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놀이2009. 10. 5.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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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껏 온갖 짜증 다 받아줘가며 힘든 고시생활을 함께 했더니 합격한 애인은 다른 여자에게로 가버리는 일 종종 생긴다.


  이런 경우 많은 애인은 사랑의 덧없음과 세속의 잔인함에 슬퍼하며 눈물로 세월을 지낸다. 그러나 이런 세태에 분연히 떨치고 일어선 분이 있었으니 '피켓걸'이라고 한다.

 

 몇 년 전, 연수원에 묘령의 여인이 나타났다.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선 그녀. 연수원생 애인이 자신을 버렸다는 구구절절한 내용을 피켓에 쓴 채 그녀는 시위했고, 결국 그 문제의 남자연수원생은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임관에 실패했다고 한다.

 

 물론 이 case의 경우 누가 잘했고 잘못했는지가 명백한 것은 아니다. 연애는 원래 당사자 2사람밖에 모르는 것이고(이것을 '이당사자대립주의'라고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가지고 말이 나오기는 쉽지만 실제로 누가 피해자고 누가 가해자인지는 둘 밖에 모르는거다. 그리고 원래 연애에서 가해/피해는 딱 나누어지지도 않는다.

 

 어찌됐든 이 피켓걸 case가 많은 배신당한 고애인과 잠재적 배신가능성을 가진 고시생 & 연수원생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척 크다. 이하에서는 이 case의 분석을 통해 효과적인 복수 방법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2 효과적인 복수방법 - 피켓시위

 

 피켓걸 case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그 복수의 효과이다. 그녀는 한 남자의 앞길을 제대로 막았다. (그러나 결국 그 남자는 대형 로펌에 취직하였으므로 결과적으로 손해본 것은 없다는 분석도 일부 있기는 하다)

 

 황산테러나 결혼식장에 애를 데리고 나타나는 방법이 종종 많이 논의되었으나 실형의 위험과 일회성 이벤트에 그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그런데 피켓시위는 좀 쪽팔리는 것만 감수하면 위험부담은 적으면서 한 남자의 인생에 큰 스크래치를 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 아니할 수 없다.

 

 혹자는 사법연수원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한 사이버 복수를 주장하기도 하나 이 방법은 법조계 내 파급효과가 미약하여 그의 앞길을 막는데 부족해 보인다. 일단 이 복수가 성공하려면 법조계에 파다하게 소문이 나야하므로 피켓시위가 효과적이다.

 

 

 

#3 피켓 문구 작성시 주의사항

 

 이 때 피켓문구는 구구절절하게 작성하여야 할 것이다. 누구나 한 번 보면 "저런 나쁜 놈" 이라는 소리가 나오게끔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있는 사실을 현저히 부풀리고, 없는 사실은 적당히 오해의 소지가 있게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했다가 나중에 들통나면 효과가 반감된다)

 

 피켓문구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문구가 있으니 이를 빼놓아서는 안된다.

 

 1.그의 신상명세 (연수원 37기 xxx는 / 동명이인이 있을 경우 다른 신상명세까지 공개해서 불의의 피해자를 막을 필요가 있다)

 

 2.오랜 연애기간 (지난 7년동안 저와 xxx는...)

 

 3.뒷바라지 (고시식당 설거지를 해가며 그의 공부를 도왔고...)

 

 4.사실혼 관계(사람들은 저희를 다 부부인 줄 알았고...)

 

 5.부모님(저희 부모님께서는 이 소식에 큰 충격을 받으셔서...)

 

 

 

 

#4 위치 선정과 복장상태

 

 연수원생이 가장 많이 지나다니는 곳을 파악하여 그 곳에 제대로 터를 잡아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연수원생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피켓시위하기 좋은 명당 best3"를 부록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복장은 가능한 눈에 잘 띄는 그러면서도 처연함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좋다. 소복 강력추천한다.

 

 또한 머리는 푸르고 있을 것이며 고개는 15도 각도로 살짝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좋다.

 

 

 

#5 동조자의 협력

 

 이 때 같은 연수원내에 동조자(일명 프락치)를 확보할 수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 이들은 연수원 내 여론조성에 이바지할 수 있다.

 

 "내가 그 둘을 좀 아는데 말야... 사실 내 친구지만 그 놈이 나쁜 놈이지."

