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니기/물건너2015. 11. 1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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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 중에 가장 즐거웠던 때는, 즐거워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던 때는 스위스에서 융프라우를 올라갈 때였다. 새벽부터 일어나 전차를 갈아타고 봉우리로 올라가는 그 길은 5월에 눈을 보는 놀라움 때문인지 마냥 기쁘기만 했다. 사진을 봐도 그 때가 가장 해맑게 웃고 있다.

 

하지만 유럽 여행 중에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은 파리의 밤거리를 걸은 일이다. 아스라히 떠올리면 웃음이 머금어지는 기억이다.

 

그 날은 기분이 고양될 수밖에 없었다. 낮에는 비가 오는 몽마르뜨 언덕을 걸어다녔다. 즉석에서 원색의 I LOVE PARIS 비옷을 사입고, 우비소년소녀가 되어 쏘다녔다. 비는 많이 오고, 많이 젖었지만 자유분방함이 있었다. 저녁에는 모처럼 정식 코스요리를 먹었다. 와인을 곁들여서 달팽이도 먹었다. 우리 옷차림은 추레하였으나 음식만은 맛있었다. 그렇게 먹고 나서 세느강 유람선을 타러 갔다. 적당히 알콜을 마신 우리는 유람선 이층에서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세느강이어서가 아니다. 한강이었어도 그랬을거다. 우리에겐 추억이 필요했고, 연수 마지막의 추억을 심장에 새겨두려면 체면이나 품위 따위는 거추장스러웠다. 그래, 우린 누가 카메라만 들었다 하면 정신없이 그 쪽으로 모여들었고, 제각각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도로 유도했다.

 

그렇게 실컷 상기된 뒤에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아무리 맛있는 것을 먹고, 편하게 여행을 하더라도 단체여행이 주는 답답함에 목말랐던 우리에게 주어진 감로수였다. 한 방울 끝까지 쪽쪽 빨아먹어야지.

 

일행은 여럿으로 갈라졌다. 파리의 지하철을 타보겠다며 몇이 떠나고, PHAMARCY에서 살 것이 있다며 또 몇이 나뉘어졌다. 숙소로 돌아간 팀도 있었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겠다며 간 이도 있었다. 나를 비롯한 몇몇은 그냥 무작정 파리를 걷기로 했다. 나, 병성, 유주, 수진. 이렇게 네 사람이었다.

 

발길 닿는 대로 걸었다. 목적지도 없었고,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그저 걸으면, 마냥 걸어서 파리에 내 신발자욱을 남겨야 파리에 왔다는 실감이 날 것 같았다. 우리를 인도한 것은 신호등이었다. 갈림길에 설 때면 우린 신호등을 쳐다봤다. 그래서 먼저 켜지는 신호등을 따라 길을 갔다.

 

신호등이 카페로 이끌길래 들어갔다. 그래, 파리에 왔으면 차 한 잔 쯤은 해야지. 정작 카페를 찾아가는 팀은 안 따라갔으면서 우린 자연스럽게 카페에 들어갔다. 서툰 영어로 주문을 했다. 간결한 영어로 주문을 받았다. 그냥 즐거웠다. 3잔 시켰는데 4잔이 나왔음에도 한 잔씩 마시자며 키득거렸고, 카푸치노 거품으로 우유수염을 만들면서 또 키득거렸다. 뭐든 좋았을거다. 문호들이 단골로 삼았다던 유명한 카페는 아니지만 파리의 카페 아닌가. 이 곳에서, 이 시간에 좋은 사람들과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데 why not?

 

 길을 걸었다. 세느강변을 걸었다. 유람선을 타고 지나갔던 그 길을 걸었고, 버스를 타고 휙휙 지나쳤던 그 길을 걸었다. 맥주라도 한 캔 들었으면 좋았을 것이지만, 맥주를 마셨다면 이미 파리에 취한 우리에게 과음이 되었을 것이다. 다리를 몇 개나 건너고, 몇 번 왔다갔다 했을까. 밤이라 잘 나올까 걱정하면서도, 지나가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넷이 같이 찍을 수 없음에도 우린 번갈아가며 사진을 찍었다.


