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책들2009. 3. 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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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어니스트 볼크먼 (이마고,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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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스파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부제 '현대사를 바꾼 23가지 스파이전쟁 x파일' 에서 알 수 있듯이 스파이의 활약으로 전쟁의 향방이 달라지고 결국 현대사가 달라진 이야기가 담겨 있다. 보통의 전쟁사에서는 잘 다루어지지 않는 정보전쟁을 다루어, 익히 알고 있는 전쟁을 다른 측면에서 볼 수 있는 재미를 안겨 준다.

 이해하기 쉽게 한국전쟁을 다룬 부분을 살펴보자.

 KGB 역사상 가장 뛰어난 스파이 중 하나로 평가받는 코드명 '호머', 본명 도널드 더트 매클린은 50년 한국전쟁 당시 중국의 참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정보를 빼돌렸다.

 참전요청을 받은 중국 정부는 고민에 빠졌다. 동맹으로서 참전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독립된 국가가 된지 얼마 안되어 국가정비를 해야 할 때라는 현실성 사이의 고민이다. 이미 미국이 참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참전으로 한국전쟁이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된다면, 중국까지 전쟁터가 넓혀진다면 어쩌나 하는 고민이었다.

 이 때 매클린은 트루먼 행정부가 한국전쟁을 제한적으로 치르기로 했고, 핵무기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만주를 침공하는 일도 없으리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소련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중국이 참전해도 전쟁이 확대되지 않을 거라고 중국에게 장담할 수 있었고, 중국은 결국 한국전쟁에 뛰어들게 되었다.

 역사에 가정은 의미없지만. 호머가 없었다면 중국이 참전하지 않았을지도, 그랬다면 한국전쟁의 결과는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분단국가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그렇게 한 명의 스파이가 한국전쟁의 운명을 바꿔버렸다.

 이 책은 이렇게 현대사의 수많은 전쟁에서 활약한 스파이의 첩보전쟁을 소개한다. 하나의 첩보전을 깊이 있게 파고들기보다는 슥슥슥 넘어가면서 여러 다양한 스파이 전쟁을 비슷한 것끼리 묶어서 소개한다.

 따라서 깊이잎게 스파이세계를 들여다보기 보다는 가볍게 이런 사건도 있었군 하며 읽기에 좋은 책이다. 스파이에 관심있다면 입문용으로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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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책들2009. 2. 2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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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이상건 (더난출판사,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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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라고 하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리고 돈을 밝히는 것은 체면을 깍이는 것이라거나 별로 좋지 못한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로는 돈 많은 것을 좋아하면서 그런다는게 더 문제다) 그러나 돈 있으면 좋다. can not보다는 do not이 좋은거다. 없어서 검소한 것을 청빈이라 표현할 수도 있지만 있으면서 검소한 게 더 좋다. 돈있다고 있는 행세하고, 돈 없는 자를 무시하고 그러는 게 옳다는 얘기가 아니다. 돈이 줄 수 있는 효용을 인정하고 그걸 활용해서 인생을 풍요롭게 살자는 얘기다. 돈이 줄 수 있는 장점과 단점을 분명히 알고, 가능한 장점을 취하자는 말이다.

재테크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은 많이 벌면 되는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고시공부에 매달리는 수많은 사람들은 고시를 패스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풍요로운 삶이란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고시생 뿐만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풍요는 얼마만큼 벌어들이느냐에 달려있다고 믿는다. 과연 그럴까?