 

(이에 대해서는 추후 연수원생 중 남 잘 되는 꼴을 못보는 사람들의 명단을 또 부록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6 활동 시간대

 

 하루종일 피켓 시위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가장 효율적인 시간대를 파악해야 한다. 어차피 이 시위의 목적이 동네방네 소문나게 해서 그의 앞길을 막는데 있으므로 연수원장님 등 교수진이 출퇴근할 시간, 점심시간 등에 집중적으로 시위하는 것이 좋다.

 

 

 

#7 기타

 

 

 1.혹자는 전단지를 만들어서 뿌리면 더 큰 호응이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전단지는 돈만 들고 사람들이 잘 받아가지도 않는다. 또한 전단지 쓰레기가 연수원 곳곳에 버려지면 청소하는 분이나 수위 아저씨가 당신을 싫어하게 될 수 있다. 성공적인 시위를 위해서는 이들의 도움과 묵인이 필수이므로 괜히 대립관계를 만들 필요 없다.

 

 당신은 불쌍한 모습으로 피켓을 들고 서 있으면서 사람들의 호기심만 자극하면 된다. 그러면 소문은 알아서 (당신이 의도한 것보다 더욱 크게) 퍼진다.

 

 

 2.연수원 교수님의 면담 요청이 들어올 수 있다. 그럴 때면 절대 빼지 말고 면담에 응해야 한다. 이 분들 입에서 '피켓 시위 소식'이 법조계 전반에 퍼지는 것이다. 면담시에는 차분하고 조리있는 태도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좋다. 괜히 울거나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다만 한을 품고 있다라는 뉘앙스는 충분히 풍겨야 할 것이다.

 

 

 3.문제의 그 남자가 나타나 1 대 1로 해결하자고 할 수도 있다. 협상조건으로 돈 이런 걸 요구하거나 받지 말자. 이 사실이 알려지면 '앞길막기 프로젝트'는 지저분한 돈 문제로 변질된다. '전체 연수원생 앞에서 사과하기' 같은 조건을 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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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놀이2009. 9. 2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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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돈이 없다

 

 몇몇 부르조아 고시생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고시생은 돈이 부족하다. 나이가 먹을수록 더하다. 고시 공부 초반에는 집에서 잘 먹어야 공부도 잘한다고 먹을 것도 잘 챙겨주고, 돈도 넉넉하니 대준다. 그러다 돈을 많이 줘봐야 놀고 먹는데 쓰느라 공부안한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돈의 공급을 최소한으로 줄이게 된다. 또한 고시 공부 초반에는 학원비다, 책값이다 해서 돈을 타낼 명목이 많았지만 그 놈의 학원타령도 한 두 번이니 돈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연애에 있어 돈이란 있으면 좋고, 없으면 안 되는 것이다. 가난한 연인 컨셉을 지향하는 커플 혹은 정말 사랑해서 못사는 커플이 아닌 다음에는 어느 정도의 돈은 있어줘야 한다.

 

 그러나 고시생, 지 쓸 돈도 없다.

 

 

#2 미래가 없다

 

 연애를 미래가능성에 대한 투자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연애가 결혼의 전초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마당에 미래를 안 볼 수는 없다. 혹자는 고시생이라 사귀면 미래가 보장될 거라 여길지도 모르나, 당첨되지 않은 로또용지는 쓰레기일 뿐이다.

 

 3만 고시생 중 시험에 붙는 것은 매년 2천명 이하다. 총정원수는 유지되나 내용물은 계속 변하므로 시간이 지난다고 내가 붙는다는 보장은 없다. 매년 새로운 애들이 붙는 것이고 또한 매년 새로운 애들이 또 이 바닥에 들어온다. 더 어리고, 머리도 싱싱한 애들이 들어온다.

 

 고시경력이 길어질수록 합격률은 떨어지고, 애인도 떨어진다.

 

 

#3 성격도 안 좋다

 

 고3은 1년만 성격 안 좋은 걸 받아주면 된다. 재수는 일부의 문제이다. 하지만 고시생은 최소 3년은 성격 안 좋은 걸 받아줘야 한다. 재시는 필수고, 4시까지 안 가면 다행이다. 고시 공부가 길어질수록 사람은 이기적이 되어간다. 대략 5년 이상 고시바닥에 구른 사람치고 안 까칠한 사람 없다고 보면 된다. 겉으로는 허허 웃고 있어도 속으로 하나씩 가시를 가지고 있는 게 고시생이다.

