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마시기2021. 4. 2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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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에서 내놓은 전통주 시리즈 중 하나인 꽃빛서리.

이름이 참 이쁜데, 국화, 산수유, 매화 등 20여 가지의 생화를 넣어 만든 술이다.

밤빛머루와 마찬가지로 증류주를 희석시킨 것으로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술을 마실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병을 오픈하면 살며시 꽃향같은 게 나는 것 같은데, 이게 제목에서 나온 플라시보 효과인지 실제로 꽃향인지는 잘 모르겠다. 희석식 소주 특유의 냄새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감사.

 

largesea.tistory.com/372

 

[전통주] 밤빛머루

전통주 좋은 건 알지만 가격이 부담스럽다.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전통주는 찾기 어렵다. 증류주 계열의 전통주는 특히 그렇다. 증류주를 만드는 과정을 알고나면 비싼 가격이 이해되지만 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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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먹고 마시기2021. 4. 2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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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좋은 건 알지만 가격이 부담스럽다.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전통주는 찾기 어렵다. 증류주 계열의 전통주는 특히 그렇다. 증류주를 만드는 과정을 알고나면 비싼 가격이 이해되지만 편하게 마시기 어려운건 달라지지 않는다.

GS에서 이런 점에 착안해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전통주를 내놓았다.

밤빛머루는 2,900원이다. 소주보다는 비싸지만 증류주 계열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다. 소주의 2배 가격이지만, 못사먹을 정도는 아니다.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은 100% 증류주가 아니기 때문이다.

증류한 원액을 희석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원가부담을 낮췄고, 가격이 저렴해졌다.

희석했다는 점에서 희석식 소주가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희석식 소주는 주정에 물을 타 희석한 것이고 이것은 증류주를 희석했으므로 카테고리가 다르다. 증류주(소주)를 물에 타서 마시는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렇다고 맛이 없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희석식 소주 특유의 냄새를 꺼린다면 이 밤빛머루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좋은 증류주를 원액으로 썼기 때문이다.

밤빛머루는 그 이름에 걸맞게 무주에서 재배한 머루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머루향이 나느냐...라고 물으면 좀 갸우뚱하게 되지만, 있는 것 같아!! 라고 말할 정도는 된다.

소주의 대안으로서 편하고 깔끔하게 마실 수 있는 증류주. 그게 밤빛머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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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먹고 마시기2021. 4. 2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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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한옥을 잘 개조해서 독특한 분위기가 좋은 카페이다. 한옥마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좋은 핫플레이스

 

 

ㅁ자형 한옥을 개조했는데, 마당이 넓직해서 기분이 좋다. 4면 중 2면은 빵을 고르고, 커피를 주문하고 만드는 공간이고 2면은 테이블로 구성되어 있다.

 

이 곳은 빵도 퀄리티가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녹색 가루가 뿌려져 있는 것은 말차스콘이다. 제주도산 말차를 이용한건데, 스콘 모양도 한라산을 떠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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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먹고 마시기2021. 4. 2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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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이름을 가진 이탤리안 레스토랑이다. 위치는 안국동, 헌법재판소 바로 옆이다.

이름과는 상관없이 이탤리안 레스토랑인데, 한옥마을에 갔을 때 한식보다는 세련된 이태리 요리를 먹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은 곳이다.

이 곳이 유명한 것은 한옥 VIEW 때문이다.

한옥마을 한가운데에 있어서 한옥 VIEW를 보며 이태리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이 뷰를 즐기려면 2층으로 올라갈 것. 위 사진도 2층에서 찍은 것이다

 

한옥마을 VIEW도 좋지만, 더 멋진 VIEW도 숨어있다. 바로 옆이 헌법재판소인데, 헌법재판소 뒷마당을 2층에서 볼 수 있다. 깔끔하게 잘 정돈된 헌재 마당을 마치 이 레스토랑의 정원처럼 즐길 수 있다.

 

 

한옥마을 분위기와 다르기 건물 외관과 내부는 모두 현대적 감각으로 되어있다.

 

음식의 비주얼이나 맛도 좋다. 굉장히 깔끔하게 서빙되고, 비주얼도 좋아서 인스타그램 용으로 가기 좋은 곳이다.

