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니기/물건너2009. 5. 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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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주익 언덕을 갈 때는 대개 황영조 선수가 뛰었던 그 곳을 가려고 한다. 한국사람이라면 말이다. 그 몬주익이 그 몬주익인 줄은 알았지만 우리가 들고 있는 것은 론리 플래닛 영문판. 한국사람에 대한 친절한 배려로 황영조 선수가 뛰었던 그 길을 적시하고 있지 않은 책이다. 물어볼만한 한국 사람도 주위에 없고, 있어도 물어볼 생각은 없고 해서 그냥 걸어갔다. 언덕이니 위로 가면 나올 거란 생각으로 그냥 걸었다.

 

올라가다보니 공원이 하나 나왔다. 이름도 모르고, 뭔지도 모르고 푸른 숲이 보이길래 쉬었다. 꽃도 있고, 숲도 있고 좋았다. 주민들이 편하게 올라와서 쉬는 곳인 것 같은데, 신혼부부가 친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반가워요. 우리도 신혼부부인데.

 

동병상련(?)을 느끼며 쉬었다. 가려고 했던 관광지는 많았지만 안 보면 또 어떤가. 가다가 머무르고 싶은 곳에서 머무르는 게 자유여행의 맛 아닌가.

 

잠시의 휴식으로 원기를 회복하고, 또 위로 걸었다. 위로 가면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뭔가 나오겠지 라는 생각으로 걸었더니 성채가 나왔다. 정상 부근에 방어용 성채로 세워졌던 곳인데 이제는 관광자원으로 쓰이고 있었다. 들어가니 멀리 바다가 보이는 전망으로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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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