단언하건대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느냐가 아니라 번 돈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경제적 풍요는 돈벌기가 아니라 돈관리에 의해 좌우된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걸 모른다. 100을 벌어서 150을 쓰는 사람보다 70을 벌어 50을 쓰는 사람이 경제적 여유를 가진다는 것은 자명하다. 문제는 이 평범한 진리를 머리로는 받아들여도 가슴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벌 것인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 안타까운 일이다. 다시 한 번 반복하건대 돈을 잘 버는 것보다는 잘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 가진 돈을 어떻게 굴려서 그걸 늘리는가를 공부하기에 앞서 수입을 어떻게 관리해서 현금흐름을 플러스로 만들 것인가를 먼저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은 구체적인 재테크 노하우를 짚어주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원론적이고 남들 다 아는 이야기만 늘어놓는 것 같다. 반면에 서점에 가서 재테크에 관한 책을 살펴보면 그럴듯한 제목을 단 책들이 많이 있다. '부동산으로 떼돈 벌기' '데이트레이딩으로 1200% 수익올리기' '최단시간에 1억 만들기' 등등. 이런 제목은 자극적이라 쉽게 손이 가고 그 책만 읽으면 금방 부자가 될 것 같은 환상을 안겨준다. 그러나 진짜로 쉽게 부자가 되는 비법을 알고 있다면 그걸 남에게 쉽게 알려주겠는가? 왜 그들은 자신의 비법을 사용해 부자가 되지않고 책을 써서 자신의 비법을 싼 값에 넘겨주는가? 그들이 너무나 이타적이라서? 꿈깨라. 책 팔아서 돈 벌려고 그러는거다. 정말 부자되는 비법이 있다면 책 쓸 시간에 투자를 늘리는게 돈 더 번다. 자금이 없다고? 그럼 투자컨설팅을 해서 수수료를 받아도 된다. 그렇지만 책을 보면 실제로 돈을 번 것 같다고? 어쩌다 한 번 운이 맞아서 돈을 벌어놓고 그걸 우려먹는거다. 다시 한 번 생각해봐라. 쉽게 돈 버는 길이 있는데 왜 책을 내겠는가? 모두가 잘 살길 바래서 그러는 사람이라면 인세를 자선단체에 기부했을거다. 인세를 누가 받는지 잘 생각해봐라.


그럼 '돈 버는 사람은 따로 있다' 라는 책도 그런 게 아니냐고? 그렇지 않다. 앞서 강조했지만 이 책은 구체적인 재테크 노하우를 알려주는게 아니다. 돈에 대한 기본 자세와 마인드를 짚어주는 책이다. 우리가 헛되게 가지고 있는 돈에 대한 환상, 부자에 대한 꿈 등을 사정없이 박살내고 올바른 경제관념을 심어주려고 하는 책이다. 즉 이 책만 읽어서는 내일 바로 부자가 될 수는 없다. 돈을 벌기 위한 기초를 쌓아주는 책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책보다는 바로 뭔가 성과가 보이는 책을 선호한다. 그러나 경제관념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으면 결코 부자가 될 수 없을뿐더러 설령 운이 좋아 일시적인 부자가 되었다 하더라도 얼마 가지 못한다. 반대로 경제관념이 뚜렷하다면 언젠가 부자가 될 수 있다. 그게 바로 이 책을 적극 추천하는 이유이다. 이런 책을 써서 저자가 돈 버는 것은 대환영이다. 정당한 대가일 뿐더러 우리는 싼 값에 고급정보를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책을 쓰고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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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책들2009. 2. 15.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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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탄생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전인권 (푸른숲,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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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의 탄생은 재밌는 책이다. 40 정도 되는 한 남자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한 책이다. 그냥 회상이 아니다. 자기의 경험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남자'라는 존재가 어떻게 '탄생'되는지를 분석해놓았다. 우리 나라에서 '남자다움'이라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은 종종 있어왔다. 군대문화라든가, 전통문화의 영향이라든가 하는 것. 그러나 가정에서 '남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미시적으로 분석한 책은 없었다. 이 책은 저자의 경험과 성장에만 한정되어 있지만, 저자가 가지는 전형성은 한국 남성 전체에 대한 분석으로도 쓰일만하다.



 책은 여러 파트로 나눠지는데 주로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초점을 맞춰져 있다. 집안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 분담, 계층 구조 등을 분석하여 한국 사회에서의 전통적 남녀 구분을 보여준다. 그것이 가정 내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풀어낸다. 그리고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각각 분석한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행동, 말, 태도 등을 통해 한국의 '남성성/여성성' 문제를 파고든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결국 그들의 아들인 저자가 어떻게 '남자'로 태어나는지를 보여주는데 쓰인다. 즉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 그들과 저자와의 관계 등이 '남자의 탄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헤친다.