 

연인끼리 기념할만한 날에 가면 좋다. 이 얘기는 다시 말하면 비싼 곳이라는 뜻이다. 2명이 저녁에 와인까지 곁들인다면 20만원 정도는 각오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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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하루하루2018. 7. 1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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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공부를 한참 하던 때에는 펜에 민감했다. 줄을 치거나 글을 쓸 때 펜을 쓸 일이 많아서였다. 자기 손에 맞는 필기구가 있어야 공부가 잘된다는 마음으로(공부를 하기 싫다는 실질적인 이유를 숨긴 채) 문구점에서 이 펜 저 펜 써보는 것을 낙으로 삼았다.

 

고시 2차 시험을 준비할 때는 펜이 더욱 중요하다. 짧은 시간에 많은 내용을 써내야하는 시험 특성상 어떤 펜을 가지고 들어가는지는 당락을 가를 수 있다. 적어도 핑계를 찾는 고시생에게는 그러했다. 펜은 무기고, 좋은 무기는 나를 승리로 이끌어줄테니까.

 

내가 썼던 펜은 동아 u-knock 0.5mm였다. 유행하는 펜은 2-3가지 종류였는데 일제 펜이 좀 더 인기있었고, 만년필을 쓰는 소수파도 있었다.

 

동아 유노크 0.5mm는 일단 싸서 좋았다. 그래봐야 500원 남짓이면 펜 한자루고, 펜 하나를 다 쓰려면 적어도 며칠은 걸리기 때문에 얄팍한 고시생의 지갑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지만, 어쩐지 비싼 펜을 쓰는 건 개운치가 못했다.

 

그리고 0.5mm가 글을 빠르게 쓰기에는 적합했다. 너무 두껍거나 너무 얇으면 적당한 글쓰기 스피드를 유지할 수 없다고, 그 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 때만큼 펜에 민감했던 시기가 없었다.

 

취업을 하고 펜을 쓸 일이 드물었다. 다이어리에 지시사항을 메모할 때 말고 펜으로 일하는 업무는 드물었다. 바로 워드프로세서로 글을 쓰면 썼지, 펜 단계를 거쳐야 하는 일은 많지 않았다.

 

사무실에 굴러다니는 펜을 그 때 그 때 적당히 쓰는 게 일이었다.

 

가끔은 멋진 만년필을 사서 가지고 다닐까도 생각해봤지만 서명할 일도 별로 없는데 그건 의미가 없었다. 만년필은 관리도 어렵다.

 

그러던 중 잘쓰던 0.5mm 펜이 너무 가볍게 느껴졌다. 볼이 잘 안 굴러가는 것 같고, 막 휘갈려 쓰는데 0.5mm로는 선이 부드럽게 잘 이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제 0.5mm에 정을 뗄 때인가. 0.7mm 펜을 구했다.

 

좀 더 굵은 펜은 좀 더 부드럽게 써졌다. 날려써도 끊기지 않고 선이 이어졌다. 이제 제한된 분량에 많은 글을 우겨넣어야 하는 시험은 안 쳐도 되니까 0.7mm 펜도 쓸만했다.

 

0.7mm 펜으로 교체한 김에 메모지도 리걸패드로 바꿨다. 이면지를 메모지로 썼는데 어딘지 일을 허접하게 한다는 느낌이 나서다. 내가 실제로 일을 허접하게 할지언정 이미지라도 개선해야 되지 않겠냐는 생각에 노란색 리걸패드를 메모지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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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하루하루2018. 7. 1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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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집 야외테이블에 앉아서 곱창을 구워먹고 있었다. 여름답지 않게 선선한 날씨라 야외인데도 견딜만했다. 숯불은 뜨거웠지만 바람이 식혀주었다.

 

곱창집 옆은 피자가게였다. 프랜차이즈 피자가게였는데 우리 옆쪽으로 배달오토바이가 여러 대 주차되어 있었고, 피자배달원이 배달출발을 기다리며 그 근처에 있었다.

 

핸드폰을 보는 게 일반적이었고, 오토바이에 앉아서 쉬거나 담배피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곱창을 굽고 있던 내 눈에 낯선 풍경이 보였다.

 

한 피자배달원이 책을 읽고 있었다. 왔다갔다하는 다른 사람들을 피해가며 책을 읽고 있었다. 언뜻 보이는데 요즘 나오는 책의 편집스타일이 아닌 것 같아 더욱 궁금했다.

 

피자배달을 기다리며 책을 읽고 있다니. 대체 무슨 책이길래 저 빨간 모자를 쓴 피자배달원은 저렇게 열심히 읽고 있는 것일까.