 
 그 밤에 알았다. 에펠탑은 밤이 깊어질수록 화려해진다는 것을.

 

 걸으면서 알았다. 사람은 함께 걸을수록 정다워진다는 것을.

 

 글 쓰면서 알았다. 추억은 자꾸 되새길수록 힘이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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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니기/물건너2012. 4. 2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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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ed는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마을이다. 알프스 산자락에 걸쳐있는데, lake bled 라는 커다란 호수를 중심으로 생겨난 곳이다.

 

이 곳은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자연경관이 특히 아름다워서 대표적인 휴양지로 손꼽힌다. 유고슬라비아였던 시절 티토 대통령의 별장이 이 곳에 있었는데 그만큼 뛰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티토 대통령의 별장으로 쓰였던 곳은 지금은 호텔로 개조되어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으니 한 번쯤 묵어도 좋을 것이다. (vila bled)

 

호수 한 가운데 있는 섬에는 교회가 있다. 지금은 결혼식 용도로만 쓰인다고 하는데 저 곳에서 낭만적인 결혼식을 한 번 더 올리는 커플들이 가끔 있다고 한다. 호수 주변에 상가 중에 드레스를 빌려주는 곳도 있으니 한 번쯤 시도해봐도 좋을 듯 하다. 섬으로 들어갈 때는 나뭇배를 타고 들어가는데, 시간이 있다면 구경을 해도 좋다.

 

호수 옆으로는 높은 언덕에 성이 하나 있다. 이 곳은 천 년 전에 세워진 것으로 브레드 지방의 영주가 머물렀던 곳이다. 들어가보면 작은 역사박물관, 인쇄소, 와인샾 등이 있어서 쏠쏠히 구경할 거리가 제법 있고, 성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또한 뛰어나므로 꼭 한 번 올라가보길 권한다.

 

슬로베니아 와인은 싸고 맛있기로 유명한데 이 성에 있는 와인샾은 동굴의 형태로 되어 있던 와인 저장고를 와인 샾으로 쓰는 것으로, 직접 만든 와인을 정말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 시음도 가능.

 

 관련링크 http://blog.daum.net/suprim/13417494

 

블레드 호수 주위에는 이쁜 카페나 레스토랑이 많이 있는데 호수의 경치를 바라보며 먹느 음식맛이 각별하니 시간이 되면 들러볼만 하다. 이 때 블레드 마을의 특산 케익인 크림슈니데를 꼭 먹어볼 것.

 

 

 촉촉하고 부드러워 커피와 함께 마시면 입에서 살살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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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니기/물건너2012. 4. 2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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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다는 말라가에서 한참을 차를 타고 가야 하는 곳이다. 말라가에서 버스를 타면 처음에는 바닷가를 지난다. 하얀 집들이 인상적인 바닷가를 달리다 보면 어느덧 산길로 접어든다. 강원도 산길을 연상시키는 꼬불꼬불한 길을 꾸부렁꾸부렁 가다가 지칠 때쯤 론다가 나온다.

론다는 조그만 곳으로 하루 정도면 충분히 다 볼 수 있다. 누에보 다리를 기준으로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로 나뉘는데 누에보 다리를 중심으로 한 바퀴 휘 둘러보면 대강 다 볼 수 있다.

론다에 오는 사람들의 첫번째 목적은 누에보 다리이다.

 

(관련 링크 http://www.cyworld.com/jackie_park/8002485)

 

nuevo 우리 말로 새로운, 즉 新이다. 누에보 다리라고 하면 新橋이니, 우리 식으로 치면 신작로와 같다. 기존의 있던 다리 대신에 새로 다리를 놓고 신교라고 부른 것이다. 다리에서 밑을 보면 반지의 제왕의 한 장면 같기도 한 꽤 묘한 아름다움을 보인다. 누에보 다리 옆에 있는 파라도르 론다는, 여러 파라도르 중 그라나다 파라도르와 더불어 멋진 곳으로 유명한데, 절벽 view를 볼 수 있는 방이 특히 인기가 좋다고 한다.