 저자는 이를 위해 자기 가족을 관찰자의 눈으로 바라본다. 책을 읽다보면 가족을 몰래 쳐다보며 머리 속으로 열심히 생각을 굴리고 있는 저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자신과 가족을 분석의 틀로 재단하는 저자란 흥미롭다. 저자의 태도를 따라 책을 읽으며 자신과 자기 가족을 떠올리며 나름대로 분석해보는 것도 좋은 독서법이 될 듯하다.


 '남자의 탄생'이라고 해서 남자들만 읽어야 할 책은 아니다. 강남 교보문고에 갔더니 이 책이 여성학 쪽에 있었다. 어처구니없는 실수이거나 탁월한 배치 둘 중 하나다. 의도적으로 후자에 놓은거라면 교보문고의 배치 솜씨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남자의 탄생이라는 문제는 결국 여성의 정체성과 지위와 연결될 수 밖에 없는 문제고, 여성학이라고 해서 여성의 문제에만 파묻혀서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 책을 여성학 섹션으로 분류한 것은 적절한 판단이다.


 그러므로 '남자들은 도대체 왜 그러는거야?' '한국 남자들은 저래서 싫어'라고 하는 여성이라면 이 책을 통해 한국 남성의 속내와 탄생비화를 들여다볼 일이다. 읽고나면 남자들은 '불쌍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는 일이다. 자기의 뜻과 상관없이 만들어진 존재는 아무리 잘난 체 하더라도 어릿광대에 불과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스스로가 '산물'임을 깨달고 이를 폭로한 저자는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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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책들2009. 2. 1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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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할레드 호세이니 (열림원,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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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을 마무리하는 시험을 앞둔 때였다. 시험공부하라고 앉혀져 있는데 공부는 하기 싫었다. 성적은 큰 의미없는 시험이고, 과락만 넘으면 되는거였다. 게다가 군대시험, 뭐가 좋다고 열공하겠는가. 다른 할 일이 없어서 앉아는 있는데 의욕은 없었다.

 동기가 소설책을 갖고 있었다. 여자친구가 소포로 보내준 책이었다. 시험공부 때문에 당장은 읽을 일이 없어보이기에 빌려달라고 했다. 책을 잡았는데 재밌었다. 쫙쫙 빨아들였다. 아무리 군대에 있으면 안 재밌는 것이 없다지만, 이렇게 끌어당기는 소설 오랜만이었다. 신나서 그 날 밤 자체연등까지 해가며 다 읽어버렸다. 남들은 공부하느라 밤새는데 책읽느라 밤샜다. 다음 날 아침 다 읽었다며 돌려주니, 무슨 책을 그리 빨리 읽느냐며 황당하게 쳐다본다. 하긴, 책이 두껍기는 했다. 

 내용을 좀 살펴보자. 

"아미르가 어른이 되어가면서 겪는 성장통과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박진감 넘치게 그려내고 있다. 굴절된 우정, 비밀과 배반, 양심의 가책과 보상이 얽힌 한 편의 드라마가 아프가니스탄의 격동의 역사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아프가니스탄의 유복한 집에서 태어난 아미르와 하인의 아들 하산은 어릴 때부터 절친한 친구처럼 지낸다. 하지만 아미르가 12살 되던 해 겨울, 연 날리기 시합 때 일어난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의 우정에 시련이 닥친다.

그후 아미르는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해 평온한 생활을 하다가 38세가 되던 2001년 여름, 예기치 않은 운명의 전환기를 맞는다. 하산을 배반한 죄값을 치르기로 결심하고 탈레반 지배하의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오는 아미르. 그는 태어나 처음으로 운명에 거역하는데…"

이게 출판사의 책 소개다. 직접 요약하려다가 출판사에서 포인트를 잘 짚었길래 인용했다. 이 소설은 성장소설이다. 어린 마음에 저지른 사건으로 가슴에 상처와 죄의식을 담고 살아가던 주인공이 나이가 들어 자신의 잘못을 뒤늦게나마 수습하기 위해 큰 용기와 결단으로 위험 속으로 뛰어들고, 결국 그 용기로 인해 구원받는 이야기다.

