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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15 [삼돌이 사랑학] 최고의 남자, 챈들러 3
연애연구2009. 8. 1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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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렌즈 시리즈를 다시 보다가, 이 소심하면서 여성틱한(그래서 게이라는 오해도 받는) 남자 챈들러의 매력을 재발견했다. 챈들러, 최고의 남자다.


#2


레이첼의 못말리는 여동생이 온 날. 그 날은 크리스마스 파티가 모니카와 챈들러의 집에서 열리는 날이었다. 이 여동생도 파티에 끼기로 하는데, 문제는 이 여동생 도대체가 파악조차 안되는 캐릭터라는 점.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는 말만 골라 하는, 한마디로 까칠한 성격이다. 그녀의 안하무인, 후안무치는 최고봉이다.

레이첼과 여동생은 레이첼의 아기, 엠마의 후견인을 맡는 문제를 두고 싸우게 되고, 한편 모니카는 크리스마스를 위해 특별히 꺼내놓은 비싸고 좋은 그릇을 보호하기 위해 경계령을 내린다. 닭고기를 그릇에 대고 썰지 말고, 손에 들고서 칼로 아래로 베어내라는 주문을 한다. 사람들은 이에 짜증나며 역시 모니카답다고 생각한다.

레이첼과 여동생의 말다툼은 이제 육박전으로 치고받고, 모니카는 '허리 업'을 외치며 그릇을 서둘러 상자에 넣으라고 사람들을 독촉한다.

싸움이 너무 과열되자, 챈들러가 결국 폭발한다. 그는 그 그릇이 모니카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아느냐며 싸움을 그만두게 하고 둘을 화해시킨다.

바로 이 장면, 남들은 결벽증을 가진 이상한 여자라 취급하는 모니카에 대해 그녀의 괴팍한 특성을 이해하고 그것을 지켜주려 하는 챈들러의 모습. 멋지다.



#3


바베이도스에서 로스가 기조연설을 하는 학회가 열리고 친구들은 그의 연설을 듣기 위해 함께 간다. 로스가 연설 준비를 하는 사이 모니카는 피비의 남자친구 마이크와 탁구시합을 하게 된다. 모니카는 최고의 승부욕을 자랑하는 인물. 지고는 절대 못 산다. 그런데 마이크도 그런 사람이었으니. 여흥으로 시작한 탁구 시합이 몇 시간째 이어지고 둘은 땀에 흠뻑 젖어 지쳤지만 승자가 나올 때까지 그만두려 하지 않는다.

이미 저녁식사 시간도 지나버려 이제 그만 하자고 챈들러가 말하나 모니카는 듣지 않는다. 계속 시합을 하던 모니카. 불의의 손부상을 당해 시합을 계속할 수 없게 된다. 마이크는 기권할거냐며 그럼 자기가 이긴다고 하고, 모니카는 게임을 할 수 없지만 지게 되는 것이 싫다.

이 때, 챈들러. 아직 진 게 아니라며 자신이 게임을 계속하겠다고 하고, 모니카는 '당신 못하잖아'라고 투덜거리면서도 라켓은 넘겨준다.

그리고 챈들러 보기 좋게 이겨버린다.

저녁식사 시간을 넘겨가며 몇 시간이고 시합에 몰두하는 부인, 승부욕에 불타는 아내를 위해 그는 참고 기다릴 줄 안다. 그리고 아내의 승부욕에 화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해하고, 그녀를 위해 시합에 나간다. 그리고 이긴다. 이런 남자가 안 멋있으면 누가 멋있는건가?



#4


물론 챈들러가 남보기에 멋진 남자는 아니다. 남자다운 맛도 부족하고, 힘도 별로 없다. 유약한 캐릭터다. 섹스에도 서투르고(모니카와 레이첼에게 섹스 강습을 받는 에피소드가 있다. 정말 최고의 장면 중 하나다. 꼭 봐라) 여자한테 인기도 별로 없다. 썰렁한 농담이나 해대고, 대인관계에도 자신이 없다.

하지만 그는 분명 최고의 남자다.

자신이 사랑한 여자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줄 수 있는 남자. 그것을 탓하지 않고 거기에 맞춰줄 수 있는 남자.

이 남자,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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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