론다는 하루 일정으로 누에보 다리 정도만 보고 바로 떠날 생각이었기에 파라도르 예약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계획과 달리 론다의 여유로우면서도 아기자기한 매력에 빠져서 하루를 더 머무르자고 즉석에서 결정했고, 역시나 파라로르에는 자리가 없었다.

lonely planet에서 추천해주는 다른 숙소도 마찬가지. 겨우 그 곳에서 권해주는 다른 숙소를 잡을 수 있었다.

론다는 투우의 발상지라고 한다. 마을 가운데 투우장이 있는데, 그 곳을 구경할 수 있게 꾸며놓았다. 실제 투우가 열리는 것은 보지 못했지만 이 곳에 들어가서 투우장도 구경하고, 소 우리, 투우박물관 같은 것을 보았더니 투우가 실제로 보고 싶어졌다.

론다 투우장 앞에 유명한 식당이 있다. ROMEO라는 이 레스토랑은 유명한 투우사의 이름을 딴 것인데, 투우의 시초지에 있는 투우사의 이름을 딴 곳답게 소꼬리 요리가 유명하다.


 이 곳에서는 모처럼만에 제대로 된 코스 요리를 주문했는데 소꼬리찜같은 메인 요리와 샐러드, 그리고 생선 요리를 먹었다. 소꼬리찜은 푹 익혔는지 부드럽고 소스가 잘 녹아들어 맛이 좋았다. 다른 요리도 수준급.

AFTER 사진을 보면 얼마나 열심히 먹었는지를 알 수 있다.



이것은 디저트


저녁에는 조금은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듯한 식당에서 먹었다. 점심에 좋은 것을 먹었고, 오후에 쇼핑과 관광으로 진을 빼서 눈에 띄는 곳에 들어갔던 것이다.


특별한 기대를 안한 만큼 실망할 맛은 아니었고. 바르셀로나의 그 풍성한 해산물 모듬이 그리워지는 한 끼였다.

2009/06/04 - [여행&맛집] - 바르셀로나 먹거리 - 바르셀로나 해변에서 모듬 해산물 볶음과 샹그리아 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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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나다니기/물건너2012. 4. 2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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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블랴나는 슬로베니아의 수도다. 슬로베니아를 슬로바키아와 헷갈리는 사람이 많은데 슬로베니아는 구 유고연방(유고슬라비아)에서 분리독립한 나라다. 슬로바키아는 체코 슬로바키아에서 나온 나라인데, 둘 다 이름의 유사성에서 알 수 있듯이 슬로베니안인들이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슬로베니아라는 이름이 낯설고, 동유럽 국가였기 때문에 잘 못사는 나라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국민소득 2만불이 넘는 작고 강한 나라다. 구 유고연방 시절에도 가장 잘 사는 지방이었고, 오히려 그 때가 더 살기 좋았다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우리 나라에서 유럽으로 통하는 가장 가까운 항구라서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이 수출전략기지로 이용하고 있어서 이름이 덜 알려진 것에 비해 우리나라와 관계가 깊다. 그렇지만 체류 교민의 수는 적어서 2011년 12월 현재 5가구 정도만이 교포라고 한다. 참고로 일본인은 천 명 정도. 동양인이 거의 없어서 여기에 가면 연예인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흘끔흘끔 쳐다본다.

 

 아래 지도에서 보듯이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헝가리 등과 입접해 있으며 우리나라 오스트리아 대사관이 슬로베니아까지 담당하고 있다. 교민수가 적어 대사관이나 영사관은 없다.

 

 

 알프스 산맥의 한자락을 겅치고 있고, 아드리아해도 붙어 있는 등 다채로운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다. 알프스 쪽으로 가면 blad 라는 커다란 호수가 있는 휴양지로 유명한 도시가 나온다.

