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니기/물건너2009. 8. 1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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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 파라도르에서 멋진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그라나다 파라도르는 알함브라 궁전 옆에 있어서 밥먹으러 시내까지 나가는 게 쉽지 않습니다. 저녁식사 할 만한 곳을 파라도르 할아버지가 추천해주시긴 했는데, 택시를 불러야 한다길래 파라도르 레스토랑을 이용했습니다.

날이 좀 쌀쌀한 듯 싶었지만 아름다운 정원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파라도르 중앙에 위치한 레스토랑입니다. 밤이라 대부분의 손님들은 안 쪽의 방에서 식사를 하고, 저희는 야외에서. honeymoon에 어울리는 레스토랑이죠?



밝게도 한 번 찍어봤습니다



메뉴를 고릅니다. 아는 게 별로 없어서 적당히 느낌으로 ^^

비싸긴 하더군요. 그래도 이렇게 멋진 곳에서 고급스러운 음식을 먹는 것도 여행의 맛이겠죠.

코스 요리로 무난하게 선택했습니다.


하우스 와인을 half bottle로 주문했습니다. 맛은 so so

오른쪽 것이 가스파쵸 라는 cold soup 입니다. 안달루시아 지방의 전통 음식으로 차갑게 해서 먹는 스프입니다. 대표적인 음식이라고 해서 시켰는데.... 음... 저하고는 안 맞더군요.








스테이크. 탁월한 맛은 아니었지만...



후식. 셔뱃과 아이스크림. 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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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나다니기/물건너2009. 4. 1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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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블라 거리는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중심가다. 밤늦게까지 사람들로 북적여서 람블라 거리에 숙소가 있으면 잠자기 힘들 정도다.

아침의 람블라는 좀 다르다. 아직 해가 완전히 뜨기 전 4월에 7-8시 무렵에는 아직 문 연 상점도 별로 없고 고즈넉한 람블라를 즐길 수 있다. 바르셀로나 투어 버스가 운행하는 9시는 되어야 활기가 조금씩 살아난다.

람블라 거리에서 아침을 먹으려면 어디가 좋을까. 호텔이나 민박에서 먹을 수도 있고, 아침에 문 여는 식당도 여럿 되니 먹기야 좋다. 우리는 산 호세 시장 안에 있는 작은 식당을 선택했다.

산 호세 시장은 람블라 거리에 있는 재래시장이다. 보케리아 시장(Mercat Bpqueria)라고도 하는데 규모는 크지 않지만 활기차고 오밀조밀 가게들이 많아서 구경하기 좋다. ‘마싯따’라는 이름의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가 있어서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시장에서 본 과일과 채소들은 어찌나 크고 색깔이 또렷한지, 모형 같다.

람블라 거리에서 산 호세 시장 입구로 들어가 오른쪽으로 쭉 가면 시장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조그만 식당이 하나 있다. 식당이라고 하기도 뭐한 것이 바 형태로 된 곳에 앉아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시장 사람들이 잠깐씩 와서 먹고 마시고 하는 듯한 곳이다.

관광객으로 많은 곳보다는 현지인들이 먹는 곳에서 먹고 싶다는 소망으로 바르셀로나에서의 첫 아침을 이 곳에서 먹었다.

말은 잘 안 통하지만 간단한 영어로 주문한 음식은 ‘스패니쉬 오믈렛’이라 불리는 tortilla - 감자를 갈아서 계란이랑 뭐랑 해서 두껍게 부쳐낸 음식. 담백하고 은근히 든든하다 -, 바게트 샌드위치인 bocadillo - 바게트 빵을 길게 반 잘라서 안에 이런 저런 재료를 넣어 먹는 샌드위치 - 이다.



아내 몫으로 시킨 또르띠야는 아침 빈 속에 먹어도 느끼하지 않고 좋아서 이후 스페인 여행 동안 즐겨 먹은 음식이 되었다. 내가 시킨 보카디요에는 하몽을 넣어 달라고 했다.

스페인 가면 꼭 먹어보겠다고 생각했던 음식이 하몽이다. 하몽은 돼지다리햄이라 번역되는데 그냥 햄이라고 하기에는 날 것의 맛이 강해서 햄과 생돼지고기의 중간 정도라 생각하면 된다. 비릿한 맛이 좀 있어서 못 먹는 사람들은 입만 대고 만다는데 스페인에서는 이런저런 요리와 술안주로 많이 쓰이는 국민음식이다. 좀 큰 식당에 가면 넓적한 돼지다리를 벽에 걸어두었다가 손님이 주문하면 즉석에서 얇게 저며 내놓는다. 벽에 쭉 늘어져 있는 돼지다리가 장관인데 이걸 고정시키고 저미기 위한 전용 틀도 있다.

처음 시도한 하몽은 전혀 비리지 않고 맛있었다. 우린 하몽 체질인 듯. 나중에 스페인을 떠날 때 슈퍼에서 하몽을 사다가 한국 와서 맛있게 먹기도 했다.

마실 것으로는 커피와 콜라를 시켰다. 콜라에 레몬 한 조각 주더라. 이러고 먹고 있는데 조그만 가게에 사람들이 계속 들락날락했다. 주인아저씨와 반갑게 인사하면서 커피 한 잔씩 시켜 먹거나 빵 한 조각씩 먹고 가는 사람들. 왠 동양인들이 저기 앉아 있나 하는 표정으로 잠깐 보다가, 금새 신경끄고 자기들끼리 먹고 떠들다 사라졌다.

관광객들은 오지 않는 조그만 식당에서 먹은 스페인에서의 첫 아침.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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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