 또한 이 소설의 매력은 혼자만의 세계에 파묻히는 사춘기적 성장이 아니라, 가족사, 민족사의 큰 흐름 속에서 한 인간이 제 발로 오롯히 서는 성장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인간이 개인으로서 사는 것이 아니며, 그의 잘못과 구원은 결국 그를 둘러싼 사회적 여건 속에서 이루어짐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미국에서 120주 동안 초장기 베스트셀러였다. 내용은 분명 훌륭하지만 아프가니스탄의 아픔과 현실을 잘 그려냈다는 점, 주인공이 미국으로 도피해 자유를 찾았다는 점, 그리고 다시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가 황폐해진 땅에서 희망을 구해 미국으로 돌아왔다는 점 등이 미국의 도덕적 우월감을 고양시킨 결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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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읽으면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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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프레더릭 포사이스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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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물을 잘 쓰는 프레더릭 포사이스의 소설. 아프간을 배경으로 한 멋진 소설이다.
빈 라덴과 아프간 반군의 이야기가 배경으로 흐르며, 어떻게 아프간이 지금 이 모습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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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책들2009. 1. 1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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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 꾸리찌바
카테고리 기술/공학
지은이 박용남 (녹색평론사,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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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는 내내 부러운 마음 떨칠 수 없었다. 왜 우리에겐 이런 정치가가 없는지, 존경하고 믿을 수 있는 정치가가 없는지 탄식을 금할 수 없었다. 우리네 정치가들은 맨날 예산 타령만 하며 국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저 어떻게 하면 중앙정부의 지원금을 타볼까 하고 뻔질나게 정부를 드나든다. 정작 자신의 지자체는 소홀히 한 채. 

 여러 광역시가 지하철을 놓는다고수조원의 돈을 퍼부었다. 광역시 하나의 예산으로 감담할 수 없는 대규모 사업이기에 정부 지원금을 타내는가 하면 여기저기서 빚을 내서 땅을 파고,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자금까지 끌여들여 지하철 사업을 벌인다. 그 빚때문에 각 광역시가 재정위기에 처해 수년내로 파산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도시교통문제의 심각성은 어느 나라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 지하철을 파는 것은 하나의 방편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 정치가들이 지하철 공사를 하는 것은 자기 임기내에 업적을 남기려는 한탕주의의 소산이다. 빚은 다음 임기에서 책임질테니 자신은 생색만 내면 된다는 발상으로 도시를 빚더미에 올려놓고 있다.

 그런데 꾸리찌바는 이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했다. 우리의 광역시보다 더 적은 예산으로 더 효율적이고 깨끗한 도시교통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단순히 돈 끌어들여 지하철만 들입다 파는 것이 아니라 예산의 한계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짜낸 것이다. 지상의 버스를 지하철 수준의 편리함과 대용량성을 갖추게 만든 아이디어. 그 아이디어가 꾸리찌바를 꿈의 도시라 불리게 한다.

 운영은 돈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한다는 것, 주민을 위하는 마음이 최고의 조직 운영 비결인 것을 이 책은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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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각종책들2009. 1. 14.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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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입대 등으로 공백이 좀 있었습니다. 책을 많이 읽지 못할거라 생각해서 가기 전에 많이 읽어뒀는데 훈련받으면서도 틈틈이 읽을 수 있었고, 나와서도 열심히 읽었습니다. 덕분에 읽은 권수는 평년작은 되는 것 같군요.

자, 9년째 하는 올해의 책 선정, 시작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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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혼블로워 / C.S. 포레스터

혼블로워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C.S. 포레스터 (연경문화사,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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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묘사로 사관후보생 혼블로워가 해군제독이 되기까지의 여정이 펼쳐진다.

진지한 해양소설

2009/01/04 - [책] - 혼블로워 - 진지한 영국해군 이야기



5. 연을 쫓는 아이 / 할레드 호세이니

 
연을 쫓는 아이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할레드 호세이니 (열림원,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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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연을 잡았더라면, 용기를 내 한 발만 내딛었더라면

후회를 돌릴 수 있다면.....