 

류블랴나는 한 나라의 수도지만 인구가 20만 정도인 작은 도시다. 그래도 슬로베니아 전체 인구가 200만이니 10분의 일이 모여있는 가장 큰 도시다. 재밌게도 류블랴나 인구 중 10만 정도가 학생이라고 할 정도로 이 곳은 교육의 도시이다. 주요 대학이 이 곳에 거의 다 있어서 도시가 활기가 넘친다.

 

 시내 중심가인 트리플 브릿지 주변에 가보면 학생들로 넘쳐나서 젊음의 거리라 할 만하다. 도시가 잘 정비되어 있고 깔끔해서 조그만 소도시 구경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좋아할 만한 곳이다.

 (관련 링크 http://cafe.naver.com/firenze/1203306)

 

 류블랴나 가운데에 조그마한 산이 있고, 류블랴나 성이 있다. 올라가는 방법은 트램을 타거나 걸어가는 것. 올라가는 길이 그리 힘들지는 않으므로 산들산들 걸어가는 것도 괜찮다. 올라가면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 관련 링크 http://blog.naver.com/ran2353?Redirect=Log&logNo=14015770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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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나다니기/물건너2011. 2. 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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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오전에 구시가지 관광지를 도보로 구경하고, 점심을 먹은 뒤 오후에 다음 여행지로 이동한다. 다음 여행지 이동 출발시각에 따라 유동적이기는 하다.

둘째날 까사밀라 등 가우디 건축물 등을 남겨두었다면 오늘 시작하면 된다. 구 시가지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하고,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므로 지도만 가지고도 갈 수 있다.

이들 건축물에는 입장료가 붙으므로 이를 염두에 둬야 하고, 까사밀라 등에 가는 길은 바르셀로나의 중심지로서 쇼핑 명소가 많이 있으므로 오전에 쇼핑을 즐기는 것도 좋다. 바르셀로나 백화점이나 자라, 망고, 로에베, 캠퍼 등의 상점이 즐비하니 자유롭게 쇼핑할 것. 자라, 망고는 국내보다 확실히 싼데, 캠퍼는 별 가격 차이가 없으니 우리나라의 가격을 잘 공부한 뒤 현지에서 쇼핑하면 유용할 것이다.

 고딕 지구는 고전적인 건축물이 많이 있어서 그냥 거리 곳곳을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걸어다니다가 가볼 만한 명소로는 카탈루냐 음악당과 카데드랄이 있다. 카탈루냐 음악당 내부를 견학하려면 가이드 투어를 사전에 신청해야 하는데 홈페이지에서 예약 가능하다. 예약안했더니 못봐서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스페인 카데드랄의 특징은 굉장히 크고 화려하다는 것이다. 스페인 절대왕정 시기에 세워진 것들이라 왕의 위엄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쓰였기 때문으로 짐작되는데, 프랑스나 이태리 등의 성당과 비교하면 세밀한 맛보다는 겅충겅충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점심은 고딕 지구나 그 근처에 좋은 식당이 많이 있다. 스페인에서는 빠에야와 타파스를 꼭 먹어봐야 하는데, 빠에야는 원래 한 번에 많이 해서 나눠먹는 음식으로 1인분도 판다는 식당은 냉동제품을 데워서 파는 것이라는 얘기도 있으니 참고할 것.

 타파스는 음식명칭이 아니라 작은 그릇에 담겨 나오는 것을 말한다. 수백가지 음식이 담기므로,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데, 하나하나는 작은 그릇이지만 합치면 많으므로 식사로는 충분하다. 타파스 바에 가면 진열대에서 골라 먹을 수 있고, 관광객을 위해서 타파스 몇 개를 묶어서 제공하는 세트메뉴가 있는 식당도 있다.

  그리고는 바르셀로나를 떠난다. 바르셀로나에는 이 외에도 가볼 곳이 많고, 바르셀로나 외곽에 있는 몬세라토 등에도 들러야 하지만 3일로는 부족하다. 그래도 3일 여행으로 이 정도 코스를 다니면 바르셀로나 갔다왔다고 이런 글도 쓸 정도는 된다. 아쉬움은 다음 여행에서 채워야지 어쩌겠나.