 

곱창을 구우면서 힐끔거리다가 그 책의 표지를 보았다.

 

방법서설이었다. 1990년대에 많이 보던 표지디자인이었다. 어차피 고전이니 최신 책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으리라.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을 이 곳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그는 방법서설에서 무엇을 깨달았을까? 방법론적 회의를 고찰하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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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하루하루2018. 2. 1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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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동네에 두부가게가 생겼다. 두부를 가게에서 직접 만들어 파는 가게였다. 체인점 형태였다.

여기서 두부가게를 한다고? 수익을 낼 수 있나? 한 모에 4,000원 정도 하는 두부를 몇 모 팔아야 되는거야? 저기는 가게세도 비싼 곳인데. 두부가게를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도 어떻게 가게를 유지하기는 하나보다. 동네 두부 맛집으로 소문나 줄을 엄청 서서 사다먹는 가게까지는 되지 못했지만 조금씩 손님들이 생기는 느낌이었다. 우리도 몇 모 사다 먹었는데, 동네 슈퍼 두부와는 차원이 다르구만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차별성은 없다는 말이다.

어젯밤 두부가게(a)에서 20미터쯤 떨어진 곳에 같은 상호의 두부가게(b)가 생긴다고 공사를 하고 있었다.

가게를 옮긴건가. 이 쪽이 세가 좀 더 싸서 옮겼다고 보기에는 생긴지 몇 달 밖에 안되었다. 인테리어 비 등을 고려하면 임차기간이 끝나기 전에 옮길 일은 없을텐데, 장사가 안되어서 폐업을 하면 모를까.

여러 의구심으로 간판을 보니 'x두부x 본사직영점'이라고 되어있었다. 본사직영점? 두부가게(a)는 체인점이었던 것 같은데 뭐지?

호기심으로 두부가게(a)자리에 가봤다. 여전히 두부가게(a)가 영업중이었다. 그런데 두부가게(a)의 상호가 'x두부x"엥서 'x콩'으로 바뀌어있었다. 인테리어는 그대로인데, 간판과 상호만 바뀌었다.

오호라, 두부전쟁의 시작인가.

내가 추측한 전쟁 시나리오는 이러하다.

두부가게(a)와 본사 간 갈등이 있었다.  

지점이 나 가맹점 안해, 다른 데가 더 싸고 좋구만 하면서 프랜차이즈를 갈아타버린 상황인 것 같다. 본사는 너 한 번 해보자는거냐 하면서 근처에 본사직영점을 낸 거고.

 

(프랜차이즈 본사와 지점 간 갈등은 대체로 식재료 공급과 관련있다. 식재료를 너무 비싼 값에 가져와야 한다든가, 식재료의 품질이 문제된다거나 아니면 식재료를 지점에서 임의적으로 갖다쓰는 경우가 그렇다. 본사는 식재료 납품에서 돈을 버니까 통제하려 하고, 지점은 아니 저기서 사면 20% 싼데 왜 본사에서 식재료를 납품받아야 하냐는 갈등이 종종 있다. 거기에 본점은 퀄리티 유지, 사고 발생 방지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지점은 본점의 폭리를 문제삼는다.

 

갈등이 생겼을 때 보통은 본사의 승리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계약서는 폼으로 쓰는 게 아니고 계약서에는 본사에서 납품하는 것을 규정하고 있으니까. 지점이 보기에 너무 부당한 계약이라고 생각해서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일명 '갑질 횡포'로 신고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게 성공할지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안그래도 두부가게가 되기 어려운 상권인데 두부가게가 2개가 되었다. 두부가게(a)는 몇 달 먼저 생기긴 했지만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두부가게(b)는 두부가게(a)를 저격하기 위해 들어왔고, 아무래도 본사직영점이니까 공격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다. 치열한 전쟁이 일어날 것 같다.

내막을 모르니 어느 가게가 잘했는지는 알 수 없다. 겉보기에는 두부가게(a)가 본사의 횡포에 당한 것처럼 보이지만, 까보면 다른 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

두부전쟁은 어떻게 결론이 날까? 그리고 진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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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각종책들2018. 2. 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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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글이 되었다. 2017년 올해의 책을 이제서야 정리한다. 연말 연초에 일이 몰리면서 한 해의 독서를 정리할 때를 놓쳤다.

 

기록에 따르면 2017년에는 104권의 책을 읽었다. 잡지, 만화 등은 기록을 잘 안하기 때문에 좀 더 많을 수는 있다.

