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연구2015. 11. 1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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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없다 라고들 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데 남자와 여자 사이에도 우정은 존재할 수 있지만 우정과 사랑이 공존할 수는 없다. 사랑이 생기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둘 사이에 생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둘 중 한 사람과 외부의 타인과의 사이에 생기는 것이다.

전자를 살펴보면 친구로 지내던 남녀 중 한 명이 상대를 이성으로 인식하는 경우이다. 이 때는 한 명이 우정을 포기하고 사랑을 택하든지, 아니면 다른 한 쪽이 싹튼 감정을 무시하고 친구로 남든지 그것도 아니면 한 쪽이 고백했다가 거절당하고 친구 관계마저 중지되든지 셋 중 하나로 귀결된다.

후자의 경우, 둘 중 한 명에게 애인이 생기면 친구 관계의 이성은 상대의 애인에게서 견제를 당한다. 특히나 여자에게 애인이 생겼을 때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는 한국 남자들이 애인의 남자친구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그러하다.(s에게 나에게 뭐라 할 수 없는 위치의 잘 아는 남자친구가 생긴 것은 이런 면에서 환영할 만하다) 반대의 경우도 견제는 꽤 들어온다. 개인적으로는 두 경우 모두를 겪어봤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친구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오빠-동생 사이와 같은 관계에서도 발생한다. 남녀간의 우정과 혹은 남매애(?)가 오래 지속되기 힘든 것은 이런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성을 best friend로 생각하는 사람 혹은 이성과 오빠-동생 or 누나-동생 관계 등을 설정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현실적 문제를 깊이 염두에 두어야 한다. (누나-동생 관계는 의외로 문제가 적은데 연상-연하 커플은 발생빈도가 적다는 점에서 안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 듯 하다)

첫번째 경우인 둘 사이에 사랑이 찾아오는 일이 생겼다면 이는 어쩔 수 없다.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곁에 있는 것이고 그 감정이 자연스럽게 사랑으로 발전하는 것을 어쩌겠는가. 따라서 이 경우에서는 발생보다는 수습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친구인 이성 혹은 오빠-동생 사이인 이성을 마음에 품게 되었다면 먼저 자신의 마음이 어떠한지 잘 돌아본 후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현재의 관계마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경우의 고백에서보다 몇 배로 신중할 것을 권고한다.

두번째 경우는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친구인 이성에게 애인이 생길 수 있음을 항상 인식하여야 한다. 아무리 당신이 상대방을 편하게 생각해서 '쟨 여자가 아냐' 라고 여길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내거는 사랑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애인이 생겼을 경우 당신은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

여러 가지 태도가 가능한데, 성수는 친구인 이성에게 애인이 생기면 연락을 자제하는 쪽을 택한다. 친구의 연애생활이 나로 인해 방해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자제를 한다. 물론 이런 점을 친구에게 미리 말해둔 상태에서 그러하다. 그리고 깨지면 그 때 연락하라고 말한다.

자신에게 애인이 생겼을 경우 주위 이성을 싸그리 정리하는 타입도 있지만 성수의 경우 애인에게 절대 충성을 함으로써 친구와 애인은 차원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게 하는 방법을 택한다. 비유하자면 베스트 급의 형, 누나, 동생, 친구 에게는 '장관급의 예우'를 하는데, 애인에게는 '대통령급의 예우'를 한다. (참고로 애인의 가족에게는 '외국 원수에 준하는 예우' 를 한다)

만일 베스트 프렌드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 나를 찾는데 애인과 만날 약속이 있다면 얘기를 하고 프렌드에게 달려가지만, 둘이 동시에 일이 있어 나를 필요로 한다면 애인이 먼저다. 즉 비상상황이 아니라면 애인이 먼저이고, 한 쪽만 비상상황이라면 그 쪽이 우선이며, 둘 다 비상상황이라면 애인이 우선이다. 다시 비유하자면 친구와 애인 둘 다와 물놀이 갈 상황이면 애인과 가고, 친구는 물에 빠졌는데 애인은 무사하다면 친구를 구하러 뛰어들며 둘 다 물에 빠졌다면 애인을 먼저 구한다는 것이다.

덧붙이자면 이걸 이해해 줄 수 없는 여자라면 사귈 수 없다 라는 생각까지도 가지고 있다.



#2


이렇게까지 하면서, 특히 친구에게 애인이 생겼을 때 자제해 가면서까지 이성친구를 만날 필요가 있냐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어차피 지금 알고 지내는 여자들 평생 볼 것도 아닌데 라는 식의 지적이다. 맞는 말이다. 성수 스스로도 지금 알고 지내는 여자들의 90% 이상이 앞으로 5년 이내에 정리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결혼하고 나면 연락하기 힘들겠지. 한계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자. 당신과 정말 죽이 잘 맞는 '동성의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이런 친구를 평생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근데 알고보니 이 사람이 불치병이라 1-2년 안에 죽을 것이 확실하다. 그럼 한계가 보이고 끝이 보이는 관계이니 이 사람과 친구를 하지 말 것인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란 과정에 핵심이 있다고 생각한다. 교류하며 쌓아가는 과정 하나하나가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남녀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는 끝이 있다. 아무리 죽이 잘 맞는 사이라 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죽음이라는 끝이 예정되어 있다. 끝이 있는 것이 인간관계라면,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지속되느냐, 지속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밀도높은 관계를 쌓느냐 라고 생각한다.

물론 구조적으로 사회통념의 벽에 의해 남녀 사이의 우정이 동성간의 우정보다 한계가 더 분명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죽이 잘 맞고 베스트 프렌드라 할만한 이성과의 관계를 포기하는 것은 아깝지 않나? 어차피 몇 년 지나면 안 보고 말 사인데 들인 시간과 노력이 아깝지 않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좋은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나갈 기회를 놓쳐버리는 것이 더 아깝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베스트 프렌드라 꼽는 여자친구가 서넛 있는데 사실 베스트 프렌드라 하지만 잘 보지도 않고 연락도 잘 안한다. 동생이나 누나들도 마찬가지다. 1년 넘게 대화 한 번 제대로 안한 친구도 있다. 얼굴 보기 힘든 것은 물론이다. 이 친구들 중 5년 10년 뒤에까지 연락하고 지낼 친구가 몇 명이나 될지는 알 수 없다. 하나도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나와 친구 사이에는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이 있고, 그 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으며 앞으로도 내 안에 그 시간은 소중히 남아있을 거라는 사실이다. 앞으로 평생 못 보게 된다 하더라도 그들과의 관계를 '이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단절할 생각은 전혀 없다. 내게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얼마나 성품이 바르고 좋은 사람이냐, 나와 죽이 잘 맞느냐 하는 점이지 하늘이 임의로 정해준 성은 그닥 중요치 않다. 사람이 성보다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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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