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마시기2021. 4. 22. 09:27
728x90

 

재밌는 이름을 가진 이탤리안 레스토랑이다. 위치는 안국동, 헌법재판소 바로 옆이다.

이름과는 상관없이 이탤리안 레스토랑인데, 한옥마을에 갔을 때 한식보다는 세련된 이태리 요리를 먹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은 곳이다.

이 곳이 유명한 것은 한옥 VIEW 때문이다.

한옥마을 한가운데에 있어서 한옥 VIEW를 보며 이태리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이 뷰를 즐기려면 2층으로 올라갈 것. 위 사진도 2층에서 찍은 것이다

 

한옥마을 VIEW도 좋지만, 더 멋진 VIEW도 숨어있다. 바로 옆이 헌법재판소인데, 헌법재판소 뒷마당을 2층에서 볼 수 있다. 깔끔하게 잘 정돈된 헌재 마당을 마치 이 레스토랑의 정원처럼 즐길 수 있다.

 

 

한옥마을 분위기와 다르기 건물 외관과 내부는 모두 현대적 감각으로 되어있다.

 

음식의 비주얼이나 맛도 좋다. 굉장히 깔끔하게 서빙되고, 비주얼도 좋아서 인스타그램 용으로 가기 좋은 곳이다.

 

연인끼리 기념할만한 날에 가면 좋다. 이 얘기는 다시 말하면 비싼 곳이라는 뜻이다. 2명이 저녁에 와인까지 곁들인다면 20만원 정도는 각오해야 할 것 같다.

 

 

 

728x90
Posted by samworld
하루하루2018. 7. 18. 19:30
728x90

고시공부를 한참 하던 때에는 펜에 민감했다. 줄을 치거나 글을 쓸 때 펜을 쓸 일이 많아서였다. 자기 손에 맞는 필기구가 있어야 공부가 잘된다는 마음으로(공부를 하기 싫다는 실질적인 이유를 숨긴 채) 문구점에서 이 펜 저 펜 써보는 것을 낙으로 삼았다.

 

고시 2차 시험을 준비할 때는 펜이 더욱 중요하다. 짧은 시간에 많은 내용을 써내야하는 시험 특성상 어떤 펜을 가지고 들어가는지는 당락을 가를 수 있다. 적어도 핑계를 찾는 고시생에게는 그러했다. 펜은 무기고, 좋은 무기는 나를 승리로 이끌어줄테니까.

 

내가 썼던 펜은 동아 u-knock 0.5mm였다. 유행하는 펜은 2-3가지 종류였는데 일제 펜이 좀 더 인기있었고, 만년필을 쓰는 소수파도 있었다.

 

동아 유노크 0.5mm는 일단 싸서 좋았다. 그래봐야 500원 남짓이면 펜 한자루고, 펜 하나를 다 쓰려면 적어도 며칠은 걸리기 때문에 얄팍한 고시생의 지갑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지만, 어쩐지 비싼 펜을 쓰는 건 개운치가 못했다.

 

그리고 0.5mm가 글을 빠르게 쓰기에는 적합했다. 너무 두껍거나 너무 얇으면 적당한 글쓰기 스피드를 유지할 수 없다고, 그 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 때만큼 펜에 민감했던 시기가 없었다.

 

취업을 하고 펜을 쓸 일이 드물었다. 다이어리에 지시사항을 메모할 때 말고 펜으로 일하는 업무는 드물었다. 바로 워드프로세서로 글을 쓰면 썼지, 펜 단계를 거쳐야 하는 일은 많지 않았다.

 

사무실에 굴러다니는 펜을 그 때 그 때 적당히 쓰는 게 일이었다.

 

가끔은 멋진 만년필을 사서 가지고 다닐까도 생각해봤지만 서명할 일도 별로 없는데 그건 의미가 없었다. 만년필은 관리도 어렵다.

 

그러던 중 잘쓰던 0.5mm 펜이 너무 가볍게 느껴졌다. 볼이 잘 안 굴러가는 것 같고, 막 휘갈려 쓰는데 0.5mm로는 선이 부드럽게 잘 이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제 0.5mm에 정을 뗄 때인가. 0.7mm 펜을 구했다.

 

좀 더 굵은 펜은 좀 더 부드럽게 써졌다. 날려써도 끊기지 않고 선이 이어졌다. 이제 제한된 분량에 많은 글을 우겨넣어야 하는 시험은 안 쳐도 되니까 0.7mm 펜도 쓸만했다.

 

0.7mm 펜으로 교체한 김에 메모지도 리걸패드로 바꿨다. 이면지를 메모지로 썼는데 어딘지 일을 허접하게 한다는 느낌이 나서다. 내가 실제로 일을 허접하게 할지언정 이미지라도 개선해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에 노란색 리걸패드를 메모지로 쓰고 있다.

 

 

 

728x90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자배달원과 방법서설  (0) 2018.07.18
두부전쟁  (3) 2018.02.13
열망이 사그라질 때 불만이 싹튼다  (0) 2017.04.26
Posted by samworld
하루하루2018. 7. 18. 14:57
728x90

곱창집 야외테이블에 앉아서 곱창을 구워먹고 있었다. 여름답지 않게 선선한 날씨라 야외인데도 견딜만했다. 숯불은 뜨거웠지만 바람이 식혀주었다.

 

곱창집 옆은 피자가게였다. 프랜차이즈 피자가게였는데 우리 옆쪽으로 배달오토바이가 여러 대 주차되어 있었고, 피자배달원이 배달출발을 기다리며 그 근처에 있었다.

 

핸드폰을 보는 게 일반적이었고, 오토바이에 앉아서 쉬거나 담배피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곱창을 굽고 있던 내 눈에 낯선 풍경이 보였다.

 

한 피자배달원이 책을 읽고 있었다. 왔다갔다하는 다른 사람들을 피해가며 책을 읽고 있었다. 언뜻 보이는데 요즘 나오는 책의 편집스타일이 아닌 것 같아 더욱 궁금했다.

 

피자배달을 기다리며 책을 읽고 있다니. 대체 무슨 책이길래 저 빨간 모자를 쓴 피자배달원은 저렇게 열심히 읽고 있는 것일까.

 

곱창을 구우면서 힐끔거리다가 그 책의 표지를 보았다.

 

방법서설이었다. 1990년대에 많이 보던 표지디자인이었다. 어차피 고전이니 최신 책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으리라.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을 이 곳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그는 방법서설에서 무엇을 깨달았을까? 방법론적 회의를 고찰하고 있었을까?

728x90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0.7mm  (1) 2018.07.18
두부전쟁  (3) 2018.02.13
열망이 사그라질 때 불만이 싹튼다  (0) 2017.04.26
Posted by sam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