 

 고시 공부를 오래 하다보면 외부 사람들과 교류가 줄어들게 되는데 그 결과 짜증부릴 사람은 애인밖에 없게 된다. 부모님께는 죄송스러워서 못하고, 같은 고시생들끼리는 서로 짜증부리니까 무서워서 못한다. 원래 알던 친구들은 이미 떠나간지 오래다.

 

 그래서 고시생을 애인으로 둔 사람은 그 짜증 받아줘야 한다. 참고로 고시생은 속도 좁아서 한 번 삐지면 오래 간다.

 

 

#4 시간도 없다

 

 백수는 시간이라도 있지. 고시생은 시간도 없다.

 

 사실 시간은 많다. 그러나 밖에 나가기 귀찮아하고 그냥 뒹굴거리기를 좋아한다. 공부하느라 바쁘다고 애인과 안 만나면서 피씨방에서 죽치고 있는 게 고시생이다.

 

 고시촌에 주말만 되면 꽃단장을 하고 고시생 애인을 만나러 온 외부인이 보이는데 사실 다 속고 있는 거다. -.- 고시생이 시간이 없으면 이 동네 피씨방, 만화방, 당구장 다 망한다. 그러나 망하는 곳은 거의 없다.

 

 

#5 몸도 부실하다.

 

 얼짱 고시생은 있어도 몸짱 고시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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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시생과 사귀려는 사람을 위한 충고

 

 그런고로 고시생을 새로 애인으로 만드는 것은 크나큰 희생을 감수하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단디 각오할 필요가 있다. 가급적 안하는 게 좋으며 굳이 고시생을 애인으로 삼겠다면 2차시험 끝나고 발표나기 전을 노릴 것을 권장한다. 이 때는 보통 애인과 유사한 부진정애인 모드가 되며, 운이 좋으면 시험에 붙을 수도 있으니 미래가능성도 담보된다. 참고로 눈도 아직은 낮다. 그 때 사귀다 2차 시험에 떨어진다면 '오빠 공부를 방해할 수 없어요'라고 위해주는 척 헤어지면 깔끔하다. 붙으면 연수원 들어가서 '방배동 아줌마'한테 전화오기 전에 결혼을 추진하는 것이 좋다.

 

 

## 고시생과 사귀고 있는 사람에 대한 충고

 

 왜 그러셨어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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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연구2009. 8. 2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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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떤 여자가 있다. 애인일 수도 있고, 작업하려는 여성일 수도 있다. 뭔가 선물을 하고 싶은데 흔한 거 말고, 좀 그럴싸한 것을 선물하고 싶다. 이럴 때 떠올리게 되는 것이 액세서리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서 내 마음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선물, 그게 바로 액세서리다.

 

 그런데 주위를 보면 참 선물 못하는 남자가 많다. 돈은 돈대로 쓰고, 욕은 욕대로 먹는, 욕을 안 먹어도 선물의 효과를 보지 못하는 남자들이 있다. 그런 남자들을 위해 조언을 준비했다. 한 두 푼 드는 것도 아닌 액세서리를 제대로 선물하는 방법, 적은 돈으로 큰 감동줄 수 있는 방법이다.

 

 

 

 

#2 정보 수집부터 해라

 

 

 선물을 하기 전에는 정보수집이 가장 중요하다. 그 사람의 취향을 잘 파악하는 것이 선물 증정 성공비결이다. 헤비메탈 듣는 여자에게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나는 낭만 발라드 20선" 같은 것을 선물해서는 안된다. 액세서리 선물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액세서리 선물시 가장 주의할 점은 그녀에게 금속알레르기가 있는지 여부이다. 싸구려 금속, 도금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순도가 높은 금속엑세서리를 선물해야 한다. 겉만 번지르르한 도금 이런 거 선물했다가는 피부트러블 생겨서 욕만 바가지로 얻어먹는다. 게다가 싼 거 선물했다고 이중으로 욕 먹을 수도 있다. 그러니 반드시 확인하자.

