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는 밝고 귀여움을 내세우는 캐릭터다. 듣보잡이라며 불리면서도 카라를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햄촤에서 시작된 이 이미지는 아무로 나이메 닮은 꼴 하라가 트랙터를 몰고, 구사인볼트라 불리면서 강화되었으며 한편으로는 니콜의 어색한 한글실력이 일조했다. 친근한 이웃집 여동생 같은 컨셉이 대세인 일본 여자아이돌 세계에 카라가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밝고 귀여운 캐릭터가 일본인에게 익숙하면서도 다른 매력으로 다가섰기 때문이다.
소녀시대는 세련됨, 자신감을 기본으로 까는 캐릭터다. 수년간의 트레이닝을 단련된 그들은 어떤 무대에서도 떨지 않고, 완벽에 가까운 군무를 선보이며, 당당함에 기반한 활동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들은 일본 아이돌 씬에서 조금은 다른, 강한 매력으로 어필하고 있다.
연예인에게 캐릭터란 최고의 무기다. 캐릭터만 잡히면 그걸 바탕으로 몇 년은 버틸 수 있지만, 단순한 개인기, 한 두 가지의 재주로는 단명하고 만다. 박명수보다 더 웃겼던 그 수많은 개그맨들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호통 캐릭터 하나로 박명수는 살아남았다.
캐릭터는 연예인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캐릭터가 분명한 사람이 사회생활도 잘한다. 달변의 이미지를 주는 사람은 프리젠테이션 자리마다 불려다니고, 성실하다는 이미지의 사람은 어디서나 일단 환영받는다. 실체와 상관없이 자기 캐릭터가 분명한 사람은 남들보다 먼저 기억되고, 남들보다 먼저 기회를 부여받는다. 물론 기회를 살리는 것은 별개 문제지만, 사회에서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쓰러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를 생각해보면 기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캐릭터는 생존조건에 해당한다.
나쁜 캐릭터라 하더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때로는 진상도 무기가 될 수 있으니까. 무색무미무취로 그냥 있는 둥 마는 둥 하는 사람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사라져버리는 것이 사회니까.
연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소개팅을 주선하려고 할 때 확실한 캐릭터가 있는 사람이 주선해주기 쉽다.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을 때 "걔, 얼굴은 별로지만 말빨 좋고 사람 정말 편하게 해줘"하고 말할 수 있는 사람과 "어...... 착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 있다면 소개팅은 전자와 하게 마련이다.
또한 남녀가 자연스럽게 어울린다고 했을 때 확실한 캐릭터가 있는 사람이 눈에 띄기 마련이고, 눈에 띄면 한 번 더 보게 되고, 한 번 더 보면 정붙는 게 이 바닥 진리 아닌가.
성수야 얼굴로 연애했지만, 말빨 좋고 편안한 사람이라는 성수의 캐릭터가 그 많은 연애에 조금이라도 일조하지 않았다고, 성수 너는 순수히 얼굴로만 연애했다고 누가 주장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굳이 이런 주장을 하겠다면 댓글로 당당하게 해주기 바람)
그러니 사람으로 태어나서 자기 캐릭터 한 번 계발해봐야 하지 않겠나. 자기 색깔 한 번 선연하게 드러내보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 연애가 됐든, 연예가 됐든, 사회생활이 됐든, 가정생활이 됐든. 자기 캐릭터를 만들어보자는 게 이 글의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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