아프간을 배경으로 한 성장소설

2008/12/24 - [책] - 연을 쫓는 아이 / 할레드 호세이니 - 얽히고 설킨 인연과 업보


4.그녀에게 말하다 / 김혜리

그녀에게 말하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김혜리 (씨네21,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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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니까 가능한 인터뷰집.

지금 씨네21에서 씨즌 2가 진행중.

2009/01/07 - [책] - 그녀에게 말하다 - 그녀니까 말한다


3.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팔묘촌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요코미조 세이시 (시공사,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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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건진 수작 추리물. 스릴감 넘치는 추리물을 원한다면!!

2009/01/12 - [책] -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 원한은 악마의 지혜로 피를 부르고



2.황홀한 쿠바 / 사석원

황홀한 쿠바
카테고리 여행/기행
지은이 사석원 (청림출판,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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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바의 공기를 마시고 싶다면 이 책!

 글과 그림으로 전해지는 쿠바의 매력

2009/01/07 - [책] - 황홀한 쿠바 - 쿠바의 독에 취하다


1.하악하악 / 이외수

하악하악: 이외수의 생존법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이외수 (해냄출판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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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포텐셜 폭발!!

유망주라 하기에는 데뷔한지도 오래 됐고 몇몇 베스트셀러도 있지만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했던 이외수.

촌철살인의 짧은 글을 가지고 장안을 뒤흔들다.

그의 오랜 내공에서 추려진 정수를 양껏 섭취할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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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각종책들2009. 1. 1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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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물열전 1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김현종 (마음산책,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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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대한 책은 꽤 많다. 지리서부터 문화, 역사서까지 유럽에 대한 책은 많다. 유럽에 대한 '좋은 책'이 많은지는 조금 의문이지만 적어도 책 자체는 많다. 그리고 그런 책들은 하나같이 비슷한 패턴을 가진다. 여행기라면 주요 유적지를 훑을 것이며, 역사서라면 시대별로 쭉 나열할 것이다. 문화서라면 현지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경험에 바탕한 인상을 적고, 문화를 소개할 것이다. 지리정보서라면 각종 정보가 가득할거다. 그런 비슷비슷한 책들 틈새에서 이 책은 독특한 아이디어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것은 유럽을 인물을 통해 살펴보자는 것이다. 잠깐, 인물로 보는 유럽이야기도 제법 된다고? 맞다. 그런 책이 있음을 부정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책과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이 책에서 다루는 인물의 구성이다. 우리가 익히 아는 유명한 사람도 많지만 평범한 유럽인도 들어있다. 유명인을 통해서는 유럽의 역사, 어떤 도시의 흥망성쇠, 한 시대의 분위기 등을 조명한다. 그리고 평범한 유럽인을 통해서는 현재의 유럽을 보여준다. 즉 유명인만 가지고 볼 때의 단점 -현재를 놓치고, 과거의 유럽만 보여줌 - 을 극복한 동시에 현재의 유럽 보여주기에 그칠 경우의 단점 - 전통과 역사의 공간 유럽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없는 점 - 또한 극복하려 한 것이다. 유럽의 과거와 현재라는 두 마리 토끼 쫓기를 시도한 것으로 이 점이 이 책을 다른 책과 다른 것으로 만든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 자체는 좋았으나 그 결과물은 만족스러울만큼 나오지 못했다. 우선 유명인과 보통 사람의 비중이 큰 차이를 보였다. 전자가 훨씬 많고, 후자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는 별로 좋지 않다. 유명인에 대한 자료는 많기 때문에 이렇게 되면 이 책에서 새로이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적어질 수 밖에 없다. 어디선가 이미 본 정보를 다시 이 책에서 읽게 하는 것은 책의 새로운 시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의 유명인을 우리가 다 아는 것은 아니다. 특히 동유럽 국가 쪽의 역사적 인물은 우리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유명인의 범위가 넓다는 점에서 앞서 지적한 단점이 어느 정도 상쇄될 수는 있다. 그럼에도 보통 사람의 비중이 좀더 높았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을 버리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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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각종책들2009. 1. 7.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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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쿠바
카테고리 여행/기행
지은이 사석원 (청림출판,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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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는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여행꿈을 실행으로 옮기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가이드북이지 여행기가 아니다. 꿈만 꾸고 있는 사람, 풍경사진 하나에 마음이 설레는 사람을 여행기는 위로한다.