 

 또한 그녀의 액세서리 취향을 알아야 한다.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지, 단순한 디자인을 좋아하는지, 보석이 박힌 것을 좋아하는지 아닌지 등을 알아야 한다. 액세서리라는 게 마음에 안 들면 아무리 비싼 거라도 안하게 되는 습성이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이상의 정보를 수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녀와 함께 자연스럽게 액세서리 구경을 가는 것이다. 최적의 장소는 백화점이다. 같이 백화점에 가서 이것 저것 보다가 자연스럽게 액세서리 매장 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된다. 그러면 99% 여자가 자기의 액세서리 스타일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말한다. 금속 알레르기가 있는지, 화려한 것을 좋아한다든지 등등...

 

 

 

#3 액세서리 선물 섣불리 하지 마라

 

 

 정보를 수집할 방법이 없는 여자라면? 별로 친하지 않아서 같이 쇼핑갈 일이 없는 여자라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딱 잘라 말하건대, 직접적인 방법으로(주위 사람을 통해 간접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것 말고) 정보를 수집할 수 없는 여자에게는 액세서리 선물하는 게 아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액세서리 선물은 값이 좀 나가고, 어떤 의미를 담는 경우가 많아서 여자가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선물을 주는 것은 내가 이만큼의 마음이 당신에게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너무 과하면 받는 입장에서 부담된다. 작은 선물을 자주 여러 번 하는 게 더 효과적인 것도 그 때문이다. 별로 얘기도 안해본 남자가 비싼 목걸이 준다고 한 번에 넘어가는 여자는 별로 없다. 있다 하더라도 그런 여자는 별로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액세서리 선물은 결정적인 순간에 던지는 승부구 같은 것이므로, 어설프게 아는 사이에서는 하면 안된다. 어느정도 분위기가 무르익고, 결정적 대쉬를 할 때에 하면 좋다. 많은 어리석은 남자들이 어떻게 선물공세를 해서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고 하는데, 선물은, 특히 액세서리 선물은 그녀의 마음을 확인사살하는 용도이다.

 

 어설프게 아는 사이에서 액세서리 선물을 하면 그녀가 부담스러워서 받지 않을 확률이 크다. 받는다 하더라도 장롱에 쳐박아두거나 금은방가서 팔거다. 선물을 받고 잘 하고 다니는 여자는 극소수인데 다시 둘로 나뉜다. 하나는 누가 주었든 액세서리는 액세서리니까 하고 다닌다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당신에게 마음이 있는거다. 후자는 정말 드물고 액세서리 안 줘도 어차피 당신에게 넘어올 여자다.

 

 

 

#4 첫 선물은 귀걸이를 해라

 

 

 액세서리에도 종류가 많다. 반지, 목걸이, 팔찌, 귀걸이 등이 기본이다. 이 중에서 처음에 선물할 때는 귀걸이가 가장 좋다. 반지는 큰 의미를 부여하는 액세서리라서 선물하지 않는 게 좋다. 잘 안 받게 된다. 목걸이는 값이 고가이고, 그녀가 어떤 옷을 입는지까지 고려해서 디자인을 골라야 하기 때문에 선물하기가 쉽지 않다. 팔찌는 원래 잘 안하고 다니게 되는 액세서리라서 효용도가 떨어진다.

 

 귀걸이가 가장 좋다. 귀걸이는 일단 값이 저렴하게 막을 수 있다. 첫 선물부터 센 거 선물하면 이후에 수습이 안된다. 기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귀걸이는 대략 2만원 정도면 웬만한 것을, 이쁜 걸로 장만할 수 있다.

 

 또한 귀걸이는 특별히 스타일을 따지지 않는다. 액세서리 상점에 가서 귀걸이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점원이 어떤 스타일의 여자냐고 물을 것이다. 자세하게 설명하기 어렵다면 학생인지, 직장인인지만 말해주면 된다. 단순한 디자인과 화려한 디자인 중 한 쪽으로만 맞추면 되고, 직장인이라면 화려한 게 어울린다는 식으로 추천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귀걸이는 한 번 하면 계속 착용하게 되므로 선물을 한 보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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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연애연구2009. 8. 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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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언제나 그렇듯이 정의부터


먼저 '나이가 좀 있도록' 이라는 말의 정확한 의미부터 파악하자.

도대체 몇 살까지 연애를 안하고 있어야 '나이가 좀 있도록 아직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여기에는 수많은 주관적 잣대가 존재할 것이다.

필자는 그 중에서 연애와 결혼의 연결지점에 포인트를 맞추겠다. 여자의 경우 대략 24살 정도부터 흔히 말하는 결혼적령기가 시작될 것이다. 남자는 군대를 고려하여 조금 더 뒤로 늦추어 26살 정도.