 

2017년에 읽었던 좋은 책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순서는 읽은 순이다.

 

--------------------------------------------------------------

 

1. 우리의 소원은 전쟁, 장강명

 

통일을 소재로 한 소설은 많다. 통일까지의 과정을 다룬 소설도 있고, 통일 이후를 그리는 소설도 있다. 우리의 소원은 전쟁은 통일보다는 김씨왕조 붕괴 이후의 북한을 배경으로 한다. 통일이 되었건, 안되었건 이 소설에서 중요하지 않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라 전쟁이니까.

 

소설로서의 재미가 휼륭하다. 빨리 읽히고 휙휙 넘어간다. 오락성이 높은데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흔한 비판도 적용되기 어렵다. 인물은 평면적이지만 대신 명쾌하고 그런 성격을 가지는 개연성이 충분하다. 저 인물이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가 뚜렷하다.

 

 

2. 글쓰기의 최전선, 은유

 

글쓰기에 대한 책을 쓰는 사람은 보통 글을 잘 쓴다(혹은 그렇다고 간주된다). 글쓰기에 대한 책은 그래서 읽는 맛이 있다. 문제는 그 책이 실제로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가이다.

 

이 책은 글쓰기의 테크닉에 치중하지 않는다. 글쓰기를 하는 이유에 집중하고, 글쓰기를 통해 달라지는 점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근본적인 측면에서 왜 글쓰기인가를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3. 나는 왜 과식하는가, 브라이언 완싱크

 

쉽게 말해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 많이 먹고 살이 안 찌려면 그만큼 움직여야 한다. 단순한 진리지만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은 잘 안 먹으려고 한다. 입력을 줄여 출력을 낮추려는 것이다.

 

덜 먹으려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왜 과식하는가를 알아야 어떻게 조금 먹을 것인가를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과식의 이유는 간단하다. 많이 보이고, 많이 주어지면 많이 먹는다. 음식을 담는 그릇의 크기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적게 먹을 수 있다.

 

 

4. 시노다 과장의 삼시세끼, 시노다 나오키

 

과식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책을 소개한 다음 책은 과식을 부를 수밖에 없는 책이다. 병주고 약주고도 아니고 이런 서술이라니. 읽은 순서가 그랬으이 고의는 아니지만 굳이 피하지도 않았다.

 

시노다 과장의 삼시세끼는 정직한 식사의 기록이다. 23년동안 먹은 매 끼를 기억을 되살려 그렸고, 정리했다.

 

이 정직하고 성실한 식사기록을 보고 있노라면, 배가 고프다.

 

 

5. 인에비터블, 케빈 켈리

 

4차 산업혁명 이야기가 한창일 때 많은 책을 읽었다. 어떤 책은 뜬구름 잡기 식이었고, 어떤 책은 너무 전문적이었다. 누구나 떠들 수 있는 이야기를 엄청한 비전서인 것처럼 펼쳐놓은 책도 있고, 심오하지만 왜 그런지 이해하기 어려운 책도 있었다.

 

인에비터블은 그런 쓰레기 중에서 건져낸 휼륭한 책이다.

 

저자는 12가지 테마를 가지고 미래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정 기술을 강조하기보다는 이런 방향으로 미래가 흘러갈 것이라는 혜안을 보여준다.

 

 

6. 나의 한국현대사, 유시민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승자의 기록으로서 역사를 뒤집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각 개인의 인생을 하나의 역사로 기록하는 것이다. 승자는 아니지만 기록으로 남은 개인사는 승자의 기록을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길이 된다.

 

유시민이 서술한 나의 한국현대사는 그런 점에서 가치있다. 한 개인이 맞딱뜨린 한국현대사에 대한 기록은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줄 것이다. 물론 이 서술도 개인의 생각과 신념에 의해 굴절된 역사기록일 것이지만.

 

 

7. 호모 데우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가 보여준 충격이 현재까지의 빅히스토리를 뛰어난 상상력으로 직조한 데 있다면, 호모 데우스는 빅히스토리의 하나로 편입될 미래를 투영하는 직관을 내세운다.

 

인공지능의 시대에 인류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 것인가. 현생 인류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라는 의문에 답하기 위한 책이다.

 

정답은 없고, 유발 하라리가 틀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내세우는 가설은 꽤 흥미롭다.