 그런 이유로 여행기는 정보가 아니라 감성을 전달해야 한다. lonely planet의 다닥다닥 정보는 여행을 꿈꾸는 자에게는 의미없다. 내가 그 곳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 대리만족이 여행기의 본령이다.

 정보와 감성이 조화를 이룬다면야 얼마나 좋겠냐마는,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여행을 꿈꾸는 자에게는 감성이 절실하다. 그렇지 않은가. 갈 수 있다면 가서 느끼면 되는데, 내가 가서 느끼는 것이 더 많을텐데, 남의 감성을 읽어서 무엇하나. 좋은 여행기란 정서를 느끼게 하는 것. 영화 바그다드 카페처럼. 황량한 사막의 건물 한 채 덩그러니 있는 그 정서를 전해주는 것이 좋다.

 사진만 해도 그렇다. 유명한 관광지 사진은 별 감흥 없다. 잘 짜여진 사진도 별로다. 그 곳의 분위기를 전달해주는 사진. 사진가의 시각이 내 시각처럼 받아들여지는 사진. 그런 사진 몇 장 있다면 족하다.

'황홀한 쿠바'는 이런 여행기다. 가기도 힘든 곳.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에서 언뜻 비치는 자유롭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기대되지만, 공산국가로 폐쇄된 느낌도 드는 곳. 그런 쿠바를 그려내는 여행기다.

황홀하게. 그렇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쿠바가 황홀하게 다가온다. 마시면 환상에 빠져들면서 죽게 되는 독 같다. 황홀한 독, 쿠바.

 쿠바를 황홀하게 그려내는 것은 이 책이 쿠바의 유명한 관광지를 훑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헤밍웨이가 자주 다니는 바에 가서 술 한 잔 하는 일도 있지만 그건 스쳐지나가는 것 중 하나다. 그보다는 쿠바사람들과의 어울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가 머문 민박집 주인 아줌마, 외로워서 걸은 바닷가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잊혀진 한국인 - 애니깽의 후예 등 쿠바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과 접촉, 그 순간이 농밀하게 그려진다. 짧은 여행 기간에도 그는 인연을 쌓고, 살사를 배우며 쿠바사람들 속으로 녹아들어간다.

그 녹아듬의 과정이 농축된 것이 이 책이다. 쿠바를 꿈꾸는 사람에게 권한다.

ps.저자 사석원은 화가다. 그가 직접 그린 쿠바 그림이 책에 있다. 사진도 좋지만 그림이 더 황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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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각종책들2009. 1. 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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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말하다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김혜리 (씨네21,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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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을 알아가는 것은 어렵다. 다른 사람을 통해서 한 사람을 알아가는 것은 더욱 어렵다. 인터뷰는 그래서 어려운 작업이다. 한 사람을 한 사람의 시각으로, 한 사람과 한 사람의 대화를 통해서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어렵다. 인터뷰를 잘하기로는 다치바나 다카시가 있다. 인터뷰 상대의 책, 글 하나하나 다 찾아 읽어가며 철저히 준비해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다치바나다. 그가 한 인터뷰에는 논리가 있고, 흐름이 있다. 툭툭 끊기는 질문의 나열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대화로 만들어진 글이다.

 국내에서 신뢰할만한 인터뷰어로는 지승호와 김혜리가 있다. 지승호는 인터뷰만으로 이루어진 여러 권의 책을 냈고, 김혜리는 책은 많이 내지 않았지만 씨네21을 통해 인터뷰어로서의 실력을 보여줬다.