참고사이트 : http://www.wingbus.com/europe/spain/barcelona/ 

                  전체적인 바르셀로나 정보를 얻기에 가장 좋은 곳. 정리가 잘 되어있다.


참고도서 : 스페인 여행을 위한 책은 많다. LONELY PLANET 영문판을 추천하고, 오기사(오영욱)이 쓴 '오기사 행복을 위해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같은 책이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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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나다니기/물건너2011. 2. 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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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은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이다.

일단 아침부터 먹자. 조식을 호텔에서 제공하지 않는다면 과감히 거리로 나오자. 람블라 거리에 보케리아 시장이 있는데 재래시장인 이 곳은 크지 않은 규모임에도 모형처럼 크고 이쁜 때깔의 과일, 채소와, 줄비하게 늘어선 돼지다리(하몽으로 이걸 얇게 썰어서 판다), 각종 먹거리가 풍부하다.

2009/04/14 - [여행&맛집] - 바르셀로나 먹을 곳 - 산 호세 시장(Mercat de Sant Josep) 안 작은 식당


구경만 해도 좋고, 아침을 먹어도 물론 좋다. 시장 밖에도 간단한 아침 먹을 곳은 여럿 있는데, 바게트 빵 샌드위치가 괜찮다. 빵을 반으로 길게 잘라 사이에 하몽이나 햄 같은 것을 넣어 먹는 정말 간편식인데 아침요기거리로는 충분. 스페인 식 오믈렛인 또르티야(또틸렛)이 또한 아침으로 좋다. 감자을 계란으로 두툼하게 부쳤다고 표현해야 할 것 같은 이 스페니쉬 오믈렛은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오늘은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하는 바르셀로나 시내 투어를 할 것이다. 바르셀로나 교통수단은 버스, 지하철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여행자라면 T-10 이라 부르는 10회 이용 교통권을 구매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그게 아니면 바르셀로나 투어 버스도 여행자에게는 괜찮은 선택이다. 바르셀로나의 주요 관광지를 이동하는 이 버스는 원하는 곳에서 자유롭게 타고 내릴 수 있으므로 짧은 시간에 주요 코스를 돌려는 관광객에게 유용하다. 해설도 음성으로 지원되므로 영어가 된다면 들을만 하다. 된다면 말이다.

가격은 T-10이 더 싸므로 각자의 여건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2009/04/15 - [여행&맛집] - 바르셀로나 다니기 - barcelona bus turistic



바르셀로나 투어버스는 아침 9시부터 운행하는데 가능한 첫 차를 타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오후로 갈수록 관광객이 많아지므로 아침에 사람 없을 때 관광해야 편하기도 하고, 하루에 바르셀로나를 한 바퀴 돌아야 하므로 서둘어야 한다. 일일권을 끊으면 오케이.

 시작은 가우디의 대가족성당부터 하자. 가우디의 다른 건축물인 까사밀라 등이 더 가까이에 있지만, 까사밀라 등은 걸어서 이동 가능하므로 3일째 아침에 구시가지 관광 코스에 포함시키면 된다.

 대가족성당은 밖에서 한 번 놀라고 들어가서 한 번 또 놀란다. 건축물 외관의 그 경이롭고 정교한 조각에 놀라고, 아직도 공사중인 내부에 놀란다. 솔직히 밖이 더 좋다. 대가족성당 지하에는 건축 과정의 모습과 완공 후의 모형 등이 있으므로 꼭 들를 것. 지하 전시실을 통해 대가족성당 뒷편으로 나갈 수 있으니 앞면만 보고 돌아오지 않도록 구석구석 꼭 구경하자.

 대가족 성당 다음으로는 보통 구엘 공원으로 간다. 이 경이로운 건축물 또한 바르셀로나의 자랑인 가우디의 작품인데 바르셀로나 특산품인 컬러 타일의 화려함을 만끽할 수 있다. 타일만 보지 말고 공원 여기저기 휴식할 수 있는 숲 같은 것도 있으니 꼭 돌아볼 것.