이 때부터는 '결혼할 때 됐네'라는 말과 함께 은근슬쩍 선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연애를 해봤건 안해봤건 결혼이라는 사회적 틀 속으로 편입될 수 있는, 혹은 편입되어야 하는 나이가 이 때이다.

따라서 이 때를 하나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연애 한 번 안해봤대'라고 말했을 때 '아직도? 결혼할 나이잖아' 라는 답변이 튀어나올 수 있는 나이. '결혼한대' 라고 했을 때 '뭐 조금 이른 것 같지만 할 나이이긴 하지' 라는 나이. 여자의 경우 25. 남자의 경우 27 이다.


이 나이를 본 글에서는 '나이가 좀 있도록'의 기준 나이로 삼겠다.



1.첫번째 조언 - 자책하지 말 것.



이 나이까지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 중 일부는 자책을 한다. 남들 다 하는 연애인데 나만 아직 경험이 없네, 이거 뭔가 나한테 문제가 있는 거 아냐? 라는 생각 한 번쯤은 한다.

그럴 필요 없다. 연애 경험이 있고 없고는 일종의 옵션일 뿐이다. 옵션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게 보통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없는 게 나은 옵션도 있다.

당신의 경험과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와는 달리 인간 대 인간으로 온전히 맞부닥치는 체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연애를 권장하는 편이지만 어디까지나 권장사항이지 필수사항은 아니다. '남들이 다 ~~ 하니까' 라는 잣대로 자신을 옭아매지 마라.

개인적으로 주위를 둘러봤을 때 아직 연애 한 번 못해본 사람들 정말 많다. 어쩔 때는 연애를 여러 번 한 내가 신기하다. 성격좋고 얼굴도 그만하면 괜찮은 사람 중에도 아직 연애 안해본 사람들 많다. 연애를 하고 안하고는 개인의 성품이나 가치와는 큰 상관이 없는거다.


나 봐라. 내가 뭐 잘나서 연애했겠냐. 배 나왔지, 성격 드럽지 ... 객관적으로 하자 많다. 그래도 하더라. (너무나 명쾌하면서도 적확한 예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연애를 안한 것이든 못한 것이든 관계없다. 인연이 조금 늦게 나타나다보다 라고 생각하자. 나중에 늦게 나타난 인연에게 왜 이제 오냐고 핀잔을 할 준비만 하고.



2.두번째 조언 - 그렇더라도 너무 빼지 말자



나이가 좀 있도록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의 경우 연애를 하는 것을 좀 두려워한다. 나이가 먹을수록 푹 빠져들기란 어려운 일이다. 어렸을 때야 멋모르고 아이 좋아 이럴 수 있지만 나이가 들면 그것도 쉽지 않은 법.

특히나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의 경우 막상 연애의 기회가 생겨도 머뭇거리기 마련이다. 신중을 넘어 옴짝달싹을 안하는 정도까지 이른 경우도 많다. 막상 하고나면 별 거 아닌데 첫 발을 내딛는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관성의 법칙은 그래서 무섭다. 연애 초보인 경우 가장 고민하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자기도 모르겠다는 거다. 이게 이성으로 좋아하는 것인지, 그냥 사람으로 좋아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호소 많이 한다.

그건 연애를 한 번 해보면 안다. 연애해보기 전에는 구분못한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의 문제다. 좋은 감정이 있다면 그것의 실체가 뭔지 고민하지 말고 그냥 연애해라. 오해로 밝혀지더라도, 그래서 헤어지게 되더라도 그게 낫다.



3.세번째 조언 - 이상한 사람에게 걸리지 말 것.



답답한 일 중 하나는 나이가 좀 있도록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은 제대로 된 이성이 아니라 이상한 사람에게 걸리는 일이 종종 있다는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연애 면역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냥 좋은 사람인지, 이게 바람둥이인지 구분하지 못하는거다.

더욱 더 답답한 일은 기껏 좋은 사람은 '빼느라' 거절해놓고 정작 사귀는 것은 '이상한' 놈이라는 것이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환장한다.

물론 연애 초보의 불안한 마음을 능수능란하게 테크니컬하게 사로잡는 것은 바람둥이들이 더 잘한다. 그러니 바람둥이지. 연애 초보에게 사귈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은 그들이다.