 

 

8. 궁극의 아이, 장용민

 

속도감있는 전개로 영상을 눈에 그리듯이 보여주는 소설이다. 장르는 오컬트 스릴러쯤 될 것 같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연결되고, 펼쳐지는 무대는 월드클래스다.

 

다만, 궁극의 아이는 영화 시리즈 중 1편에 해당한다는 느낌이다. 더 큰 스케일의 2편이 나오면 더 좋을 것 같다.

 

 

9. 여왕 폐하의 해군, 데이비드 웨버

 

아너 해링턴 시리즈의 2권이다.

 

이 스페이스 오페라는 여전히 뛰어나다. 고민은 더 깊어지고, 주인공은 여전히 힘들지만 사건은 결국 해결된다.

 

이 시리즈에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얼른 다음 권이 번역되는 것이다.

 

 

10. 골목의 전쟁, 김영준

 

공간에 대한, 자영업에 대한 놀라운 혜안을 보여준다.

 

왜 번화가에는 프랜차이즈들이 득실거리는지, 상권은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하는지.

 

자영업에 대한 책으로 묻히기에는 골목과 거리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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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앞으로 세상은2017. 7. 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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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팩토리가 화두다. 관련 글을 한 번 썼지만('노동자에게 진정한 위협은 스마트 팩토리'http://largesea.tistory.com/327), 4차 산업혁명 중 가장 안 드러나면서도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스마트 팩토리다.

 

 

스마트 팩토리에서 가장 앞선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에서 추진하는 인더스트리 4.0의 핵심이 독일이다. 제조업 강국인 독일이, 그 제조업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IT 기술을 접목하려는 것이다. 저가 생산으로 갈 수 없는 선진국의 제조업이 살아남는 방법을 모색중이다.

 

 

일본은 기업 중심으로 생산성 향상과 인력 대체에 초점을 맞추어서 추진중이다. 인구고령화 등으로 노동인력이 부족한데, 이를 메꾸기 위해 공장자동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구 문제와 연관시켜 추진한다는 점이 다른 나라와 좀 다르다. 이민정책을 펴지 않는 선진국에서 노동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스마트 팩토리를 선택한 것이다.

 

 

미국은 앞선 IT 기술을 활용해서 제조업을 첨단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독일이 제조업에 중심을 두고 IT 기술을 받아들이는 쪽이라면, 미국은 IT 기술의 활용 측면에서 스마트팩토리를 새로운 시장으로 접근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팩토리의 원천기술을 확보하여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제공 쪽에 관심이 많다.

 

 

이렇게 선진국 3국이 각각 자신의 입장에서 조금씩 다른 스마트 팩토리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한국은?

 

 

늘 그랬듯이 정부주도형 스마트팩토리 정책을 펴고 있다. 정부에서 목표를 정하고, 이를 각 기업에 전파하여 끌고 가는 형태다.

 

 

재밌는 건, 한국에서 스마트팩토리 정책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스마트팩토리라... 필요한 건 맞다. 대기업은 자기들이 알아서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간주하니까.

 

 

그런데 스마트팩토리가 한 두 푼 드는 것도 아니고, 충분한 노하우와 경험도 필요한데 중소기업에는 이런 기반이 없다. 그래서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하는 필요성은 크다.

 

 

문제는 효율성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중소기업에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하자고 나서면 결국 나눠먹기 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팩토리를 크게 4단계로 구분하는데, 선진국에서는 이미 4단계 움직임을 보인다. 4단계는 옵티마이즈드팩토리로서,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서 수요예측-생산결정-생산 까지 할 수 있는 단계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현재 수준은 일반적인 자동화도 잘 안되어있는 상태이다. 이걸 스마트팩토리로 끌어올리려고 하면 2단계 정도까지나 겨우 가능할 것이다. 2단계는 커넥티드팩토리 라고 해서 공장과 공장을 연결하는 수준이다.

 

 

4차산업혁명이 중요하다고 하니, 이걸 정책으로 추진은 해야하는데 기존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묻어서 같이 하면 좋겠다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 한국의 중소기업 스마트팩토리 정책일 가능성이 크다.

 

 

최신 트렌드를 명분으로 달아야 정부가 일하기도 좋고, 포장하기도 좋으니까. 하지만 그 결과는 아마도 용두사미형이 되거나. 기존의 자동화를 좀 더 가속화시키는 정도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더 중요한 건 한국의 스마트팩토리 정책이 수요자 중심이라는 것이다. 독일, 미국은 공급자 중심 스마트팩토리 전략이다. 공급자 중심이라는 것은 스마트팩토리의 산업표준을 만들고 원천기술 등을 팔아먹겠다는 것이다.