 여기까지만 해도 대충 점심 시간이다. 이동 중이므로 근사한 식당을 찾기는 쉽지 않으니 점심은 다니다가 눈에 띄는 식당에서 해결할 것. 발견의 재미가 또 쏠쏠한 게 여행의 묘미다. 간식으로 츄러스&핫쵸코를 꼭 먹어볼 것. 바르셀로나 명물인데 그 달달한 맛이란.

 오후에는 몬주익 언덕으로 올라간다. 올라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버스를 타고 근처까지 가서 걸어가는 방법도 있고, 푸나쿨라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다. 개인의 선택과 취향의 문제인데, 걸어가는 길도 한적하니 아름답고, 푸나쿨라를 추천하는 사람도 많다.

 몬주익 언덕에서는 그 끝에 있는 성채를 한 번 들러보기를 권한다. 바르셀로나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끝내주는 곳이다. 푸나쿨라를 타면 바르셀로나 전경이 쫙 펼쳐진다고 하니, 몬주익 언덕은 전망 때문에라도 꼭 올라가봐야 하는 곳이다.

 올림픽 스타디움도 들를 수 있다면 황영조 선수가 마라톤 우승한 그 길도 가볼 것. 한국인에게는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

 몬주익 언덕 중턱에는 여러 미술관과 스페인 마을이라는 민속촌 같은 곳이 있다. 미술에 관심이 많다면 이 곳 미술관을 둘러볼 것. 굉장히 많은 회화, 조각 등이 있고, 특별전시가 자주 열리므로 볼 것이 많다. 스페인 마을은 스페인의 여러 지역의 건축물이 있어서 사진 찍기에 참 좋다. 규모가 별로 크지 않고 입장료도 받아서 한국 관광객은 패스하는 것이 보통인데 개인적으로는 아담하니 좋았다. 스페인 전통 가옥 1층은 스페인 전역의 각종 기념품을 파는 가게로 쓰고 있어서 기념품 쇼핑하기도 괜찮다. 값은 비싼 편이다.

 2009/05/05 - [여행&맛집] - 바르셀로나 다니기 - 스페인 마을에서 화보 사진 찍고, 장인 손길 통가죽 벨트 사기


 오후를 몬주익 언덕에서 보냈다면 저녁은 스페인 광장 근처에서 보내자. 이 곳의 음악분수는 화려한 분수쇼를 자랑하므로, 저녁을 먹고 시간을 맞춰 분수쇼를 보는 것은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바르셀로나 투어 버스 이용시간이 끝난 뒤에 분수쇼가 계속되므로 이 점 유의하여 숙소로 돌아오는 차편도 잘 확인해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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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나다니기/물건너2011. 2. 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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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르셀로나 공항에 도착하는 것은 보통 오후 무렵. 가장 먼저 할 일은 시가지로 이동, 숙소를 잡는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세계 3대 관광지의 하나로 숙박, 레스토랑, 교통 등 관광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서 숙소 선택폭이 넓다. 

 숙소를 어느 지역에 잡을 것인가는 바르셀로나 여행코스를 결정짓는 중요한 첫 시작이므로 여러 가지 요건을 고려해야 하는데, 구 시가지인 람블라 거리나 고딕 거리 정도에 숙소를 구할 것을 추천하는 편이다.

 구 시가지에는 대표적 볼거리인 대가족성당, 까탈루냐 음악당 등이 위치해 있어서 도보로 이들 장소를 걸어다니며 볼 수 있고, 바르셀로나 해변이 근처에 있어 산책 등 자연을 즐길 수도 있고, 바르셀로나 투어 버스가 출발하는 카탈루냐 광장이 있는 등 교통 여건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구 시가지는 숙소가 굉장히 많고, 값도 비교적 저렴하나, 외관상 시설이 좀 오래된 곳이 많다. 내부를 깨끗이 수리한 곳을 찾으면 좋다.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카탈루냐 광장에 내리는 게 가장 편리한 방법이다.

