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2018. 7. 1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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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집 야외테이블에 앉아서 곱창을 구워먹고 있었다. 여름답지 않게 선선한 날씨라 야외인데도 견딜만했다. 숯불은 뜨거웠지만 바람이 식혀주었다.

 

곱창집 옆은 피자가게였다. 프랜차이즈 피자가게였는데 우리 옆쪽으로 배달오토바이가 여러 대 주차되어 있었고, 피자배달원이 배달출발을 기다리며 그 근처에 있었다.

 

핸드폰을 보는 게 일반적이었고, 오토바이에 앉아서 쉬거나 담배피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곱창을 굽고 있던 내 눈에 낯선 풍경이 보였다.

 

한 피자배달원이 책을 읽고 있었다. 왔다갔다하는 다른 사람들을 피해가며 책을 읽고 있었다. 언뜻 보이는데 요즘 나오는 책의 편집스타일이 아닌 것 같아 더욱 궁금했다.

 

피자배달을 기다리며 책을 읽고 있다니. 대체 무슨 책이길래 저 빨간 모자를 쓴 피자배달원은 저렇게 열심히 읽고 있는 것일까.

 

곱창을 구우면서 힐끔거리다가 그 책의 표지를 보았다.

 

방법서설이었다. 1990년대에 많이 보던 표지디자인이었다. 어차피 고전이니 최신 책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으리라.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을 이 곳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그는 방법서설에서 무엇을 깨달았을까? 방법론적 회의를 고찰하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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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