문제는 이 순진한 연애초보들이 나중에 상처받는다는 것.

그러니 제발 이상한 사람에게 걸리지 마라. 혼자서 판단하기 힘들면 주위에 물어보자. 치료의학보다는 예방의학이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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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연애연구2009. 8. 1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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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렌즈 시리즈를 다시 보다가, 이 소심하면서 여성틱한(그래서 게이라는 오해도 받는) 남자 챈들러의 매력을 재발견했다. 챈들러, 최고의 남자다.


#2


레이첼의 못말리는 여동생이 온 날. 그 날은 크리스마스 파티가 모니카와 챈들러의 집에서 열리는 날이었다. 이 여동생도 파티에 끼기로 하는데, 문제는 이 여동생 도대체가 파악조차 안되는 캐릭터라는 점.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는 말만 골라 하는, 한마디로 까칠한 성격이다. 그녀의 안하무인, 후안무치는 최고봉이다.

레이첼과 여동생은 레이첼의 아기, 엠마의 후견인을 맡는 문제를 두고 싸우게 되고, 한편 모니카는 크리스마스를 위해 특별히 꺼내놓은 비싸고 좋은 그릇을 보호하기 위해 경계령을 내린다. 닭고기를 그릇에 대고 썰지 말고, 손에 들고서 칼로 아래로 베어내라는 주문을 한다. 사람들은 이에 짜증나며 역시 모니카답다고 생각한다.

레이첼과 여동생의 말다툼은 이제 육박전으로 치고받고, 모니카는 '허리 업'을 외치며 그릇을 서둘러 상자에 넣으라고 사람들을 독촉한다.

싸움이 너무 과열되자, 챈들러가 결국 폭발한다. 그는 그 그릇이 모니카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아느냐며 싸움을 그만두게 하고 둘을 화해시킨다.

바로 이 장면, 남들은 결벽증을 가진 이상한 여자라 취급하는 모니카에 대해 그녀의 괴팍한 특성을 이해하고 그것을 지켜주려 하는 챈들러의 모습. 멋지다.



#3


바베이도스에서 로스가 기조연설을 하는 학회가 열리고 친구들은 그의 연설을 듣기 위해 함께 간다. 로스가 연설 준비를 하는 사이 모니카는 피비의 남자친구 마이크와 탁구시합을 하게 된다. 모니카는 최고의 승부욕을 자랑하는 인물. 지고는 절대 못 산다. 그런데 마이크도 그런 사람이었으니. 여흥으로 시작한 탁구 시합이 몇 시간째 이어지고 둘은 땀에 흠뻑 젖어 지쳤지만 승자가 나올 때까지 그만두려 하지 않는다.

이미 저녁식사 시간도 지나버려 이제 그만 하자고 챈들러가 말하나 모니카는 듣지 않는다. 계속 시합을 하던 모니카. 불의의 손부상을 당해 시합을 계속할 수 없게 된다. 마이크는 기권할거냐며 그럼 자기가 이긴다고 하고, 모니카는 게임을 할 수 없지만 지게 되는 것이 싫다.

이 때, 챈들러. 아직 진 게 아니라며 자신이 게임을 계속하겠다고 하고, 모니카는 '당신 못하잖아'라고 투덜거리면서도 라켓은 넘겨준다.

그리고 챈들러 보기 좋게 이겨버린다.

저녁식사 시간을 넘겨가며 몇 시간이고 시합에 몰두하는 부인, 승부욕에 불타는 아내를 위해 그는 참고 기다릴 줄 안다. 그리고 아내의 승부욕에 화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해하고, 그녀를 위해 시합에 나간다. 그리고 이긴다. 이런 남자가 안 멋있으면 누가 멋있는건가?



#4


물론 챈들러가 남보기에 멋진 남자는 아니다. 남자다운 맛도 부족하고, 힘도 별로 없다. 유약한 캐릭터다. 섹스에도 서투르고(모니카와 레이첼에게 섹스 강습을 받는 에피소드가 있다. 정말 최고의 장면 중 하나다. 꼭 봐라) 여자한테 인기도 별로 없다. 썰렁한 농담이나 해대고, 대인관계에도 자신이 없다.

하지만 그는 분명 최고의 남자다.

자신이 사랑한 여자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줄 수 있는 남자. 그것을 탓하지 않고 거기에 맞춰줄 수 있는 남자.

이 남자,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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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