 숙박지는 체력적인 여유가 있다면 바르셀로나에 도착해서 직접 구하러 돌아다니는 것도 괜찮다. 워낙에 많은 선택지가 있으므로 직접 들러서 방 상태를 보고, 흥정도 한다면 좋은 방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에서 바르셀로나에 막 날라왔다면 열 몇 시간의 비행으로 심신이 지쳐있을 터이니 방 구하러 돌아다니는 작은 순간도 힘이 들 것이다. 사전 예약도 좋은 선택이다.

 바르셀로나 호텔 예약은 국내외 호텔예약 대행 사이트를 통해 하면 된다. 예약시 꼭 확인해야 할 것은 호텔의 위치이다. 보통 호텔 위치를 지도로 제공해 주는데 바르셀로나 지도를 펴놓고 위치를 잘 판단해야 한다. 람블라 거리나 고딕 지구에 위치한 곳이면 좋고, 대로변이 좀 더 시끄러울 수 있지만 바르셀로나는 새벽까지 뜨거운 거리이므로 원래 시끄럽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숙소 형태는 다양하다. 일반적인 형태의 호텔도 특급부터 간단한 형태까지 여럿이고, 우리 콘도와 유사한 느낌으로 조리까지 가능한 숙소도 있고, 물론 민박도 있다. 2박 이상 묵을 경우에는 할인을 해주는 경우도 있으므로 확인하고, 조식은 굳이 포함되지 않아도 괜찮다. 아침에 간단히 요기할만한 식당은 여럿 있다.

 숙소 예약 후에는 예약페이지를 프린트해서 들고 가면 좋다. 바르셀로나 호텔에서 간단한 영어로 의사소통 가능하지만, 프린트물을 쓱 내밀면 그들이 원하는 모든 정보가 나와 있으므로 간편하다.

 숙소를 잡았으면 이제 놀러가자. 주요한 관광지는 이튿날부터 돌아보기로 하고, 첫날은 숙소 주변를 돌아다니며 비행의 피로를 풀고 바르셀로나의 분위기를 느끼는거다. 

 람블라 거리에는 마임 같은 공연, 특이한 분장을 하고 가만히 서있는 사람 등 거리예술이 성행한다. 하나하나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람블라 거리를 따라 바닷가로 내려가면 콜럼버스 기념탑, 포트 벨로, 바르셀로네타 해변 등이 나온다. 
 
 시원한 바닷바람(하지만 저녁에는 쌀쌀한 바닷바람이니 바람막이 점퍼 등 아우터 하나씩은 들고 다니는 것이 좋다. 햇볕은 뜨거워도 그늘은 확실히 춥다)이 부는 바닷가를 산책하는 것도 즐거움의 하나.

 저녁은 구 시가지 식당도 좋지만, 바닷가 식당에서 먹는 것도 분위기 있을 것이다. 바르셀로네타 해변을 따라 해산물 식당이 많은데, 바르셀로나의 신선한 해산물 요리는 값도 싸고, 맛도 좋다. 식사를 할 때는 반드시 샹그리아를 곁들이자. 와인에 과일을 넣어 숙성시킨 이 칵테일은 가게마다 어떤 와인과 과일을 넣느냐에 따라 맛이 다 다르므로 가는 식당마다 한 잔씩 시켜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2009/06/04 - [여행&맛집] - 바르셀로나 먹거리 - 바르셀로나 해변에서 모듬 해산물 볶음과 샹그리아 카바!

이렇게 숙소 정하고, 거리 구경하고, 저녁 먹으면 첫 날은 저물 것이다. 체력과 시간 여유가 있다면 바르셀로나 bar를 찾아서 젊음을 불태우는 것도 좋다. 아니면 해변에 누워 노닥노닥거려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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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나다니기/물건너2009. 11. 1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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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 궁전을 다 보고 내려와서 두 번째 숙소로 이동했다.

