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세상은2017. 5. 1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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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 실현되었을 때 가장 큰 걱정거리는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커지기 때문에 노동력에 대한 수요는 크게 줄어든다.

 

한 사람이 10사람, 100사람 몫을 할 수 있다면, 자본을 투입하여 기계-인공지능을 쓰는 것의 생산성이 사람을 쓰는 것의 생산성보다 크게 높아진다면, 일자리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본소득이 거론된다. 기본소득이란 재산, 능력, 처지에 관계없이 일정한 금액을 개인에게 지불하자는 것이다. 보편적으로 일정한 소득을 보장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가능하게 하자는 취지다.

 

기본소득이라고 하면 좌파에서 주로 주장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무상급식 논쟁에서처럼 누구에게나 차별없이 돈을 주자는 것이니까.

 

하지만 기본소득 논의에서는 우파에서도 기본소득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부류가 있다. 이유는 다르다. 우파에서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부류는, 생산된 재화를 구입할 능력의 문제로 접근한다.

 

물건을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살 사람이 없으면 기업은 망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공급은 크게 늘어날 수 있지만, 물건을 살 사람은 줄어든다. 일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돈을 벌어야 물건을 사지. 전직교육 등을 통해 일자리 재배치를 하자는 주장도 있고, 아예 기본소득을 제공하여 소비를 촉진하자는 주장도 있다.

 

기본소득을 도입하자는 것은 의외로 좌파, 우파가 쉽게 합의를 볼 수도 있다. 다른 이유로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예상되는 문제는 여전히 있다.

 

기본소득은 공산주의와 유사하다.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자는 취지가 그러하고, 능력이 아닌 필요에 의한 분배 - 즉 분배의 정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결국은 많이 가진 자에게서 거두어들여 그렇지 않은 자에게 나눠준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공산주의가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문제가 기본소득에서 반복되지는 않을까? 의문이 든다.

 

공산주의가 실패한 가장 큰 요인은 - 국가부패도 있겠지만 - 필요한 만큼의 생산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열심히 일을 하나, 적게 일을 하나 똑같이 분배받는다면 열심히 일할 요인이 부족하다. 나만 뭐하러 열심히 일해. 바보도 아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상교육 등으로 정신무장을 시킨다고 하지만 한계가 있다.

 

기본소득이 모두에게 주어진다고 했을 때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증대되면 생산성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할지 모른다.

 

그런데 인간이 일을 안한다 하더라도 생산을 할 로봇-기계-인공지능은 있어야 한다. 새로 도입을 해야하고, 쓰던 것은 수리도 해야한다. 그런 비용을 누가 투입하지? 자본가다.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하려면 세금 인상은 필연적이다. 증세 없는 복지란 레토릭에 가깝다. 로봇세 도입 이야기가 왜 나오는데.

 

자본가가 자본을 투자하지 않으면 생산성 유지-증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물론 남들보다는 많이 벌기 때문에 자본을 투입하긴 할거다. 그러나 세금으로 많이 가져간다면 기본소득이 없을 때와 비교하여 자본을 그만큼 투입할 수 있을까? 공산주의 하에서 더 열심히 일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처럼 자본가도 적당히 자본을 투입하게 되지 않을까? 사회가 필요한 만큼 자본가가 자본을 투입할 이유는 없으니까.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인정해도,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세금을 인상해야 한다. 문제는 그 세금 인상이 사회에 필요한 만큼의 생산성 증대를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적절한 지점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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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