 거려니 하며, 체질 따위 일주일만 무시하지 라고 마셔댔다.

 

 그럴 가치가 있는 독일 맥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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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