그라나다 파라도르에서 체크인할 때 친절한 호텔리어 할아버지께서 추천해주신 호텔이다.

http://largesea.tistory.com/106

신혼여행이라 큰 맘 먹고 파라도르에 왔지만 경비가 많지 않다는 사정을 말하자, 조그맣고 이쁜, 깔끔한 호텔이 있다고

우리 대신해서 예약까지 해주셨다.

파라도르에 맡겨놓은 짐을 찾고 택시를 불러달라고 했다. 예약한 종이를 주셔서 택시기사분에게 보여드렸더니

아무런 신경쓸 것 없이 휘리릭~~

아름다운 파라도를 하룻밖에 못 자고 가다니... 아쉽다.


그나라다 두 번째 숙소는

Hotel Palacia de Santa Ines 이다


호텔 문앞이다. 그라나다 중심가에서 조그만 걸어가면 되는 곳이라 위치도 좋았다.


복층으로 된 방을 얻었다.




이렇게 위로 올라갈 수 있다. 쓰지는 않았지만 천장도 높고, 재밌었다.

위에서 보면 방은 이런 모양이다.



고풍스러운 작고 예쁜 방

가구도 오래되어 보인다





창이 나있는데

사진상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알바이신 언덕도 살짝 보인다




호텔에 짐 풀어두고, 시내로 나가 catedral과 real capilla룰 구경한 후, 알바이신 언덕으로 올라가는 것이 이제부터의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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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나다니기/물건너2009. 11. 7.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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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알함브라 궁전을 열심히 본 후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이런 경치를 보면서



이렇게 맥주를 한 잔 마시며 파라도르에서 가져온 과자와 한국서 가져온 쏘세지로 간단히 점심을 먹었습니다.

난간에 걸쳐서 발을 아래로 쭉 뻗고 마시는 맥주 한 잔 정말 시원했습니다.

맥주 한 잔 꼭 마셔보세요 ^^





오후에는 GENERALIFE에 갔습니다.

정원이죠. 알함브라에서 나와서 반대쪽으로 한참을 가야 하는 이 정원은 푸르름으로 가득차서

걷는 맛이 나는 곳입니다.

좀 엽기적인 발사진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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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나다니기/물건너2009. 11. 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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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 티켓은 구하기 힘듭니다. 사전예약을 하지 않으면 아침에 일찍 가서 줄을 서야 합니다. 표를 산다고 무조건 입장시키는 것도 아니고, 시간대 별로 입장객을 제한하기 때문에 좋은 시간대를 고르려면 서둘러야 합니다. 알함브라 궁전이 원체 커서 볼 것이 많기 때문에 일찍 들어가야 제대로 볼 수 있는 까닭입니다.

저희는  별 준비없이 떠난 신혼여행이라 그냥 어떻게 새벽부터 줄서면 표 구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그라나다 파라도르 예약만 겨우 하고 떠났습니다.

그런데 파라도르 리셉션에서 그라나다 표를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봤다가 뜻밖의 정보를 받게 됩니다.

"파라도르와 몇 몇 고급 호텔에서는 알함브라 표를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것이 있다. 지금 말을 하면 내일 아침에 이 곳으로 배달해 준다."

"정말요? 가격은?"

"티켓 요금에다가 약간의 수수료가 붙는다."

"시간은?"

"8시 반과 10시가 있는데 어떤 게 좋냐?"

그렇게 해서 약간의 수수료(장당 1유로였던가...)를 내고 10시 표를 구했습니다.

오... 파라도르가 알함브라 궁전 코 앞이라, 가기도 편한데 표도 쉽게 구하다니. 그라나다에서는 일이 술술 풀립니다.

그렇게 술술 풀려 실컷 구경한 알함브라는 정말 멋졌습니다.

알함브라 궁전은 유럽의 마지막 이슬람 왕조의 흔적이 가득합니다.

그 독특한 문양이 인상적이죠.


정원도 잘 되어 있습니다.

창 사이로 보이는 정원과

직접 앞에서 보는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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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