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니기/우리나라2015. 11. 1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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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에서 하룻밤을 더 자게 만든 금수복국을 먹으러 갔다. 일어나자 배가 고파 부산우유(군대에서 매일 먹던 그 우유)를 마시고 금수복국을 찾아갔다. 일요일 아침인데도 들은대로 사람이 많았다. 겨우 앉아서 추천받은 복국 2개와 복튀김을 시켰다. 아침부터 먹기에는 많다 싶은 양이지만 맛있는 거 먹을 때는 안 봐주고 달려든다는 정신의 부부이기에 가볍게 주문했다. 사람들은 계속 밀려들어왔고 우리는 이 가게의 예상수익을 계산하며 놀고 있었다. 놀고 있는 와중에도 아내는 사진을 찍었다.

 

 

 

 금수복국 조명이 사진빨에 좋다. 여기 가는 사람들 참고하도록.

 

 사진 찍고 노는 와중에 음식이 나왔다. 오... 여기도 사람 환장하게 하는 비주얼이다.

 

 

 

 내가 서울에서 먹은 복튀김은 복튀김도 아니다. 내가 서울에서 먹은 복지리는 여기 복국에 명함도 못 내민다. 대구탕에 이어 '어제 술 안 마신 게 후회되는 맛' 2탄이었다. 국물은 시원하고, 튀김은 통통했다. 튀김옷은 얇고, 살은 통통한 것이 무슨 치킨 먹는 줄 알았고, 가시에 달린 살을 발라먹는 재미까지 주는 튀김이었다.

 

 배부르게 밥을 먹고, 해동용궁사로 향했다. 우리 나라에서 유일하게 바다에 연해 있는 절이라는 이 곳. 여기도 무슨 돗돼기 시장인 줄 알았다. 이 날 우리가 간 곳은 다 사람이 많았다. 뭐가 이리 사람이 많은거야... 라고 투덜거리며 들어간 절. 고즈넉한 산사만 다니던 내게 이 곳은 별천지 절이었다. 오밀조밀하고, 곳곳에서 사람을(신도라고 하기에는 분명 일반인이 타깃이다) 끌어모으려는 아이디어가 가득했다. 또 다른 의미에서 감탄할 수 밖에 없는 절이었다.

 

 

  예를 들어 이런거다. 절 입구쯤에 십이지신상이 쭉 서 있다. 포토존으로 적당히 쓸 수 있게 이격되어 있고 석상 앞에는 불전함이 있다. 이런 걸 이렇게 잘 배치한 절이 어디 있냐고. 그 반대편에는 조각상이 또 쭉 있다. 현대미술이다. 이런 거다.

 

 

 

 그리고 들어가면 더 놀랠만한 곳이다.

 

 

 

길은 이런 식으로 돌담으로 되어 있어서 오밀조밀하고, 절 안에 들어가면 바닷가로 바로 연결되서 또 볼만하다.

 

 

 왼쪽은 화장실 벽인데, 깔끔해서 무슨 미술관 분위기고 오른쪽은 .... 음... 이건 중국 쪽 불상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했으리라고 추정되는 불상이었다.

 

 이런 식으로 절이라기 보다는 불교를 테마로 한 미술관 같은 인상이었다. 종교적 엄숙함보다는 잘 꾸며진 전시공간을 보는 느낌, 스페인의 성당에서 받았던 느낌을 여기서 또 받을 줄은 몰랐다.

 

 용궁사를 나와 어두워서 못 갔던 동백섬으로 갔다. 동백섬은 산책로를 따라 바닷가 쪽으로 해서 걷는 게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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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