 이 책은 김혜리 기자가 씨네21에 연재했던 사람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영화잡지에 연재했다고 해서 영화판 사람들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전영혁 같은 DJ도 있고 디자이너 정구호에 소설가 박민규도 있다. 이창동 감독님에 강금실 변호사까지 면면도 다채롭다. 이 다양한 인물들을 일정한 톤으로 묶는 건 인터뷰어 김혜리의 내공이다. 옅은, 어두운 보라색 표지처럼 차분하게 삶의 편린들을 하나하나 내보이는 인터뷰이들, 김혜리 앞에서니까 가능한 일인 듯 싶다.

 나문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아냐. 많이 사랑하진 못해. 어머니도 그냥 지나가는 거야." 그냥 지나가는 것들을, 본인도 의식하지 못한 채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붙잡아 글로 남기는 것, 그게 인터뷰다. 김혜리는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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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각종책들2009. 1. 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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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결혼 시키기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앤 패디먼 (지호,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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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책에 대한 책'이다. 세상에는 책이 많다보니 '책에 대한 책'도 있다. '책에 대한 책'이라...이런 책을 읽을 때면 마니아들끼리만 통하는 은밀한 공모가 떠오른다. 어떤 분야에 정통하거나 몰두한 마니아들끼리는 그들끼리만 통하는 이야기가 있는 법이다. 다른 사람은 그게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고, 별 재미도 없어보이는 이야기를 그들끼리는 뭐가 그리 신나는지 낄낄거린다. 그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아니라 그것에 몰두하면서 느꼈던 경험같은 것이 그렇다. 지식이야 문외한이라도 책 몇 권 읽어 말할 수 있지만 몰두의 경험과 에피소드는 푹 빠진 사람만이 이야기할 수 있다. 진짜 좋아하는지, 좋아하는 척 하는지를 구분하는 잣대는 지식의 양이 아니라 자잘한 에피소드들이다.

예를 들어 소리 마니아라면 좋은 스피커의 재원과 특성을 줄줄이 외우기보다는 자기가 정말 갖고 싶은 스피커를 사기 위해 고생했던 일을 열띠게 얘기할 때 그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공감하며 무릎을 친다면 듣는 당신 또한 마니아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 '서재 결혼시키기'를 쓴 앤 패디먼은 마니아라고 할 수 있다. 책 마니아. 그녀의 생활에서 책을 빼면 아무 것도 없으며 책은 그녀의 삶 그 자체이다. 책에 대한 수많은 에피소드 - 그것도 너무나 맛깔스럽고 재기가 넘치는 - 를 책 한 권 분량으로 풀어낸다는 것은 책을 정말 좋아하고, 책을 아끼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그런 점에서 나 또한 책 마니아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내 무릎이 남아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말이다. 어찌나 그렇게 내 얘기같은지... 내가 실제로 해보지 않은 - 게다가 해볼 수도 없을 것 같은 - 경험을 읽을 때에도 나는 연신 무릎을 치고 있었다. 그저 막연히 '그러겠지..'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맞아, 맞아 그런거야'라고 생각하는 것. 해보지도 않은 일이 너무나 쉽게 상상이 되고, 가슴 속에 파고드는 것. 이런 경험 참 쉽지 않은데 이 책을 읽으며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책에 대한 책'을 여럿 읽어보았지만(이런 책이 꽤 된다는 것은 그만큼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증거겠지?) 이 책만큼 가슴에 스며드는 책은 없었다. 한 번에 여러 권을 동시에 읽는 성수가 손에 잡자마자 바로 읽어치워버린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일거다. 당신이 책을 좋아한다면, 나름대로 책 마니아라고 생각하다면 이 책 강력추천이다.

ps.내게 어느 집에 양자로 들어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리고 내 맘대로 양가를 고를 수 있다면 패디먼 家에 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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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읽으면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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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책마을을 가다
카테고리 여행/기행
지은이 정진국 (생각의나무,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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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는 여러 책마을이 있다. 지방의 시골 마을이 지역경제 발전과 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해 책마을을 경쟁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헤이온와이가 가장 유명하다. 이런 책마을을 저자가 하나씩 찾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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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