 

 

한국이 공급자가 되기에는 많은 능력이 부족한 현실이지만, 이대로 정책을 펴게 되면 계속해서 정부가 외국의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사와서 민간에 뿌려주는 일만 하게 된다. 그러면 된건가?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올라가니 정부는 할 일을 다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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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
나다니기/우리나라2017. 6. 2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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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은 그 자체로 좋은 관광지이다. 먹거리, 볼거리가 풍부하다. 순천 한 곳만 가도 좋고, 여건이 된다면 여수까지 묶어서 가기도 좋다. 순천-여수 2박3일 코스가 괜찮다. 내륙인 순천과 바닷가인 여수의 조합이다.

 

 

 순천의 전통적인 볼거리는 선암사이다. 순천 조계산에는 절이 둘 있다. 삼보사찰 중 하나로 꼽히는 송광사. 그리고 선암사이다. 선암사가 관광지로는 더 유명한데, 경치 때문인 듯 하다. 순천 시내에서 선암사가 더 가까워서일지도.


 선암사는 절도 이쁘지만 선암사까지 들어가는 길이 참 예쁘다. 나무가 우거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다보면 알쓸신잡에도 나온 돌다리가 반긴다. 승선교다. 이 다리 하나만 보더라도 선암사를 갈 가치가 있다.

 

 

 

 

선암사 입구까지 걸어가는 길은 아침이 제일 좋다. 이슬이 나뭇잎에 알알이 맺혀있는 길에 사람도 별로 없다. 아침에 천천히 이 길을 걸어가다가 승선교를 만나면 그렇게 반갑다.

 

순천만정원이 생긴 뒤로 순천에 좋은 숙소가 많이 생겼지만, 선암사 숲길을 즐기려면 선암사 밑에 있는 여관에서 머무는 것이 좋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걸어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좀 낡았지만, 밤이 되면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고즈넉히 산책하기도 좋다.

 

10여년 전에 선암사 밑 여관에서 묵었다. 9시 다 되어서 도착했기 때문에 늦은 저녁을 먹어야 했다. 작은 시냇물이 흐르는 평상에 앉아서 파전과 막걸리 등을 주문했다. 관광철이 아니어서 사람이 없었다. 식당주인은 남은 반죽이 많다며 큼지막하게 파전을 부쳐 내주었다. 물소리를 벗삼아 먹었던 파전과 막걸리의 정취는, 다음 날 아침 일찍 선암사로의 길을 가뿐하게 해주었다. 흔한 음식이지만 정취가 더해지니 더욱 좋았다.

 

순천은 흔한 음식 하나도 맛있게 만들 줄 아는 동네다. 알쓸신잡에 나온 병어회도 그렇다. 병어를 뼈째 썰어 내놓았을 뿐인 병어회인데도 그렇게 맛있다.

 

순천 식당 중 가본 곳은 진일식당, 대원식당 등이 있다.

 

진일식당은 기사식당인데 선암사에서 내려오는 길에 있다. 김치찌개를 파는데, 옛날식 두꺼운 후라이팬(이건 이렇게 써야 제 맛)에 끓인 김치찌개도 맛있지만, 한 상 깔리는 젓갈 중심의 반찬이 압권이다.

 

 

 

 

대원식당은 한정식집이다. 한정식은 보통 가짓수로 승부하기 마련인데, 가짓수로 승부하다가 정작 맛을 놓치는 일이 많다. 푸짐하지만 막상 먹으려면 먹을만한게 없다. 전국의 한정식집을 많이도 다녀봤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곳이 순천의 대원식이다.

 

가짓수가 문제가 아니다. 삼삼, 슴슴하게, 간이 세지 않은데도 음식이 하나하나 다 맛있는 집이 바로 대원식당이다. 꼭 한 번 가봐야한다고 추천한다.

 

 

 

순천에 새로운 볼거리인 국가정원을 안 가볼 수 없을터다. 간다면 가을에, 갈대가 쫘악 피어서 금색으로 물들었을 때 가서, 국가정원도 보고 순천만도 보는 게 정석이다. 여름에는 국가정원은 피하는 게 좋을 듯 싶다. 너무 큰데, 한참 걸어다니면서 봐야하는지라 여름에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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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mworld