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문화2012. 4. 23.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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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드 boss 는 정치 드라마다. 시카고 시장인 켈시 그래머가 주인공으로, 그는 시카고 시청 공무원으로 시작해 시장까지 된 인물이다. 과감한 결단, 탁월한 정치력 등을 바탕으로 그는 입지전적인 경력을 쌓아왔다.

 

 그는 시장이 되기 위해 더러운 짓도 개의치 않았다. 정적을 제거하는 것은 기본이고, 가족마저도 그의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 쓰였다. 그의 부인은 전 시카고 시장의 딸로 그는 전 시장으로부터 후계자로 낙점받고 그의  딸과 결혼한 것이었다. 그의 부인이자 전 시장의 딸도 야심이 만만찮은 인물로서 시카고를 지배하기 위해 남편 뒤를 캐고, 유력자와 손을 잡는 등 남편 뒤통수를 치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

 

 켈시 그래머가 이렇게 일군 시카고 왕국은 탄탄해 보이지만 안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다. 그는 뇌질환 선고를 받아 몇 년 밖에는 살 수 없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치료를 위해 시장을 그만둘 터인데 그는 자신의 왕국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그가 관심있는 것은 그의 병이 알려져 정적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것이다. 불법 약물을 구해 먹으면서 그는 킹덤을 유지하고 세력을 키우기 위해 오히려 새로운 일들을 벌인다

 

 정치적 동지 관계였던 주지사를 배반하고 정치 신인을 주지사 후보로 미는가 하면, 자신의 정책을 펴기 위해 라이벌인 의원들을 공격한다. 마치 뇌질환 따위는 없다는 듯이 정력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알면서도 그에 저항하는 인물은 그리스 고전 비극의 주인공을 연상시킨다. 인간은 누구나 운명에 따라야 하지만 가끔 그 운명에 저항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우린 이를 영웅이라고 부른다.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영웅. 켈시 그리머는 그런 영웅의 풍모를 갖고 있다.

 

 그러나 영웅이라고 해서 운명을 거역할 수는 없다. 저항할  뿐이지, 결국은 운명대로 흘러가는 것. 아킬레우스가 결국은 발뒷꿈치에 공격을 받아 쓰러진 것처럼 말이다. 

 

 이 드라마 boss 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서 피어난다. 유한하고 운명에 휩쓸려가는 인간의 마지막 발버둥, 끝까지 자신의 욕망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모습, 불인 줄 알면서도 달려드는 나방 같은 찰나의 아름다움이 이 드라마를 빛나게 한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 뇌질환으로 쓰러져 꿈틀대는 켈시 그리머의 모습에서 우리는 연민과 함께 저 운명을 또 어떻게 개척해서 그가 다시 일어날 것인가 하는 기대를 품게 된다. season II 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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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